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보도블럭에 말라붙은 지렁이들을 본다.
땅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바깥으로 뛰쳐나와서는
돌아가는 길을 못찾고
땡볕에서 말라 죽어버린단 말인가.
흔히 그리들 말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아마 지렁이처럼
붉은 몸뚱이 하나로 숨어 살거나
힘없는 생을 이어가는 사람이
우습게 한 번 밟아 보려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던져보는 경고의 말일지도 모르겠다.
어려서 비오던 날
마루 바닥에 앉거나 누워
마당과 접해 있는
화단이랄 것도 없는 작은 텃밭을 보며 빗물로 목욕하는
봉숭아, 채송화, 맨드라미 분꽃들을
나 혼자서 은밀히 바라보던 그 시절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기억의 통을 뒤집어 놓고
가장 떨리는 추억의 손끝으로 꺼내보는 것이다.
거기엔 부모도, 동기간도, 친구도 없는
오로지 나 혼자만 가질 수 있었던
보물같고, 비밀스럽던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 어느날
텃밭에서 화단에 이르기까지
땅속에서부터 터널처럼 길이 뚫리는 것처럼
땅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부풀어오르는 터널에서
지렁이들이 그 가늘고 긴 몸을
구부리고 비틀어가며
연달아 공중으로 튀어오르다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바닥에 닫기전에 이미
공중에 튀어오르는 지렁이를
참개구리가 기다리고 있다가
입안으로 냉큼냉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지렁이들은
두더지를 피한다는 것이
개구리 생애의 입구로 들어서는 것이다
두 번 다시 땅 속으로는 살아서 들어갈 수 없는 곳으로.
두더지에서 개구리를 만나는 그 시간동안
지렁이는 생애에서 배운 가장 빠른 몸짓으로
공중의 순간을 경험하고는
그 척박한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 짧은 순간을 위해
두더지를 만나 개구리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가
지렁이의 생애에 가장 값비싼 경험이리라.
어쩌면 지렁이 한 마리일지도 모르는 나.
두더지를 만난 이세상에서
개구리까지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변신을 꿈 꾸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뤄질지도 모르는 거라고
간절히... 간절하게...
원하기만 한다면...
날개를 달고, 잠자리만큼이라도
하늘을 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첫댓글 처음 접하는 균희님의 글을 읽는 순간..심장이 꿈틀 거립니다.
필력이 대단하시네요~^^*
비움조아님의 댓글과 닉넴이
범상치 않습니다.
저를 긴장케 해주신
감사한 마음
크게 부풀어오릅니다~^^
지렁이가 용인가
날아 오르게~ㅋ
토룡 (地龍) 지룡이 지렁이 ㅎ
@균희
예전 유행했던
토룡탕집들
많았었죠
어릴때라 먹어
보진 못했지만
도데체 지렁이를
어떻게 해서
먹었던것들인지
@해지면
약재 넣고
달여서 먹지 않았을까요?
생긴건 무서워도
몸에 좋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
@균희
정력제라는 근거없는 주장들이 방송을 타면서
전국에 토룡탕집들이
우후죽순 생겨 났었던거
같아요
친한친구 작은아버지도
토룡탕집을 오픈 했었어요
비아그라가 세상에 나오기
전이였던지라 -_-;;
왜 어른들이 정력제라면
사죽을 못 썼었는지
이 나이 되고보니
이제는 알겠습니다 :(
@해지면
희님..!
방긋..?
빗님 오시던날
마루에서 꽃밭 바라보며
빗방울 쳐다보던 추억 공유합니다
비 그친후 초저녁때쯤 누님들과
봉숭화꽃따서 절구에 찌어 손톱에...ㅎ
흑흑..!
그추억이 되살아나 눈가에 이슬이...ㅠ
안녕하세요 선배님!
닉넴을 뵙기만해도...ㅎ
누가
비는 별들의 눈물이라고 하던데요.
별들의 눈물에 씻겨진 식물들은
어쩜 그리 싱싱하게 살아나던지요.
그 언젠가
봉숭아 물 들이던
달콤한 선배님과 누님들의
옛날이
제 눈 앞에 환히 보여집니다~^^
@균희 희님..!
방긋..?
콤은 사내라구 엄지손톱에만
누님들은 넷째~다섯째 손톱에...ㅎ
앤드...!
그추억을 잊지않으려구
해마다 꽃밭에 봉숭화 몇포기 심어유..ㅎ
올 여름 봉숭화 만발할때 심방장님과 의논하셔서
손톱에 봉숭화 물들이기 벙개 치세유..ㅎ
콤은 멀리 잇어서 못가구 봉숭화꽃 한푸대 택배루
보내드릴게유...ㅎㅎ
@달콤한
봉숭화!
봉선화, 봉숭아.
그 예쁜꽃을 한 푸대 보내주시겠다니요
물론 공짜는 아니시겠지만요 ㅎ
말씀만으로도 큰부자가 된 것처럼
가슴속에 바람이 가득 차오릅니다.
올해엔 봉숭아 물을
손톱에 들일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선배님~ ^^
지렁이는 땅을 기름지게 하는 익충입니다.낚시미끼로도 쓰고
토룡탕도 하고,,하지만 삶은
녹녹하지 안습니다.
새들의 먹이,개구리 두꺼비의 맛있는 식사...
비오면 몸이 물에 녹아 땅밖으로 나옵니다.그래서 나는 비그친뒤 길에 나온 지렁이들을 젓가락으로집어
흙으로 보내줍니다.ㅎ
꼬불꼬불 라면처럼 꼬불거리는 흙이 있지요.
분변토, 지렁이 똥이라고...
그흙이 작물에는 보약과도 같다고 들었습니다.
심지어 난을 키우는데도 아주 좋은 거름이 된다고요.
음유시인님께선 정말 시인의 삶을 사시는군요.
지렁이를 집으로 돌려보내주시는 시인님,
제가 머리 숙여 존경을 표합니다.
@균희 미물이지만 다 공존해야 하는
삶입니다.
@음유시인 그렇지요.
그렇게 살아야지요.
오늘은 뜻깊은 현충일이네요.
지렁이
로
많은 공감을 만들어 낼수 있다니.
대박
정모에 와서 팬들께 싸인이라도 해주시길
심심방장님~
정겨운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하시는 사업마다 대박이시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해피선님~
정성어린 댓글에
감동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웃음이 가득한 나날 이어지기길요~^^
참석 하겠어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6.07 15:38
참석합니데이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6.07 15:38
@균희 희님..!
방긋..?
배민턴장 지존님이 엄지손톱에
봉싱아 물들인다구
손번쩍 드시는디 왜 떠시나유..?..ㅎ
방갑따구 하시야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