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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방송일: 20051021
동영상 : 줄거리:
극본 : 김 지 선
씬1/ 미자 집 앞(N)
현우, 미자 포옹하고 키스하고 있다.
영옥 (OFF) 미자 왔냐?
화들짝 놀라 떨어지는 둘
현우 (당황해서) .. 그럼 나 갈게 자갸~
미자 (당황) 응.. 잘 가~ (쇼핑백 보며) 옷 고마워~
현우, 재빨리 사라지고
미자, 봉투 들고 들어간다.
씬2/ 미자 방(N)
옷 봉투 들고 올라온 미자.
옷장을 열고 옷을 넣으려는데
미자 넣을 데가 없네. (옷장에서 옷 몇 벌 꺼내 바닥에 휙휙 던지는) 입지도 않는 거...
미자, 옷을 몇 벌 꺼내 밖에 내놓고
가만 둘러보니 방이 지저분해보인다.
미자 어차피 정리 한번 싹 해야 되는데...
방 둘러보고 옷 들어보는 미자의 표정에서
타이틀 - 추억 (追憶)
씬3/ 남자 원룸(N)
동직, 풀린 눈으로 멍하니 앉아
동직 지영인 지금 미국에 있어. 지금 지영이는 미국에 있어....
주방에서 라면 끓여 나와 쇼파에 앉던 정민
동직 소리 듣고
정민 (의아) 뭐? 뭔소리야? 지영이 미국갔어? 언제?
씬4/ 여자 원룸(N)
지영, 역시 눈 풀려 멍하니 앉아
지영 (주문 외우듯) 난 지금 미국이야. 동직 오빠를 볼 수 없어. 여긴 미국이야...
윤아 퇴근하다 그런 지영 보고
윤아 (지영 툭 치며) 야! 뭐해!
지영 (멍) 윤아야.. 나.. 유학 가게 됐어~
윤아 허가서 받았구나? 야~ 축하해~ 정말 잘됐다.
지영 응...고마워. (다시 멍해지며 중얼중얼) 동직 오빠 볼 수 없어..난 동직 오빠를 볼 수 없어.
윤아 (쇼파에 앉으며) 왜? 동직 오빠 촬영 갔어?
지영 (답답하다는 듯) 아니~~~나 이제 곧 미국으로 떠나야 되는데...그럼 동직 오빠랑 곧 이별이잖아..그래서...일부러 지금 우리.... (울먹울먹 하면서 겨우 얘기하는) 이별 연습 하구 있는 거야. 당분간은 우리... 얼굴도 마주치지 않기로 했어.
지영, 한숨 푹, 쉬더니
품속에서 동직 사진 꺼내 본다.
윤아, 기막히는데
이때 동직, 뛰어들어온다.
동직 (절규하는) 지영아~~~~!!!!
지영 (벌떡 일어나 동직에게 달려가며 절규) 오빠~~~
거의 십년 만에 재회한 듯
손 맞잡는 둘.
동직 안되겠어. 니 이름만 생각해도 그리움이 솟구쳐...
지영 오빠.. 사실은 나두 하루 종일 너무 보구 싶었어..
동직 아무래도 안되겠다. 우리, 작전을 바꾸자. 앞으로 얼마 남지도 않은 시간들...그냥 이렇게 보내긴 너무 아까워.
지영 나두 그래. 이건 아닌 거 같애. 우리, 늘 함께 하면서 최고의 추억을 남기는 거야.
동직 그래. 내가 내일 스케쥴부터 어떻게든 빼볼게!
지영 (비장하게) 응. 나두 월차 낼게..
다시 부둥켜 안는 둘.
윤아 표정, 눈꼴시고 기가 막히다는 듯한.
씬/ 집 외경(N)
씬5/ 거실(N)
영옥, 영숙과 우현 거실에서 과일 먹고 있는데
부록, 지친 표정으로 들어온다.
부록 다녀왔습니다.
영옥 응. 아범 마침 잘 왔네. 앉아서 과일 먹어.
부록 어머님이랑 이모님 많이 드세요. 전 생각이 없어서...먼저 들어갑니다.
부록, 방에 들어가면
영옥 아범이 요즘 부쩍 피곤해하는 거 같애.
영숙 남의 돈 받고 회사 다닐 때랑 지금이랑 어디 같나. 이제 자기가 뛰어서 직원들 월급까지 줘야 되니까 얼마나 힘들겠어.
