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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48
#1. 병원 뜰 일각
금순 : (보다)....아저씨?....혹시 저 좋아하세요?
재희 : (속으로 윽 당황스러워).....
금순 : (보면)....
재희 : (보다) 너 환자냐? 공주병 환자야?.....너는 누가 조금만 호의를 베풀어두 그게 다 애정으로 보여?
금순 : 그럼 그렇게 큰돈을 잘 알지두 못하는 저한테 왜 꿔주셨어요?
솔직히....아저씨가 그렇게 착하구 성격 좋은 분두 아니잖아요.
재희 : .....
금순 : .....아니에요?...
재희 : (궁리하다)....그럼....한가지만 약속해....고발하지 않겠다구.
금순 : .....고발이요? 무슨 고발이요.
재희 : 일단 약속부터 해. 그러면 이유를 얘기해 줄테니까.
금순 : .....무슨 일인지두 모르는 무조건 어떻게 약속부터 해요?
재희 : 말어 그럼. 나두 얘기 못해.
금순 : (보다).....알았어요....얘기해 보세요.
재희 : .....실은.....니가 나 스쿠터로 쳤을 때....나 진단 4주 나왔었어.
금순 : (보는).....
재희 : .....여기 새끼손가락 골절만 됐지 족관절. 복숭아뼈는 금 안갔는데....
후배가 진단서를 잘못 발부했어. 내가 말 실수를 해서.
금순 : (눈 커지는).....
재희 : 나두 그날은 모르구 하루 뒤에 알았어. 알자마자 바루 경찰서로 달려 갔던거구.....미안하다....진심이야....미안해....
금순 : 지금 이게 미안하다구 될 일이에요?
재희 : 고의는 절대 아니었어. 진짜루 나두 다음날 알구 얼마나 황당하구 놀랬다구.....
그래서 합의금 치료비 다 안받았잖아....벌금두 내줬잖아.
금순 : 그럼 그 상황에서 그런거 다 받아 챙기면 그게 인간이구 그게 의사에요?
재희 : .....맞어....잘못했어.
금순 : (기막혀)...내가 그날 밤에 경찰서에서 혼자 얼마나 무섭구 죽을꺼처럼 괴로웠는데.
재희 : ......어뜨케 해주까?....정 분하면....고발해 공문서 위조로.
금순 : (힉 본다).....
재희 : 그게 배추머리가 가장 확실하게 분을 풀 수 있는 방법일꺼야.
금순 : 아저씨 뭐가 그렇게 잘났어요? 진심으로 나한테 사과부터 해야하는 거 아녜요?
재희 : 진심이야, 진심이니까 이렇게 사실대루 다 털어놨지. 평생 숨기구 덮을 수 있는 일, 진심 아니면 뭐하러 털어놔.
나두 사람인데 내 잘못 까발려 인정하기 쉬운지 알어?
금순 : ......
재희 : 너무 그렇게 보지마 쪽팔려 죽겠으니까....잘못했어. 죽을 죄를 졌어.... 처분만 내려....따를테니까.
금순 : (기막혀 보다가).....알았어요....(휙 간다)....
재희 : (자신의 앞으로 스쳐 지나가는 금순을 시선으로 따라가며)......배추머리?...갑자기 어디가? 뭐라 말을 하구 가야지?
금순 : 경찰서 가요 고발하러...
재희 : .....진짜루?....진짜 고발 할꺼야?
금순 : 할꺼에요.
재희 : .....한번만 봐주면 안되냐?....
#2. 병원 화장실
금순 들어서 다가와 거울 앞에 선다. 금순 후...후... 심호흡 해서 심정을 다스린다.
금순 : .....어쩌면 사람들이....후.....(후 심호흡...그러다 시계 본다) 빨리 가야 하는데.....
그러니까 4주가 6주간 됐다 이거지....그래서 합의금 치료비두 안받구....그래서 나 돈두 꿔주구....
(후 심호흡)....그래 안다친 걸 다쳤다구 한건 아니니까.....그래서 덕분에 합의금 치료비 안들었구....
그래....됐어...기막히구 분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구.....됐어... 용서하자. 용서해....용서해....분해....
#3. 의국
재희 문 열고 들어온다.
재희 근심스럽다....시무룩 의자에 다가와 철퍼덕 앉아 엉덩이 빼고 다리 쭉 뻗고 기댄다....짜증나고 걱정된다.
