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두뇌발달]"꺼져, xxx야!"엄마한테 욕하는 아들
"10살 된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 들어 자꾸만 아이가 거짓말을 합니다. 숙제를 끝내지도 않고 다했다면서 컴퓨터 게임에 매달리거나 동생을 때려놓고도 자기가 안했다는 식입니다. 제가 혼내기라도 하면 '꺼져!'라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기도 해요. 이런 아이의 문제행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병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사연이다. 최근 심심찮게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아이들의 이상 행동에 대한 질문이 올라온다. 친구의 얼굴을 깨물거나 때리는 등 폭력적이라는 아이, 주위가 산만해 선생님 말씀도 전혀 안 듣는다는 아이, 갖고 싶은 장난감을 안 사주면 바닥에 누워 소리를 지르거나 엄마한테 욕을 한다는 아이...
이렇듯 아이가 과잉행동을 보이는 원인은 뭘까?
ADHD의 발생원인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뇌신경전달물질의 분비이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 물질들이 보통사람보다 너무 적게 분비되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주의력, 집중력, 판단력 등을 담당하는 뇌기능이 떨어져 ADHD 증상이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원인을 찾아보면 뇌의 불균형적인 발달을 짚어볼 수 있다. 뇌는 영양공급, 산소, 자극의 3가지 요건이 충족될 때 발달, 재생, 치유를 할 수 있는데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임신 중 스트레스/영양부족, 양육 환경, 외부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시기 상에 맞는 정상적인 뇌의 발달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뇌는 불균형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이는 신체조절과 같은 자율신경조절 문제로 이어지고 흥분과 불안이 심해지기도 하고 운동능력, 감정/행동 조절, 시각/청각 인지와 같은 뇌가 통제하는 여러 분야에 문제를 발생케 한다.
뇌의 불균형적인 발달은 학업은 잘 따라가는 반면 ADHD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회적 적응력이 떨어지는 등의 특정한 뇌 영역의 기능 저하를 가져 온다. 특히 웩슬러 아동 지능검사(K-WISC-III)를 통해서도 ADHD 아동들은 동작성 지능과 언어성 지능의 많은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뇌의 불균형적인 발달로 인한 문제는 아이의 과잉행동으로 이어지고 또래 아이들보다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이로 인해 학습 효율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대부분 엄마는 이런 경우 ‘누굴 닮아 그러지?’하며 아이를 탓하기 일쑤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은 ‘나쁜 습관’이 아닌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또래에 비해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많이 한다면 ADHD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ADHD 진단기준은 크게 주의력 결핍증상과 과잉행동 증상으로 구분해 진단한다.
주의력 결핍증상을 살펴볼 때 (1)부주의로 실수를 잘 함 (2)집중을 오래 유지하지 못함 (3)다른 사람 말을 경청하지 못함 (4)과제나 시킨 일을 끝까지 완수 못함 (5)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하는데 어려움 (6)지속적 정신집중을 필요로 하는 공부, 숙제 등을 싫어하거나 회피하려 함 (7)필요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림 (8)외부자극에 의해 쉽게 정신을 빼앗김 (9)일상적으로 해야 할 일을 자주 잊어버림 등 총 9가지 문항 중 최소 6개 이상이 포함 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다시 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과잉행동/충동성 증상의 경우도 (1)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계속 꼼지락거림 (2)제자리에 있어야 할 때 마음대로 자리를 뜸 (3)안절부절 못 하거나 가만히 있지 못함 (4)집중을 하지 못하거나 활동에 조용히 참여하지 못함 (6)끊임없이 움직임 (7)지나치게 말을 많이 함 (7)차례를 못 기다림 (8)질문이 끝나기 전에 불쑥 대답함 (9)다른 사람의 활동에 끼어들거나 방해함 등 총 9가지 문항 중 최소 6개 이상이 포함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다시 해 볼 필요가 있다.
ADHD는 뇌가 필요로 하는 영양과 뇌를 직접적으로 자극하여 불균형을 개선하는 감각 통합 치료, 음악감각치료, 한방운동치료, 놀이치료, 상담 등을 통해 자연적인 치유가 가능하다. 만약 시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지 않으면 아이가 성인이 된 후에도 사회에서 소외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ADHD로 의심된다면 지체 말고 병원을 찾아가자. "애니까 까불 수도 있고 산만할 수 있지"라며 무심코 넘기기에는 그 후유증이 너무 크다.
변기원 원장
출처 : 부모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