영옥 사돈이 옆에서 신경 좀 써줘.
우현 예...
우현, 표정
씬6/ 부록 방(N)
부록, 이불 깔고 누우려는데
(E) 전화벨
부록 (받는) 여보세요? 응 이대리.
대리 (F) 사장님. 대한 쪽에서 지금 연락 왔는데요. 우리가 찍은 책 전부 인수하겠답니다.
부록 (약간 밝아지는) 그래?
대리 (F) 다 사장님이 애쓰신 덕분이에요. 나머지 일들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 마시구 오늘밤만이라도 편히 좀 주무세요.
부록 그래. 자네도 늦게까지 수고했네.
전화 끊고 부록,
한시름 놓았다는 듯 대자로 눕는다.
그러다 다시 눈 번쩍 뜨는
부록 (E) 당장에 급한 불은 껐지만...이제 맨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된다. 돈이 있을 때도 작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는데 이젠 작가 줄 계약금도 없고... (ON) 아. 머릿속에서 지진이 나는구만.
이때 들어오는 우현
우현 (눈치보다 어렵게 말 꺼내는) 매형, 저기요...
부록 처남. 나 오늘은 좀 피곤하네...나좀 자게 냅둬.
우현 (차마 말 더 못하고) 네...
부록 뒤돌아 눕고
우현, 표정.
씬/ 다음날(D)
씬7/ 거실(D)
할 셋 거실에 앉아있는데
출근하면서 박스 갖고 내려오는 미자.
영옥 그게 뭐냐?
미자 어젯밤에 방 정리 했거든요. 버릴 게 이렇게 많네.
영숙 에그. 얘길 하지. 내가 좀 도와줄 걸?
미자 아니야...다 했어요. 이따 갔다 와서 옷정리만 하면 돼요.
혜옥 옷정리? (솔깃하는) 내가 도와주께! 내가!! 미자야 내가 도와주께! 이따 꼭 나랑 같이 해야 돼~
미자 알았어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미자 나가면
영옥 이게 웬일이야. 지가 일을 다 하겠다구 나서구.
영숙 (뾰루퉁) 다 속셈 있어서 그렇지 뭐...
아랑곳 않고 좋아라 하는 혜옥
씬8/ 차 안(D/ENG)
침울하게 드라이브 하는 지영, 동직
신호대기 걸려 차 잠깐 서고
지영 (창문 내리고 밖 내다보며) 와~ 날씨 진짜 좋다. (공사중인 건물 발견하고) 어? 오빠 여기 뭐 새로 짓나봐...꼭대기층에 레스토랑 같은거 생기면 전망 진짜 좋겠다.
동직 (힐끗 보고) 야, 다 지을라면 멀었다. 내년 여름에 완공인데?
지영 내년 여름...(갑자기 울컥하는)
동직 왜?
지영 그때 난....여기 없는데....(어느새 눈에 눈물 맺히고 침울해지는)
동직, 딴곳보며 손으로 눈 사이 잡으며
눈물 겨우 참는 닭짓 하는
(E) 클락션 소리 빵~~~
동직, 지영 분위기 깨진다.
동직 뻘쭘하게 정신차리고 차 출발 시킨다.
씬9/ 변호사 사무실(D/ENG)
의뢰인과 마주앉아 얘기하고 있는 정민.
남편 (한숨) 그냥...제 와이프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십시오. 재산이고 양육권이고 다 넘겨주세요.
정민 (찌릿! 의뢰인을 바라본다) 그쪽에서 원하는 것도 있을텐데...
남편 (한숨) 전 됐습니다. 와이프 하고 싶다는 대로 다 해주십시오.
정민 ...지금 그쪽 마음은, 와이프랑 이혼하기 싫은 거 아닙니까?
남편 ??
정민 (버럭) 왜 자신을 속입니까? 끝까지 멋있게 보이겠다느니 그런 말도 안되는 짓 하지 말고 가서 매달리든지 빌든지 해서 어떻게든 잡으라구요!
의뢰인 벙진 표정.
정민 약간 뻘쭘한데
씬10/ 사무실(D/ENG)
비서, 정민에게 차를 갖다주고
정민, 화 가라앉히고 있는데
비서 (망설이다)...변호사님. 요즘 무슨 일 있으세요?