재희 : (진짜 고발 할려나).....
#4. 병원 로비
금순 걸어온다. 저만큼 영옥 입구에 들어선다. 금순 걸어오고, 영옥 다가오고....두사람 서로 모른채 스쳐 지나간다... 금순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간다.
#5. 장박 연구실
노크소리. 문 열고 금순 들어선다.
장박 자리에서 돌아보고 반갑게 일어난다.
장박 : 왔어요 어서 와요.
금순 : 늦어서 죄송해요.
장박 : 괜찮아요....앉아요...(다가가 앉는다. 검사결과지 내려놓는다)....할머니 검사결과지에요.
다른거는 별 문제 없이 비교적 양호하게 나왔어요. 연세가 있으시니까 모든 기능들이 조금씩 약해져 있는건 할 수 없고....
그런데 한가지 혈압이 좀 높게 나오셨네.
금순 : 혈압이요? 고혈압이란 말씀이세요?
장박 : 너무 놀랄꺼 없구....혈압이 높아서 당장 어떻게 된다는 얘기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구 관리를 하시면 되요.
금순 : (안심하는)....예...
장박 : 일단 재검이 나왔으니까 다시 한번 모시구 와요....다시 검사 받구 아마두 혈압약이 처방 될꺼에요.
처방대루 약 꾸준히 드시구 정기적으로 체크하구 조심하시면 별 문제 없을꺼에요.
금순 : 예...그렇게 할께요....재검은 언제?
장박 : 거기 날짜 적혀 있을텐데.
금순 : (들어서 본다)....예 있어요....고맙습니다 선생님.
장박 : 그리구 금순양두 별 문제없이 나왔어요. 건강 하드라구.
금순 : 제가 그렇다구 말씀 드렸잖아요...그래두 막상 확인 받으니까 좋네요.
장박 : .....
금순 : 아 그럼 선생님 바쁘신데 이만 가볼께요.
장박 : 아니야 나는 바쁜거 없는데...(하는데 노크소리. 누구지?)...예.
문 열리고 영옥 들어온다.
장박 무척 놀란다. 금순 돌아본다.
영옥 : (문 닫고) 여보...(다가오다).....어머....손님이 계셨네요....
금순 : (보다...일어난다)....
장박 : ......(일어난다)....웬일이야?
영옥 : .....미안해요 나는 당신 혼자 계신지 알구.
금순 : 아니에요....저는 이제 가려던 참이었어요....(장박에게 배시시) 부인이세요?
장박 : .....(끄떡이는)....
영옥 : (누구지? 보는).....
금순 : (영옥에게)....안녕하세요....
영옥 : (가볍게 목례로 받는다).....
금순 :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영옥에게도) 안녕히 계세요....(웃는다).....
영옥 : (장박 한번 보고)....예....가세요...
금순 : (빙그레 다시 한번 꾸벅하고 돌아서 가다 다시 돌아본다)....근데 진짜 미인이세요....안녕히 계세요....(꾸벅 문으로).....
영옥 : (나가는 금순을 보다가 문 닫히면).....누구에요?....학생 같지는 않은데.
장박 : .....어....어쩐 일이야? 갑자기?
영옥 : 누구냐니까 왜 말을 돌려.....이상하네 누군데 그래요?
장박 : .....어떻게 알게 된 친구야....건강검진 문제로 상담하러 왔어.
영옥 : ....그래요?......(보다가)...약이 떨어져서 약 가지러 왔어요.
장박 : 그런걸 뭐하러 나와 나한테 전화를 하지.
영옥 : 그냥요....컨디션이 안 좋길래 일부러 움직여 봤어요. 움직이면 좀 날까하구....같이 들어갈 수 있어요?
#6. 커피숍
금아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금아 : ......
태완 문을 열고 들어온다 태완 사장에게 인사한다.
사장 : 왔어 10분 늦었다.
태완 : 압니다 10분 더 있으께요...옷 갈아입구 나오께요...
태완 탈의실로 가려다가 주춤선다. 창가에 앉아있는 금아를 본다.
태완 : ....어디서 많이 본거 같은데....어디서 봤드라?....(모르겠다 에라 포기하고 가려는데).....
여자1E : 쟤야 쟤....잘생겼지?
