출처 : https://m.pann.nate.com/talk/324120665
난 어릴때 진짜 촌에 살았음.
90년대에도 초가지붕인 집이 한두채 보일 정도면
말 다했다고 생각함.
그런 촌이다 보니까 내 또래의 애들이 거의 없었음.
나랑 동갑인 애가 하나, 나랑 가까운 나이가 초3이니까.
덕분에 난 거의 매일 혼자 놀았음 ㅋㅋㅋ
덕분에 지금도 사교성이 그렇게 뛰어나질 않음 ㅜㅜ...
어쨌든 내가 늘 혼자 놀다보니까
날 불쌍하게 생각한 부모님이
내가 원하는 건 웬만하면 다 사주셨음.
일은 아버지가 나한테 세발 자전거를 사주고 난
얼마 뒤에 일어났음.
내가 5살 때의 일이라고 함.
맨날 혼자 놀면서
학교나 금곡을 자전거로 왔다 갔다 하던 내가
한날은 엄청 웃으면서 아빠 다리에 매달렸다고 함.
내가 웃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아빠는 날 안으면서 왜 웃냐고 물어봤다고 함.
그랬더니 내가 손뼉을 막 치면서
새 친구가 생겼다고 했다 그랬음.
근데 말했다시피 시골이라 내 또래의 애가 거의 없고,
또 누가 이사왔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었다고 함.
울 아버지가 시골에선 좀 나갔던 남자라
(ㅋㅋㅋ으잌ㅋㅋ)
시골에 있는 사람은 거의 다 알고있었음.
당연히 누가 왔으면 소식도 들렸을 거고
누가 왔다는 소식은 들은적도 없는데
내가 새 친구를 사겼다니까
좀 이상하게 생각이 됐다고 함.
그래도 내가 웃는게 오랜만이라
아빠도 마냥 좋아하면서
새친구랑 친하게 지내라고 말했음.
그리고 그 이후로 나에 대해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고 함.
세발자전거는 앞에 페달이 있고
뒤에 사람을 태울수 있는 공간이 있음.
옆집 아줌마는
내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공간에 앉아있는데
(그러니까 아무도 페달을 밟지 않는)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다고 말하고
빈 공터에서
혼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데
누구랑 놀고 있는거처럼 이야기를 한다던가
그네를 타는데 아무도 밀어주지도 않는데 혼자 잘 탄다던가
그런 좀 이상한 소문이었다고 함.
물론 아부지는 본 적이 없으니까 믿지는 않았다고.
그래도 딸인데
이상한 소문이 도니까 기분이 좀 나빴을거임.
그래서 나한테 물었다고 함.
"링아(울아빠는 내 이름 제일 끝자만 말함).
니 새 친구 이름이 뭐꼬? 어데 사노?"
"아~ 만수 오빠야?
저게저게 창고 옆에 초록대문에 산다.
어제도 거 가가꼬 놀았는데."
어린 내가 완전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얘기했을 때
아버지는 완전 소름돋았다고 함.
그리고 내가 마지막에 덧붙인 말 때문에
아빠는 거의 쓰러질뻔 했다고 함.
"근데 아빠.
만수 오빠야가 다리를 쩔뚝거리드라.
오빠야 마이 아야한거 같든데. 개안나?"
사실 아버지 친구 중에는 만수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함.
( 아버지가 어렸을때 죽은 )
7살쯤 됐을 때인데 동네에 떠돌아다니던
미친개한테 다리를 물려 죽었다고 함.
지금이야 마이신이나 병원에 가면 되지만
그때는 약도 없고 병원도 먼데다
그집이 좀 가난해서
그냥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다가 죽었다고 함.
원래 몸도 약했는데 다리가 곪았다 그랬나...
쨌든 여러가지가 겹쳐서 죽었음.
그 만수라는 사람이 3대 독자랬나
되게 귀한 아들이었는데 그렇게 죽으니까
만수 어머니는 미쳐버리고
만수 아버지는 하루종일 개만 잡으러 다니고
그랬다고 했음.
두분 다 몇년 안 되서 돌아가시고
쨌든 집안이 개때문에 풍비박산이 났음.