정민 ...왜요?
비서 아니..좀 달라지신 거 같아서..(갸웃)
비서 나가면
정민 (NA) 감정의 끝을 두려워하던 내가 변하고 있다... 오윤아 때문에 내가.. 달라지고 있다.
정민, 표정
씬11/ 출판사(D/ENG)
부록, 여기 저기 전화 해보는데 별 진전 없고
이대리 힘없이 들어온다.
부록 어떻게 됐어? 백성훈 작가는?
대리 백작가 얼굴은 보지도 못했어요...매니저가...계속 끊네요. 아무래도 못만나지 싶어요.
부록 (착잡하게 한숨) ....(NA) 세상은...힘들 때일수록 더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다.
괴로운 부록.
(E) 전화벨
부록 (액정 보니 우현, 귀찮다. 받는) 왜.
우현 (F) 저기...매형.
부록 (약간 짜증) 뭐어~ 얼른 말해.
우현 (F) 저기...식사는 하셨어요?
부록 갑자기 생뚱맞게...지금 바쁘니까. 끊어!
전화 끊고 언짢은 표정의 부록.
씬12/ 커피숍(D/ENG)
우현, 전화 끊고
테이블로 와서 앉는다.
앞쪽에 출판사 직원 한명 앉아있고.
직원 매형께 말씀 드려보셨어요?
우현 (고민스럽다) ...아니요. 아직.
직원 매형이 하시는 출판사야 그 다음에 도와드려도 되구... (어떻게든 설득하려는 분위기) 지금 <부치지 못한 편지>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저희 말고도 여기저기서 연락 받으시는 거 압니다. 그래도 저희만한 조건은 없을 거에요. 그만 망설이시고 이제 도장 찍으시지요.
우현 (고민. 결국 도장 못찍고) 저기...조금만 더 생각해볼게요...
우현, 표정
씬13/ 공원 일각(D/ENG)
손 잡고 공원을 걷는 지영과 동직.
동직 (둘러보며) 아무래도 가을이라 그런지 공원이 쓸쓸 하네..
지영 그러네. (무심코) 봄에 벚꽃 폈을 땐 사람들 많았는데..
동직 그럼 내년 봄에...(하다 멈칫하는)
지영 (아니나다를까 울먹이는) ...그때, 우린 여기 같이 못 오는데....
지영, 눈물 흐른다.
동직, 손으로 지영의 눈물 닦아주며
둘이 슬픈 분위기 되는데
주위에서 웅성웅성 소리 들리고.
정신차려 보면 주위 사람들 둘러싸고 있다.
장동직 아니야?/지금 뭐 찍어?/ 여잔 누구래?/ 탤런트 아닌거 같은데..등등 하고
뻘쭘하게 그 자리 피하는 둘.
씬/ 집 외경(N)
씬14/ 미자 방(N)
미자, 옷장에서 옷들 꺼내 바닥에 늘어놓기도 하고
옷 들어보기도 하고 박스에 넣기도 하고
바쁘게 움직이는데
혜옥, 바닥에 늘어놓은 옷만 들여다보고 앉아있는
혜옥 얘...넌 이쁜 옷들도 참 많다...
미자 (대수롭지 않게) 다 안 입는 건데 뭐...(옷 한 벌 들어보며) 이건 또 언제 산거야...기억도 안 나네...(박스에 넣는)
혜옥 (의뭉스럽게) 안 입는 옷들...다 어떡할꺼야?
미자 뭐...어차피 신혼집에 가져갈 수도 없으니까 박스에 담아서 밖에다 내놔야지. 불우이웃이라도 돕게.
혜옥 ...미자야. (자신을 가리키며) 여기 있잖아~ 불우이웃!!
미자 할머니가 입겠다구? 에이... 미안하게...
혜옥 아니야...그렇게 생각할 거 없어... 버릴 옷 중에 봐서...혹시 괜찮은 거 있으면 내가 입어두 돼?
미자 그럼...골라 보세요.
혜옥 (냉큼) 저기 노란 윗도리랑 조 빨간 바바리.
미자 그러세요.
혜옥, 말 떨어지자마자 옷 들고
히죽 좋아하며 바로 나가고
미자, 할머니도 참...하는 표정.