여자2E : 야 쟤 장난 아니다... 야 몇 살인지 알아봐.
태완 그 소리 들으며 짐짓 무표정하게(실은 본인 생각에 멋진 표정으로) 돌아본다.
여자1.2 어머어머 내심 긴장하면,
태완 : 쟤 아니다. 나 스물 여섯이다.
태완 짐짓 무표정을 가장해 한번 더 시선 주고, 탈의실로.
여자1.2 그 모습에 어머 더 멋있다.. 뒤로 넘어간다.
금아 자리에 앉아 있다가 태완이 들어가고 나면 물 조금 마시고 가방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금아 계산서 들고 카운터로. 금아 지갑에서 4000원을 꺼내 계산서와 함께 카운터에 놓고 입구로 나간다.
#7. 마루
노소장 들어온다.
화장실 문 열고 정심 화장실 청소 하고 있다.
노소장 : 여보....여보.
정심 : 저 여깄어요.
노소장 : (화장실 보는)....뭐해?...(다가가는)....
#8. 화장실
노소장 들어서면 정심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서 바닥을 닦고 있다.
정심 : 한 석달 열흘 화장실 청소를 안한거 같네...이끼가 더께더께 앉었어요....
노소장 : 살살해 살살. 그렇게 한꺼번에 몰아쳐 하다가 병 나. 들어오다 보니까 마당청소도 싹 다 한거 같든데.
정심 : 했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손 안댈 데가 없드라구요....일찍 왔네요?
노소장 : 아무두 없어? 휘성이두 안보이구?
정심 : 휘성이 낮에 금순이 할머니 오셔서 데리구 가셨어요....당신두 시완이가 금순이 돈 꿔준거 알구 있어요?
노소장 :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정심 : 솔직히 말해봐요 시치미 떼지말구.
노소장 : 몰라 금시초문이야. 시완이가 금순이 돈을 꿔줬다구?
정심 : (보다).....그렇다나 봐요. 낮에 금순이 할머니가 와서 그러시드라구요...모르긴 몰라두 액수두 상당한거 같구....
금순이가 지가 쓸려구 그런게 아니라 지 친정에서 필요해서 꾼거 같에요.
노소장 : ....그래....그래서 또 열 받았어?
정심 : (힐끔)....황당했죠 솔직히....사돈 덕 보자는 생각은 해본 적두 없지만
우리가 사돈댁 도와줘가며 살 줄은 몰랐네요. 겨우 우리 형편에....
노소장 : (보다)....그거 그만 하구 나와봐 나가자.
정심 : (보는) 어딜 나가요?
노소장 : 당신 다리두 풀었구 모처럼 애들두 없구 우리 둘 뿐 아냐....데이트 하자구. 영화두 보구 저녁두 먹구.
정심 : (보는)......
노소장 : 나와 얼른. 당신 영화 보구 싶댔잖아.
정심 : .....나 머리두 안감았는데....
#9. 집 근처 언덕길 (밤)
노소장 정심 모퉁이 돌아 걸어 내려오면서.
정심 : ....미리 전화나 좀 하지 가볍게 화장이라두 좀 하게.
노소장 : 화장 안해두 이뻐...(손 잡는다)
정심 : (피이)....차 놓구 이렇게 걸어가까요?
노소장 : ...그러까?...
정심 : .....영화 뭐 보까요?
노소장 : 뭐 보고 싶어?
정심 : 모르지 요즘에 언제 영화관 근처에를 가본 적이나 있나....진짜 이게 얼마만이야?
노소장 : 꽤 됐지. 내 기억에두 당신이랑 이렇게 영화 보러 간 기억이 까마득해....
가만 그러구 보니까 마지막 프로가 몇시에 하나 모르겠네. 가면 이미 끝나는거 아냐?
정심 : 그럼 뭐 당신이랑 살살 산책이나 더 하지 뭐....음 여보 어디서 라일락 향이 나요...너무 달콤하다...
노소장 : 라일락이 벌써 피나?
정심 : 이맘 때면 필 때 됐죠...개나리 진달래 목련 지고 나면 벚꽃 라일락 아카시아 피잖아요. 나는 그래서 봄이 너무 좋아.
노소장 : 우리집 화단에 치자꽃두 좀 있으면 피겠네. 치자꽃 향기두 좋지.
