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은 한국 현대매술계에서 제일가는 거장이라 보아도 무방하고 나는 이우환을 아주 깊이 좋아하는 편이야. 근데ㅜ이번 사건이 터지고 댓글을 보는데
저게 17억이라고? 7억이라고? 예술 나도 하겠다~ 라는 반응이 너무 많아서 속상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얼마나 멋진 예술가인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써봐.
그의 대표작인 <조응> 시리즈
돌가루를 섞어 그려내는 작품. 화폭에 붓자국 하나를 내기 위해 치열하게 그려내는거야.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가장 최소한의 표현으로 그림 자체를 뽐내는 것을 넘어 숭고한 여백으로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해. 이우환은 그것을 외계와 조응하는 행위라고 예술에 대해 쓴 책, <여백의 예술>에서 자주 언급했어.
*여기서 외계란 모든 예술가가 닿으려는 무한의 영역에서 오는 어떤 목소리, 라고 나는 해석해. (물론 그것보다 더 복잡한 말이지만!)
이걸 인지하면서 논란이 되었던 철과 돌로 작업한 그의 작품들을 보자! 왜 저걸 저기다가 가져다 놨냐, 미술관 잘못도 있다, 저딴(ㅠ) 철판떼기가 무슨 예술이냐. 라는 소리를 들었었지!
(참고로 그 장소는 부산 시립미술관 뒷편에 이우환 공간이라는 그의 전용 공간 앞 뜰에 있는 작가의 조형이야. 가볼 사람은 나중에 가봐!)
실제로 가서 그의 작품을 조우하게 되면 공기에서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공백의 힘이 느껴져. 실제로 예술에 문외한이었던 내 친구도 뭔가 눈물이 날것같다고 말했었어.
돌은 가장 자연에 가까운, 그리고 가장 침묵에 가까운 매개이며 철판은 어떠한 용도가 되기 전의 가장 문명과 발전에 가까운 매개야. 그 둘이 대화도 하고, 충돌도 하며, 외로워하기도 하는 긴 대화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는거지.
돈이라는 숫자에 그의 작품을 판단하기엔 그는 너무 겸손하고 무게감있는 예술가야
마지막으로 그의 회화작품을 보자!
'나는 인간의 힘을 자만하는 듯한 불멸의
작품을 그리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회화의 명운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내 그림은 아마도 만년이 지나기도 전에
화면은 사라져 없어지고, 캔버스도 너덜너덜 해져버릴 것이다.
인간은 필사적으로 세계를 만들어 세우려고 하고, 자연은 어디까지나 그것을 대지로 되돌리려고 한다.
있게 하려는 힘과 없애려는 힘의 치열한 맞섬은 아름다운 겨룸이다.
그래서 나는 완벽하고 잘난 체 버티는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게임의 양면을 볼 수 있는, 위태위테한 밸런스를 지니는 그림, 바로 그런 것이 그리고 싶다.'
-이우환 <여백의 예술>
쉽게 풀어쓰려고 해봤는데 많이 어렵다...너무너무 덜 다듬어졌지만 잘 와닿았으면 좋겠어!
좋은 오후 되기를🙏🏻
첫댓글 미술의 세계는 정말 어렵구나,.우와
진짜좋다.. 게녀야 고마워..❤️
와.. 뭔가 단순해보이면서 그렇지않은 느낌 ㅠㅠ예술적인지식은 없지만 그렇게느껴짐....ㅜㅜㅜ
그랬구나.. 자세한 설명 너무 고마워!!!💗💗💗
뭔가 시간이 멈춘 느낌이야
와 이런글 너무 좋다ㅠㅠ 이번에 디자인 프로세스 진행하는데 영감을 얻었어 좋은글 써줘서 고마워ㅠㅠㅠㅠㅠ
현대미술 작품보면서 나도하겠다 이러고 반감갖는 사람들 현대미술 교양이나 책 한번 읽어봥 생각보다 재밌고 설명이랑같이 들으면 반감이 좀 사라지는 기분임..미술도 음악들으면서 힐링하는거나 글보면서 생각하는거랑 비슷한거구나 싶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슴
근데 작품에 낙서를 했다는거임?? 헐..
와...근데 그림보니까 뭔가 빨려들어가는 느낌들어
헐 혹시 노르웨이의숲 북커버 그림 그리신 분인가
그 논란이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사진만 보는 거랑 게녀 설명이랑 보는 거랑 느낌이 다르다...! 설명 고마워
나는 진짜 미술 음악 글쓰기 이런 창작하는 사람들 너무 멋있음... 어떻게 저런 생각을 다들 하실까ㅠㅠ 부럽고 너무 머싯어!!ㅠㅠ 설명 진짜 너무 잘 읽었어!!
대박좋다 멋있다 코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