씬15/ 오피스텔 앞(N/ENG)
정민, 침울한 표정으로 걸어들어오는데
윤아, 차에서 내린다.
서피디도 운전석에서 따라 내려 윤아와 작별인사 한다.
윤아 뒤돌아서 걸어들어가면
윤아 가는 모습, 끝까지 보고 있는 서피디.
정민, 그 모습 보고
알수 없는 화가 치민다.
서피디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그 앞에 서는.
정민 ...얘기 좀 합시다.
서피디, 정민을 보면
정민 서민혁씨죠?
씬16/ 오피스텔 건물 앞 일각(N/ENG)
서피디, 정민 나란히 앉아있다.
(벤치나 여타 앉을 수 있는 곳)
정민 (감정 다스리는 한숨 쉬고) ...아씨.. 진짜 쫌 이상하게 들리지도 모르겠는데... 나요.. 그쪽이 윤아씨 만나는 거 기분 안 좋거든요?
서피 ....
정민 (혼잣말) 아.. 윤아씨 좀 안 만나면 안되나?
서피 당신이 뭔데 그런 얘길 하는 거죠?
정민 (열불난다) 나요? 윤아씨랑 사귀던 사람이요!
서피 사귀던이면.. 이젠 끝난 사이겠네요.. 아닌가요?
정민 (열받지만 뭐라 할말도 없다)
서피 저 윤아씨 사랑해요.
정민 (끄덕) ...저기요 나도 윤아씨 사랑하거든요?
서피 윤아씨는 날 사랑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정민 (말문 막히고 열 받는다)
잠시 침묵
정민 .....싸움 좀 해요?
서피 ??
정민 우리.. 맞짱 한번 뜹시다.
서피 (피식) 그럽시다.
일어나는 둘
씬17/ 미자 방(N)
미자, 남은 옷 계속 정리하다가 멈칫한다.
뭔가가 생각난듯
미자 맞다 그 노란 옷...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아빠가 사주셨던 옷이지...
씬18/ 미자 회상(입사했던 시절)
#18-1 거실(N)
퇴근하는 부록, 옷 봉투 미자에게 건네준다.
부록 우리 딸 이제 방송국도 다니는데...좋은 옷 한 벌 있어야지...
미자, 봉투에서 옷 꺼내면 노란 자켓이다.
미자 (감동) 고마워요 아빠...
미자, 옷 입고 한바퀴 돌아보면
부록 (흐뭇) 야... 이제 진짜 성우 같은데?
#18-2 회의실(D)
노란 자켓 입고 바짝 얼어 앉아있는 미자.
승태 들어오면 벌떡 일어난다.
선배 야. 막내! 회의실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 내가 막내 땐 안 이랬는데. 여기 청소 좀 해라!
미자 (군기 바짝 들어) 네!
미자, 빗자루로 바닥 쓸기 시작한다.
옷에 먼지 묻을까봐 조심한다.
이때 영진 들어온다.
영진 니가 막내냐? 귀엽게 생겼네.. 그런 의미에서 거기 커피 좀 타 봐라!
미자 네!
회의실 한쪽에 종이컵, 인스턴트 커피 믹스 등 놓여있고
그곳에서 황급히 커피 타는 미자.
커피 나르다 실수로 옷에 흘린다.
옷도 신경 쓰이지만 선배 무서워 당황하는
#18-3 화장실(D)
미자, 세면대에서 노란 자켓에 묻은 커피 얼룩 지우는데
잘 안지워진다.
미자 새옷인데...(울상 돼서 거울 보다 슬픈. 한숨 푹 쉬는) 이렇게 잡일만 하다가...나 진짜...성우 될 수 있는 걸까...
거울 보며 눈물 글썽이는 미자
씬19/ 미자 방(N)
미자, 그때 생각하며 아련하게 웃는다.
미자 그래...그 옷은 못 버리지...
씬20/ 할머니방(N)
영옥, 영숙 보는데
혜옥, 미자 방에서 얻어온 노란 자켓
몸에 대보고 빙글 돌며 좋아하고 있다.
영숙 (뾰루퉁) 저거 봐. 도와주긴 뭘 도와줘. 옷 얻어입으려고 수 쓴거지.
혜옥 언닌 어차피 안 맞아서 얻어오지도 못하니까 심술내는 거 다 알어.
영숙 ....가방 같은 건 안 버린대냐.