정심 : 너무 감미롭지...근데 치자는 한두달 더 지나야 펴...여보 우리 여의도에 벚꽃 구경 가까? 지금쯤 흐드러지게 폈을텐데.
노소장 : 영화 안보고? 나는 요즘 일본놈들 하는 짓이 꼴두 뵈기 싫어 벚꽃 보기 싫은데?
정심 : (보다)....꽃은 죄가 없지만 영화 보러 가자.
#10. 신발 가게 (밤)
금순 운동화를 고르고 있다. 정심 운동화다.
금순 이것 저것 들었다 놨다....보며 즐겁다.
#11. 숙모네 마루 (밤)
할머니 낮의 일로 근심에 휩싸여 앉아 있다.
숙모 앉아서 양말을 벗고 외투를 벗고 한다.
숙모 : 아이구구 아이구...이 집채만한 거구를 이끌고 하루종일 서 있는게 장난이 아니네....에구구 다리야 허리야 아이고.
할머니 : (힐끔)...잘헌다 늙어 꼬부라진 시엄니 앞에서.
숙모 : 죄송해요 그래두 절로 앓는 소리가 나오는걸 어째요....세상에 공돈 없다구 월급을 많이 준다 했드니
일이 얼마나 빡새구 고된가 몰라요....그런데 어머니...뭐하러 휘성이는 또 데려오세요.
어머니두 가만 보면 스스로 팔자를 볶는 분이세요.
할머니 : 워찌케 알었어?
숙모 : 아까 금아랑 잠깐 통화하는데 그러데요. 할머니 휘성이 데리러 갔다구.
할머니 : .....
숙모 : .....근데 왜 아까부터 표정이 그러세요?
할머니 : (들키기 싫어) 아녀 뭣이가? 내 표정이 뭐이가 워뗘서?
숙모 : 어머니 지금 표정이 어떤지 아세요?....틀니 빼고 산낙지 잡숫는 표정이세요.
할머니 : 뭐셔?...너는 참 아는것도 많다. 니가 봤냐? 봤어? 틀니 빼구 산낙지 믁는 미친 할마시 봤어?
숙모 : 본 적은 없지만....(동작 표정 보여가며) 그렇잖겠어요? 낙지가 잇몸 사이로 촥촥 감기면서
어뜩하든 살아보겠다구 흡판은 쩍쩍 들러붙으면서 양 기분이 뭐라 표현할 수 없이.
할머니 : 지랄.
숙모 : ....어머니.
할머니 : 염병헌다.
숙모 : .....(미워서)......(바지를 걷고 양말 들어 일어나 화장실로)
할머니 : (힐끔 보다 문 닫히면).....금순이 야는 온다구 헌지가 원젠디 왜 이러키 안와.
하는데 금순 문 열고 들어온다.
금순 : 할머니.
할머니 : (얼른 소리 낮추라고 손짓한다)....
금순 : (보고 다가와 앉는다) 왜요?
할머니 : 금아에미 저 들앉었어... 클났어. 내가 일 저질렀어.
금순 : 왜요? 무슨 일?
할머니 : 내가 말여...낮이 휘성이 델루 갔다가 니 시엄씨다 대구 돈 얘기를 했지 뭐여.
금순 : 내가 아주버님한테 돈 빌린 얘기?
할머니 : 그려. 그러니께 이년아 뭐하러 나헌티까정 거짓부렁을 혀. 나는 참말로 니말만 믿고 니 시엄씨두 다 아는 얘기중만 알고
걍 감사 인사를 챙긴답시구 그 사단을 냈부렀어....워쩌면 좋아 이 일을.
금순 : .....
할머니 : 니 시엄씨가 걍 눈을 요래가지구 얼마나요? 하구 묻는디 내가 양 심장이 오그라드는지 알었구만 워쩌면 좋아 이일을.
금순 : .....괜찮아요...아시면 어때.
할머니 : 아녀 그것이 그런기 아녀(하는데 화장실 문 열리고 숙모 나온다. 얼른 고개 떼고 멀찍이 떨어져 앉는다)....
금순 : (그 모습에 돌아보고) 짝은엄마 저 왔어요.
숙모 : 그래 왔어?...어머니 무슨 얘길 하시다가 제가 나오니까 전기 만진 사람처럼 놀라 떨어지세요?
