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도/결혼 이야기
나는 텔레비젼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본다면 오지여행, 자연인, 전원일기 수준의 꼰대취향이다. 시대에 너무 벗어날까?하여 뉴스를 엿보다 국민 밉상들이 나오면 텔레비젼을 끄고 만다.
아침 신문에서 핀란드(기관)의 세계 109개국 국민 지능지수 분석결과를 보았다. 일본이 1위, 그다음이 항가리, 대만, 이탈리아 순이고 우리나라는 5위라고 하였다.
어떤 경우는 이스라엘과 우리나라 국민이 1,2위를 다투는 결과도 있었으니 우리 국민들의 지능이 좋은 것은 사실이겠다. 그러나 그 머리를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돈많고 우수한 학생들은 선진국(미국) 유학을 가는데, 미국을 기준으로 하면 중국 학생이 1위이고, 그 다음이 우리나라였다. 중국이야 워낙 떼거리가 많으니 그렇다치고, 우린 가진자들의 이민행렬이 많다보니 공부를 마친 그들 중 국내로 회귀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런지...
나는 요즘들어 우리나라 국민성이 싫어졌다. 같은 나라 국민들이 패가갈려 전쟁도 하더라만, 민족이나 종교를 떠나 이념을 가지고 이렇게 치열하게 편싸움 해대는 나라가 얼마나 있을까?
마구잡이 쌈질을 하다보니, 옳고 그름의 판단이 따로 없고, 내편이면 무조건 옳다는 악성 논리가 자리잡아 버렸다. 더구나 경제도 점차 힘들어진다.
1천만원이면 대부업도 쉽게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나라,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조폭들의 도움을 받고, 정치자금을 얻어쓰니 그들이 원하는 까짓 법 하나쯤이야 별거 아니란 것 ...
정말 우울증 부추기는 나라다. 유행가 가사처럼 내마음 갈곳을 잃어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다보니 동남아 국제결혼 동영상에 눈이 갔다.
어느새 그동안 티비애서 방영하던 '고부열전'이란 구닥다리 영상물 수준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전 영상에서는 장가 못간 노총각들이 주로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지의 아가씨들에게 절반은 사기쳐서 국내에 오면 험한 농사일도 시켰다.
그러나 분위기가 달라졌다. 종전엔 남자들이 결혼정보업체의 주선으로 동남아로 달려가 단체 미팅을 하고, 적당한 짝을 찾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업체에서 접수를 받아 우선 소개를 해주고, 상당기간 온라인상에서 서로를 알고, 공통점을 찾으며 신뢰를 쌓게 만든다.
그리고 서로가 좋다고 하면 업체에서 아가씨집을 방문하여 실태조사를 한후 부모의 동의를 구한다. 다음 남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약혼과정에 들어간다.
이때 남자측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어느 업체의 경우 1,800만원이었다. 여기에는 남자의 1회 비행기 티켓, 여자의 5개월간 합숙수련비와 그간의 용돈, 약혼 및 결혼식 비용, 1박 2일 신혼여행 경비, 화보촬영비, 비자발급에 필요한 비용 그리고 결혼 지참금이 포함되었다.
결혼지참금은 현지 총각의 경우 200달러 정도이고, 나이차가 나면 더 주어야 하는데, 정해진 금액은 없단다.
남녀가 결혼을 약속하면 약혼식을 하고, 여자가 5개월동안 한국어 공부와 적응에 대한 것을 배운뒤 한국어 시험을 치고, 비자 발급받아 결혼식 마치고 한국으로 함께 가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요즘은 30, 40대 초반 남자들이 적극적이란다. 남자들 애기인즉, 우리나라 아가씨들은 눈이 높아 평생 '을'로 살기 싫다는 것이다. 외국사는 시골 아가씨라도 SNS 가능하니, 문화의 차이 못느끼고, 배울만큼 배웠으니 바가지 덜긁고 순종(?)하는 그녀들이 사랑스럽다는 말이었다.
국적도 베트남 여성은 잦은 전쟁으로 여자가 가장이 되어 생활력은 강하나, 고분고분 하지 않아 온순한 라오스 여성을 선호한단다. 라오스는 남자들이 축첩을 하고, 여자를 폭행하는 기질이 있어 아가씨들에겐 한국남자들의 인기가 상한가라고 했다.
나이대는 남자는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 여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이었다. 업체들도 가능한 사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련기간중 품행을 지켜보고 결혼을 추진한단다.
나는 어쩌면 이들에게서 우리의 장래 희망을 볼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의 욕심은 그네들이 결혼을 해서 신부의 부모처럼 자식도 많이 낳고, 형편되면 고향에 땅도 사서 부유한 처가가 되어 유대관계가 강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만 우리의 거친 환경이 그녀들에게 실망을 주고, 동화되어 복잡한 상황으로 변모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