영옥 잘들 한다...손녀 시집가는데 떡고물 떨어지는 거나 바라구.
혜옥 (마냥 좋다) 봐봐. 큰언니. 이거 딱 내 옷같지? 완전 내 스타일이야. 이 노란색 잘 받는 것 좀 봐? 인물이 그냥 확 사네 살어~
이리 돌고 저리 돌고 완전 패션쇼 하는데
문 드르륵 열고 미자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미자 ...저기 할머니... 미안한데.. 지금 입은 그 옷...
혜옥 왜?
미자 아무래도 그 옷은 안 되겠어..
혜옥 응? 왜.. 왜?
미자 그게.. 사연이 좀 있는 옷이라서...
혜옥 ...그래? (섭섭하지만 삐죽) 그럼... 가져가...
혜옥, 안 내키지만 옷을 벗어 내민다.
미자, 와서 옷을 잡는데
혜옥 손 안놓고
영옥 힘 빼 이년아
미자, 그제서야 옷 받아들고 나가면
혜옥 (섭섭하지만 다시 빨간 옷 들고) 뭐...이 옷도 이쁘니까...
옷 대보고 다시 빙글 돌며 패션쇼 하는
씬21/ 여자 원룸(N)
윤아, 들어오면
지영 동직, 테이블 위에 치약, 칫솔, 비누, 통조림 등등
쇼핑해온 거 늘어놓고 하나씩 나누고 있다.
윤아 뭐야 이건 또?
지영 (비장) 우리, 몸은 떨어져 있지만, 먹는 거 쓰는 거 다 똑같은 걸 하나씩 갖고 있는 거야.
동직 머리 감을 때도, 세수 할 때도, 이걸 보면서 서로를 생각하는 거지.
지영 근데...이거 다 쓰면...다 쓰면 그담엔 어떡하지 오빠?
눈물 터지고 와락 껴안는 둘
동직 걱정마. 써버릴 수 없는 걸 남기면 되지. (구형 필름 카메라 꺼내서 지영 찍는) 지영아...(울먹) 웃어...
지영, 슬픈 미소 띤다.
지영 오빠. 내 목소리도...간직해줘. 매일 밤 자기전에 꼭 내 목소리 듣는거야. 알았지?
어학용 소형 녹음기 꺼내는 지영
지영 (녹음하는) 아..아..하나둘셋. 오빠. (울먹) 나 김지영은 장동직을 영원히 사랑합..
윤아 (더이상 못참고 OL) 야!
지영 (오히려 버럭) 왜! 뭐! 니가 우리 맘을 알어! 우린 이렇게 맘이 아픈데 우리 땜에 닭살 좀 돋는게 그렇게 짜증나?
동직 (지영 옆에 딱 달라붙어 앉으며) 그래! 그렇게 짜증나면 대패로 밀든지!
윤아 (기막혀) 진짜 가지가지 한다. 요즘 세상에..얼마나 통신이 잘 발달돼 있는데 말도 안되는 생쇼를 하구 있냐! 야. 국제 전화도 국내통화료 정도 밖에 안하구, 화상채팅하면 지겹도록 얼굴 보고 목소리 들을 수 있거든!!!
둘, 슬쩍 떨어지는
윤아 (기막히다) 진짜..무슨 디카도 아니구 필카는 또 어디서 찾아갖구...(녹음기 들어보고) 이런건 또 어디서 구했어? 의그. 지겨워 지겨워...
윤아 궁시렁 대면 지영 동직 뻘쭘한데서.
씬22/ 미자 방(N)
미자, 노란 옷 도로 옷장에 넣다가
또 뭔가 생각난듯
미자 맞다...아까 그 빨간 옷...
씬23/ 미자 회상
#23-1 회의실(D)
원준, 동균, 민지, 미자 테이블에 앉아있는데
약간 분위기 어색하다.
다들 손에 대본 들려 있는데 미자 앞에만 아무것도 없고
동균 ...선배 목소리두 특이하지만 괜찮은 거 같은데..
원준 ...너무 상심하지 마. 프로그램이야 많은데 뭐. 다음에 더 좋은 배역 맡으면 되지.
원준, 가자 하고 눈짓 보내고
동균과 함께 일어나 나간다.
민지 언니...이따 녹음 끝나구 봐요.