할머니 : 뭔 소리여(공연히 둘러보며) 여 뉘 또 있남? 뉘기여? 뉘가 그랬어.
숙모 : (시치미 뚝 떼는 할머니 기막혀 본다).....
금순 : 할머니 그럼 가볼께요. 아까 전화루 금욜날 다시 병원 가셔야 한단 말씀은 내가 드렸지?
할머니 : 이 그려 얼런 가봐. 오늘 같언 날은 늦으면 안댜....(하다 숙모 의식 해서) 걍 시엄니 다리 풀렀다구 첫날부터
너머 만판 늦으면 안된다고. 내 휘성이 깨워서 델구 나올틴께. (일어날려면)....
금순 : 아냐 할머니 앉어 계셔. 휘성이 내가 데리구 나올께..(일어나 방으로)
숙모 : (금순 가는거 보다 할머니 본다. 뭔가 있어).....
할머니 : (숙모 눈치 느끼면서 모른척 딴청).....
#12. 한강 둔치 (밤)
성란차 세워져 있다. 시완 성란 운전석 보조석에 타고, 의자에 적당히 기대 앉아 있다.
차안에 카오디오 음악 흐른다. 두사람 느긋하게 음악 감상 중....
성란 : 좋다.....
시완 : ...나두...(그러는데 성란 핸드폰 울린다).....너 오는 내내 전화만 한거 알지?
성란 : (보고) 사무실이야. 잠깐만 일분....(받는다) 어 나야....안된다구?....그럼 캔슬하고 주홍색으로 대체해...어.....
그리구 나 이제 핸드폰 끈다.... 어....(끊고 밧데리 뺐다 끼고 웃는)...껐어....나가까?
시완 : 조금 더 이렇게 있어 보지 뭐.
성란 : (보다 카 오디오 조작해 음악을 조금 더 크게 하고 다시 기댄다)....그래 이게 더 좋다....평화로워...
시완 : 그렇지?...이런거지?....이렇게 같이 있고 싶고...계속 전화나 받고 딴짓 하면 노골적으로 부아나구....
다른 남자한테 웃어주면 열 받구....그런거지....좋아한다는 건?.....좋아하면....결혼하는거 아닌가?
성란 : .....
시완 : 우리 결혼하자 성란아.
성란 : .....(보는)....
시완 : (보는) 결혼하자.
성란 : (보다).....싫어....나 결혼하기 싫어.
시완 : .....나랑 결혼하기 싫어? 결혼이 싫어?
성란 : 말장난 하지마.
시완 : 말 장난하는거 아냐? 장난처럼 들리냐?
성란 : 노시완....너 나랑 결혼 못해.
시완 : .....
성란 : 못해 너....니가 나랑 결혼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구 그 많은 산을 하나하나 넘다보면 너는 틀림없이 지쳐서,
나중에는 니가 왜 산을 넘어야 하는지 이유조차 잊게 돼. 알어?
시완 : 너는 아는 사람 같다?
성란 : ....그래 나는 알어. 나는....한번 경험해 봤어. 몇년 전에 잠깐 결혼 생각했던적 있었어....
시완 : (보다)....말하지 않아두 되는 건 굳이 말할 필요 없는데....
성란 : 니가 물었잖아?
시완 : .....
성란 : .....많이 좋아했던 사람 아냐....남자 쪽에서 적극적이었구....내가 지쳤었어...지쳐서 잠깐 판단이 흐려졌던 적이 있어.
시완 : .....그래 지난 일이니까 그렇다 치고....나두 알어 쉽지 않을꺼라는거... 그래두 너랑 같이 넘으면 넘을 수 있어.
성란 : 싫어. 나는 등산 취미없어.
시완 : 야 하성란!....나 지금 너한테 청혼하는거야.
성란 : 누가 청혼해 달랬어?
시완 : .....
성란 : 겨우 고작 결론이 이거니? 내가 너한테 결혼해 달랬어? 남자 여자 만나면 결혼 말구 할 일이 그렇게 없어?
시완 : 그럼 니가 나한테 바라는게 뭐야? 데이트 상대? 쎅스 파트너?
성란 : ....
시완 : .....나는 너랑 같이 있구 싶어....하루를 너랑 시작하구 싶구...하루도 너랑 마감하구 싶어....
너랑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구 꿈을 꾸구....그렇게 남은 인생을 너와 함께 하구 싶어.