나한테 그친구랑 놀지 말라는 소리는 못하고
속앓이만 하던 아부지가 그냥 나랑 놀게 뒀다고 했음.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어서
무당을 찾아가볼까 하고 고민할때쯤에
내가 집에 안 들어왔다고 함.
꼬박꼬박 해지기전에 들어오던 애가
어두워지고까지도 안들어오니까
아부지가 똥줄이 타서 막 찾아다니다가
문득 내가 만수랑 놀았다고 했던 집이 생각나서
그 집으로 가봤다고 함.
내이름을 부르면서 그 집으로 왔는데
안에서 내 목소리가 들렸다고 함.
내 웃음소리가 막 들리면서,
나 혼자 목소리밖에 안들리는데
내가 대화하는 거처럼 막 말하고 있었다고 함.
무서워진 아부지가 집 안으로 막 들어와서
혼자 놀고있는 나를 막 안아서 데리고 왔음.
그니까 아부지는 앞으로 걸어가고
나를 뒤로 보게 안은 그런 자세로.
근데 내가 손을 막 흔들면서
"만수 오빠야~ 낼도 놀제이~"
라면서 인사를 했다고 함.
아부지는 눈물날 거 같은 걸 참고
나를 집에 데려다 놓고
바로 무당을 찾아갔다고 함.
마을 젤 구석에 사는 무당을 데리고
그날 밤에 바로 그 초록대문앞으로 가서
약식으로 굿 같은걸 했다고 함.
무당이 막 방울 흔들면서 굿?
아니 뭐 그런걸 하는데
무당이 막 몸을 떨더니 눈을 번뜩이면서
아부지 앞으로 절뚝거리면서 걸어왔음.
무당이 60조금 넘은 할머니..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아줌마..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 나이긴 하지만
쨌든 여자 무당이
억지로 애기 목소리를 내는 거 같은 목소리로
훌쩍거리면서 울 아부지 손을 잡고 울면서 말했다고 함.
"XX(울 아부지 이름)아.
니가 딸내미 낳았는데, 내는 축하도 몬해주고...
느그 딸내미가 만날 혼자 놀길래 내가 쫌 놀아줬디.
근데 니가 윽수로 걱정 했나보네.
미안타. 내는 좋은 뜻으로 그런거디.
쫌 있으믄 서울서 아 하나가 올끼그든.
느그 딸내미랑 똑같은 나이라.
느그 딸이랑 잘 놀끼다. 윽수로 미안티."
라면서 막 꺼이꺼이 울다가 기절했다고 함.
기절한 무당을 집으로 데려다 주고
아부지가 집으로 왔는데
내가 집 앞에서 아부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함.
아부지가 나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 내가
"아빠. 만수오빠야가 멀리 간다카드라.
내는 또 혼자 놀겠네."
이러고 잠들었다고 함.
아부지는 내말을 듣고
아, 만수가 갔구나 싶어서 좀 울었다고함.
그리고 일주일쯤 뒤에 서울에서 남자애 하나가 내려옴.
요양하러 왔는데 만수 말대로 나랑 친하게 지냈다고 함.
나는 그 친구가 기억나진 않지만
사진도 있는 걸 보면 꽤 친했던 모양임.
나는 어릴 때 일이 기억이 안나지만
기억이 났으면 좋겠음.
만수라는 사람에게 엄청 고맙고,
기억을 못해서 되게 미안함...
#실화괴담
만수옵...ㅜ
댓글왤케많나했넼ㅋㅋㅋㅋ아 슬프다 눈물나옴ㅠ
만수옵 잘가게....
잘가게 형
잘가게..
ㅠㅠ만수옵
진짜 애 놀아준거네 ㅜㅜ
ㅠㅠ 고맙네 형…….
쉬벌 슬프다
아니 형 고맙네 ...
삼촌된 도리로 좀 놀아줬누ㅠㅠ
형 잘가게ㅠ 좋은 살암 ㅠ
만수씨,, 감동적이다
아나 삼촌..ㅜㅜㅜ
만수옵... 오해해서 미안하네
남사할 만수옵ㅠ
감동이네 형..
만수옵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눈물 난다 ㅠㅠㅠ
만수옵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만수옵 좋은 사람..
민수옵 ㅠㅠ...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