민지, 미안한 듯 자꾸 뒤돌아보며 나가고
미자만 혼자 앉아있다. 비참한.
#23-2 거리 일각(D/ENG)
힘없이 걷는 미자.
옷가게 안 쇼윈도 마네킹, 빨간 바바리 입고 있다.
미자, 쇼윈도 안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컷 튀면>
미자, 마네킹이 입고 있던 빨간 바바리로 바꿔입고
다시 힘차게 걸어나온다.
씩씩하게 팔 흔들며 걷는 미자의 뒷모습.
씬24/ 미자 방(N)
미자, 그때 생각나는지 미소 짓고.
미자 (NA) 그래... 나 힘들었을 때... 힘내라고 내가 나한테 선물한 옷이잖아.
씬25/ 할머니 방(N)
혜옥, 빨간 바바리 입고 이리 저리 거울에 비춰보며
혜옥 (감탄) 어머머 완전 내 스타일이야...이 색깔 잘 받는 것 좀 봐...
영옥, 영숙 지겹다는 표정인데
미자, 또 문 드르륵, 고개 빼꼼히 내밀고
미자 저기 할머니...
혜옥 (지레 겁먹고 옷 여며 입으며) ...또 뭐!
미자 지금 할머니 입고 있는 옷... 아무래도 그 옷도...안되겠어...
혜옥, 그럼 그렇지...하는 표정
미자 ..그게..사연이 좀 있는 옷이라서...
혜옥, 미자 말하는데 그냥 옷 벗어서 탁 내미는
미자, 미안한 미소 짓고 옷 받아 나가면
혜옥, 삐져서 구석에 가서 웅크리고 앉고
영숙 (고소하다) 고것 참 좋다 말았네.
혜옥, 슬쩍 일어나는
영옥 아 어딜 또 가냐?
혜옥 ....미자 옷정리하는 거 도와주러.
영숙 암. 다른 옷이라두 얻어 와야겠지.
혜옥, 영숙 째려보다 나가는
씬26/ 부록 방(N)
우현, 계약서 들여다보며 고민한다.
이때 부록 들어오고
황급히 계약서 접어 서랍에 넣는 우현.
우현 (일어나) 매형 오셨어요..
부록, 피곤한지 들어오자마자 옷 대충 벗고
깔아놓은 이부자리에 몸 뉘인다.
우현 저기 매형...얘기 좀...잠깐...
부록,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부록 어...오늘은 좀 힘드니까...다음에 얘기하자.
부록, 그냥 눈을 감아 버린다.
부록 (E) 누구든.. 날 일으켜줄 사람 어디 없을까...
부록, 한숨 푹 쉬고 돌아눕는
우현, 계약서 다시 꺼내서 들여다보다
부록 쪽 보며 고민하는 표정에서
씬27/ 여자원룸 (N)
화면을 통해 보이는 동직 얼굴
지영 (애써 밝게) 오빠. 내 얼굴 보여? 응. 나두 오빠 얼굴 잘 보여. 이런 거 있으니까...우리 잘 견딜 수 있겠다..그치? (그러나 못참고 다시 눈물 왈칵 솟는) 근데 이제...나 미국가면 이제 우리 이렇게 밖에 볼 수 없는 거지? 응? (울먹이며 동직 얼굴 쓰다듬는다) 오빠 울어? 울지마...
윤아, 지나가다 가관이란 표정으로 보다
못말려, 하고 나가버리는데서.
씬28/ 미자 방(N)
미자, 옷 정리 하고 있는데
혜옥, 다시 들어와 미자 옆에 앉는다
이리 저리 둘러보다가 바닥에 놓인 치마를 슬쩍 집는다.
혜옥 미자야...이 옷은 아무것도 아니지?
미자 그 옷? (무심코) 응. 할머니 가지세요. (하다 다시 옷 쪽으로 시선 가고) 아...
미자, 갑자기 멍 해지는
아련하게 옷을 바라보는 미자.
씬29/ 옷가게-회상(D)
그 치마 입고 한번 휙 돌아보는 예전의 미자.
미자 앞에 서 있는 예전 애인(얼굴은 안 보임)
미자 오빠, 나 이뻐?
애인 그럼. 진짜 이뻐. 니가 세상에서 제일 이뻐.
미자 몰라. 맨날 다 이쁘대. 그럼 이걸루 살래.
새침하게 좋아하는 미자 표정.