성란 : ... 나두 너와 함께 있구 싶어. 하지만 그 방법이 꼭 결혼만 있어?
#13. 영화관 (밤)
노소장 정심 들어서 자리로 다가온다. 노소장 정심 먼저 안쪽에 앉게하고 자신도 앉는다.
두사람 나란히 앉고나면, 주변에 다들 젊은 연인들.
정심 : (작게) 여보 나이든 사람은 우리들밖에 없어.
노소장 : 그럼 어때.....뭐 음료수 같은거 마실래?
정심 : ....아니....보다 화장실 가구 싶으면 어뜩해 안마실래.....
(하며 공연히 둘러보다)....여보....우리만 있는거 아냐. 저기 한사람 더 있다.
그말에 노소장 힐끔 보면, 저만큼 오미자 혼자 앉아 있다.
오미자 팝콘 들고 음료수에 빨대까지 꽂아서 쪽쪽 빨아 먹어가면서 팝콘도 하나씩 먹어가며 혼자 영화를 보기 위해 앉아 있다.
정심 : 혼자 왔나봐...저 여자 먹는거 보니까 나두 팝콘 먹구 싶다.
노소장 : 사다줘?
정심 : 아니...안먹을래....용감하다. 혼자 영화보러 와서 혼자 팝콘두 먹구.
오미자 : (외로운 표정으로 무심하게 하나씩 집어 팝콘 먹고 음료수 마시고).....
#14. 집근처 거리 (밤)
태완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걸어오다 문득 하늘을 본다.
태완 : 오늘은 별이 제법 있네...기다려라 노태완이 저 하늘의 스타가 되는 날이 기필코 올테니까.....(다시 걷는데)
금아E : 왜들 이래? 저리 가.
남학1 : 누나 좀 도와줘요.
태완 멈춰서서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 돌려 보면, 남학생 세명 정도가 여자를 감싸고 있는 모습 보인다.
태완 보다가 다가가는/
금아 중학교 3학년 정도로 보이는 세명의 남학생들에게 둘러 쌓여 있다.
세 명의 남학생 금아를 감싸고 있고, 금아는 겁에 질려 있다.
남학1 : 우리가 참고서 살 돈이 없어서 그래 누나.
금아 : (두렵다)....니들 이러면 안돼....왜들 이러니...그리구 나 진짜 돈 없어.
남학2 : 누나 얘 성질 진짜 드러워요. 그냥 버티지 마시구 빨리빨리 도와주구 갈 길 가세요.
남학1 : 내가 성질만 드럽냐?
남학2 : 얘 성질두 급해요 누나...(하며 남학생1과 한발 더 다가선다)
금아 : (겁이 난다. 바로 등뒤가 담. 피할 데도 없다)....이러지 마...니들 이러면 안돼...나 진짜 돈이 없어.
남학1 : 누나 계속 이러시면...(하다 금아 가방 확 낚아챈다)....
금아 : 야...(하며 다시 낚아채려다, 남학1의 위협적인 표정에 주춤)....줘어.
남학1 : 가만 좀 있어봐요. 진짜 있나 없나 확인만 할테니까...(가방 열려면)
태완 어느새 다가와 남학1의 뒤통수 있는데로 갈긴다.
남학1 우씨 돌아보면,
태완 : 이 자식들 봐라. 겁데가리두 없이 대로 한복판에서 삥을 뜯구 있어?
금아 : (어?....태완을 알아보고 반가운).....
남학1 : 아씨...
태완 : 아 씨....(딴청하는 척 하며 남학1의 머리통 다시 갈긴다)....
남학1 얻어맞어 욱해서 가방 던지고, 태완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휘두른다.
태완 슬쩍 몸을 움직여 피하며, 주먹을 휙 낚아채서 얼른 뒤로 돌려세우며 팔을 꺾는다.
순식간에 팔이 꺾인 채 무릎을 꿇는 학생.
남학1 : 아아.
태완 : 괜찮아요?
금아 : 예...안녕하세요?
태완 : 안녕하세요. (금아 못알아보고 작업 표정 짓고)...뭘 봐. 꿇어 얼른. 못 꿇어!
남학2.3. : (튈까 고민하며)....
태완 : 어쭈 니들 튈려구? (힘주면)
남학1 : 아!...아! 형 저 팔 부러져요...야 얼른 꿇어.
금아 : (그런 태완 본다)....
태완 : 혀엉?
남학1 : 형님...아! 형님 살살이요 살살...아! 야 빨리 꿇어.
남학2.3. : (어뜩하지 아후)...(갈등하는데).....
금아 : (보다 다가와 가방 집어들고).....그만하세요 진짜 아픈가봐요?
태완 : 괜찮아요 이래서 팔 안빠져요. (힘 주면)
남학1 : 아!...
남학1.2.3 원산폭격 기합을 받는 중이다. 낑낑 대고 있고,
태완 그 앞에서 일장 훈시를 늘어놓고 있다.
태완 : 할 짓이 그렇게 없냐? 그것도 세놈이나 떼로 달려 삥을 뜯어? 그렇게 떼지어 다니며 못된 짓 할 시간에,
니들 인생을 좀 설계해 봐라. 나도 한때 남 부럽지 않게 놀았으며, 청춘의 화려한 한때를 구가했지만,
그거 시간 지나면 말짱 꽝이고, 그리 허무할 수가 없다. 인생은 짧고 청춘은 더 짧다.
떠난 여자만 다시 오지 않는게 아니라 흘러간 청춘도 다시 오지 않는다! 알아 들어?
학생들 : (괴로워 표정 잔뜩 일그러져서) 네.
태완 : 대답 봐라.
학생들 : (좀 더 크게) 예.
태완 : 좋아. 일어나. 자세 풀고 똑바로 서. 여기 이 누나께 사과하고.
학생들 : (가까스로 일어나 선다)....누나 잘못했어요...
금아 : 니들 다시는 그러지마.
태완 : 니들 다시 한번만 이동네서 이런 짓하다 걸리면 그땐?
학생들 : 사망입니다.
태완 : 그래....됐어...그리고 (남학1 앞으로 다가온다. 남학1 주눅 드는데)....너는 패션감각이 너무 떨어진다...
앞으로는 (하나 잠궈준다) 두개만 풀어...
남학1 : 예 형님.
태완 : 됐어 가봐들.
학생들 서로 눈치보고 쭈볏대다, 동시에 후다닥 내빼기 시작한다.
금아 보다가 태완 본다.
금아 : (빙그레)....고마워요.
태완 : 내가 원래 불의를 보면 꾹 참구 지나치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안하던 짓을 다 했네....
금아 : (빙그레).....
태완 : 근데 우리 어디선가 본거 같지 않아요?....
금아 : (보는).....
태완 : 인상이 너무 좋아서 그런가....밤길 조심해요 어두운 데루 다니지 말구...그럼 조심해 가요....
(여유있게 조금 웃어보이고 돌아선다)....
금아 : (보는).....
태완 : (돌아서 걸으며 검지 손가락 세워...작게 하나 두울 셋 카운트를 센다).....
금아e : 저기요.
태완 : (만면에 흐뭇한 미소. 그럼 그렇지....여유있게 돌아서려는 순간)....
금아 : 휘성이 삼촌!
태완 : (띠옹!....본다)....
금아 : 저 모르겠어요? 저 금순이 사촌이에요.
태완 : ....아....아아!....(표정 관리 하느라)....알죠 왜 몰라요?....그러니까....휘성이 사촌 이모!
#15. 마루 (밤)
정심 노소장 태완 들어선다. 금순 빨래를 개며 하품을 하다 읍...놀라 입 다물고 얼른 일어난다.
태완은 화장실로.
금순 : 아버님 어머님 어디 다녀오세요?
노소장 : 금순이 아직 안잤냐?....니 어머니 다리 푼 기념으로 같이 저녁 먹구 영화두 보구 했다.
금순 : 저만 빼구 세분이서요.
노소장 : 아니 우리 둘이만... 태완이는 오다 만났구...
정심 : (보는).....
금순 : 어머니....(돈 문제가 걸려서)....어머니 저기....아주버님께 돈 빌린거는요...
정심 : (마땅찮지만 애써 않고) 내가 뭐라구 했니...
금순 : ....아뇨 그런게 아니라....
정심 : 됐어...굳이 얘기할꺼 없어 그럼....휘성이는 자구?