씬30/ 미자 방(N)
표정 아련해지는 미자.
애인(E) 미자야. 난 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영원히...쭈욱...너만 사랑할꺼야.
미자, 허무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미자 치....(쓴웃음 짓는)
혜옥, 확 겁먹는 표정 되는
혜옥 응? 이거 안돼?
미자 할머니, 이 옷은.....
혜옥 (옷 던지며 OL) 아우 알았어 얘! 됐어! 지집애. 안입어! 안입어! 기껏 도와줬더니!
삐져서 팽 나가는 혜옥.
미자, 방에 다시 걸려 있는 노란 옷, 빨간 옷
아직 버리지 못한 옷 박스를 본다.
미자 결국 다 못 버렸네. (NA) 앞으로 입을 순 없지만 그래도 버릴 순 없는...모두 다 소중한 추억들이다.
미자, 바닥에 놓인 치마를 잡는다.
미자 그래도 이건...
에잇! 하며 가위 꺼내 마구 자르는데
혜옥 얘 미자야 아무리 그래두..(하며 문 여는데)
미자, 가위로 옷 썰고 있다 눈 마주치고
혜옥, 표정 붉으락푸르락 해지며
미자, 뻘쭘한 데서.
씬31/ 오피스텔 건물 앞 일각 (N/ENG)
서피디, 정민, 와이셔츠 차림으로
팔 걷고 싸우고 있다.
이미 여기저기 좀 다친 듯한 두 사람.
정민, 한 대 더 치려는 순간
윤아 (OFF) 지금 두사람 뭐하는 거에요?
정민, 서피디 소리나는 쪽 보면
윤아 서 있고
정민, 서피디 뭐라 말하려 하는데
윤아 (다짜고짜) 민혁씨. 이 상황에서 얘기하는 건 좀 미안하지만, 우리 더 이상 만나지 않았으면 해요.
서피디, 당황한 표정으로 윤아 본다.
정민, 승리했다는 느낌의 표정
윤아 정민씨. (정색하고) 정민씨도 이런 식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정민, 실망하고.
씬32/ 옥상(N/ENG)
침울한 표정의 정민, 그 옆에 서 있는 윤아.
윤아 나, 이태리 가.
정민 뭐?
윤아 여기보다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이구.. 그만큼 내 능력도 더 발휘할 수 있는 곳이야, 조건도 좋아. 한 사오년은 있을 예정이야.
정민 (황당) 왜....
윤아 ...안 그래도 어떻게 얘길 꺼내야 되나 고민 하고 있었는데. 잘됐네. 정민씨 덕에 이렇게 한꺼번에 다 얘기할 수 있게 되구.
정민 ....뭣 때문이냐구?
윤아 알아... 서피디나 정민씨나... 정말 다 좋은 사람들이라는 거.. 근데.. 내 인생에서, 서피디나 정민씨 같은 사람은 또 다시 만날 수 있을 거 같은데.. 이태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평생 다시 안 올 거 같았어..
정민 ...
윤아 그게 이유야.
윤아, 뒤도 안돌아보고 걸어가고
정민, 허탈해하는 모습에서.
씬33/ 할머니 방(N) -에필로그
혜옥, 화난 표정으로 앉아 어쩔 줄 모른다.
혜옥 나한테 주느니 차라리 그냥 버리겠다? 나쁜년...
문 드르륵, 미자 문 빼꼼히 연다.
미자 (씩 웃으며) 할머니~
혜옥 (짜증 버럭) 뭐? 이제 옷 없어! 다 가져갔잖아!
미자 (들어와 앉는) 에이 할머니...그게 아니구 여기...(옷 봉투 밀어주는)
혜옥 ?
미자 그냥 이쁜 옷 한 벌 샀어. 이게 내 옷보다 훨씬 좋잖아. 그리구.. 할머니도 이렇게 사연이 있는 옷 생긴 거구... 화 푸세요.
혜옥 (옷 꺼내 대보고 그제야 맘 풀리는) 어머 얘...너무 이쁘다... 완전 내스타일이야...
혜옥 좋아하는데, 미자 흐뭇해하는데
영숙 그래. 누군 이쁜 옷 입고, 누군 거적대기 걸치고..
이번엔 영숙이 삐쳤다.
그 모습 보며 아차 싶은 미자의 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