금순 : 예...(휴 다행이다)...참 어머니(운동화 봉투에서 꺼내 놓는다)....이거 어머니 다리 푼 기념으로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어머니 이제부턴 운동화 신고 조심하셔야 할꺼 같아서요...(하며 운동화 꺼낸다)...
노소장 : 야 손여사 오늘 여러 가지루 횡재하네....신어봐...이쁘네.
정심 : (그러나 참 애같고 촌스럽기 그지없는 운동화다).....
금순 : 맘에 드세요 어머니?
정심 : ....귀엽네.
노소장 : 이뻐. 얼른 신어봐.
금순 : 얼른 신어보세요 어머니. 얼른요.
정심 : (참 마땅찮지만....남편 금순 채근에 마지못해 일어나 신어본다).....
노소장 : 딱 맞네. 이뻐.
금순 : 예 이쁘죠 아버님...(둘이 죽이 잘 맞아서)....싸이즈도 딱 맞고.
정심 : (그런 두사람 보며 할 말 없는데).....
태완 : (화장실에서 나와 다가와)....엄마 그게 뭐야? 어디서 그런 촌스러운 게 났어?
야 칼날만 녹스는게 아니구나 울엄마 감각두 녹슬어? 엄마 설마 그런걸 돈 주구 산거 아니겠지?
정심 : .....
금순 : (보는)....촌스러워요 아주버님?
노소장 : 촌스럽기 뭐가 촌스러. 이쁘기만 하구만. 이자식이 물건 볼 줄을 이렇게 몰라.
걱정마라 금순아 아주 이쁘다. 당신 꼭 신구 다녀.
금순 : (그제야) 어머니...마음에 안드세요?
정심 : ....아냐 마음에 들어......귀엽네...
태완 : (그제야 상황 판단 되고) 어...제수가 사온거야? 걱정된다 그래서 미용사 하겠냐?
금순 : .....
정심 : 왜 귀엽잖아...귀여워...
#16. 레스토랑 (밤)
은주 예쁘게 차려 입고 앉아 있다.
재희 입구에 들어선다. 은주 재희를 보고 빙그레...
재희 은주를 보고 다가오는. 재희 다가와 앉는다.
은주 : 오빠 안녕.
재희 : (앉다가)....왜 그래?
은주 : (빙그레) 그냥 한번 해봤어...(직원 다가와 목례하고 물 따르면, 메뉴를 집어든다).....오빠 우리 밥 먹으까 술 먹으까?
재희 : 밥.
은주 : 그래 밥...주문해.
직원 두사람 스테이크 접시 놓인다. 와인도 한잔씩 놓여있다.
직원 인사하고 가면, 은주 잔 들어 건배하자고, 재희도 집어들어 응한다.
재희 : 오늘은 과음하면 안된다.
은주 : (끄떡이다....조금 마시고 내려놓고)....오빠! 밥 먹고 영화 볼래? 집에 갈래?
재희 : 집에 갈래.
은주 : 그럼 (나이프 포크 집어들고)....은주랑 결혼 할래? 은주랑 약혼 할래?
재희 : .....(보는)
은주 : 오빠 나랑 결혼하자! 은주 오빠랑 결혼하구 싶어.
재희 : 야 나는 당분간 결혼 생각 없어.
은주 : (보다)....그럼.....결혼을 하면 은주랑 할꺼지?...그럼 약혼하자.
재희 : (보다).....야 사람 일을 어떻게 알어?
은주 : 오빠 그럼....나랑 결혼 생각 전혀 안해봤어?
재희 : .....너랑 결혼생각을 안해봤다기 보다....결혼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니까.
은주 : 그럼 지금부터 해봐. 이번주 일요일까지 시간 줄게.
재희 : .....
은주 : ......
재희 : (보다)....왜 그래 갑자기?
은주 : .....갑자기 아냐. 갑자기 같애?....
재희 : ......
은주 : 나 독립해 나오려구....오빠 말대로 고슴도치 가족의 거리찾기를 해볼까 해....
재희 : .....
은주 : ....내가 원하는 가장 최고의 독립은 오빠랑 결혼해서 모두의 축복 속에 집을 떠나는건데.....
그게 안되면 적당한 원룸이나 오피스텔 구해야 돼.
재희 : (뭐라 대답을 못하고 보는데).....
은주 : .....그러니까.....장난하는거 아냐 오빠두 진지하게 생각하구 대답해줘.
- 48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