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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고 얼굴 화끈… 여성호르몬에 주목
여성호르몬의 감소는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의한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보통 40대 후반, 50대 초반부터 시작된다.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점차 분비되는 양이 줄어들어 결국 여성호르몬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상태에 이른다.
남성호르몬의 경우 1년에 1% 정도씩 서서히 감소되는 반면 여성호르몬의 감소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데 이 때문에 다양한 신체적 변화와 증세를 겪게 된다. 초기에는 안면홍조나 식은땀, 집중력 저하, 심한 감정 변화를 비롯해 성욕 감퇴, 생리불순 등이 나타나고 폐경 이후로는 더 심각한 증세로 이어지기 쉽다. 박원근 차움 내분비내과 교수는 "폐경 이후에는 질 건조, 성교 시 통증, 요실금, 방광염, 탈모 등이 나타나고 시간이 더 흐르면 골다공증이나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흔히 골다공증이나 심혈관질환의 경우 여성호르몬과는 별개의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갱년기 여성호르몬의 감소가 이러한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박 교수는 "여성호르몬은 여성의 혈액순환과 뼈의 칼슘 유지, 유방 발육, 혈중 콜레스테롤 조절, 배뇨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지나친 다이어트 또한 여성 갱년기를 앞당기는 원인으로 지목돼 주의가 필요하다.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과 스트레스로 30대 중반에 갱년기가 시작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때늦은 치료, 질병 키우고 노화 부추겨
이러한 여성 갱년기 질환은 초기에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증세가 경미해 치료를 고려하지 않거나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생각해 병원을 찾지 않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질환의 진행을 부추겨 노화의 속도가 빨라지는가 하면 우울감·감정변화 등 일부 증상은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의 질환으로 인식되기 쉽지 않아 심각한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박 교수는 "갱년기 후기 야기되는 심혈관질환이나 골다공증, 노화 등은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더욱 진행속도가 빨라져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며 "평균수명이 늘어나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상태로 30~40년을 살아가야 하는 만큼 건강한 노후를 위해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호르몬 치료에 대한 세간의 오해도 선뜻 치료에 나서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호르몬 치료를 하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거나 심장질환, 뇌졸중을 유발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속설은 통계상의 미미한 위험성이 확대된 것일 뿐 이를 걱정해 치료를 피할 필요는 없다"며 "2010년 미국 내분비학회지의 보고에 따르면 적절한 호르몬 치료는 위험성이 거의 없고 폐경기 이후 여성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고 했다.
■철저한 검진은 기본, 맞춤 호르몬 치료를
갱년기 여성 질환의 치료는 호르몬제를 복용하거나 주사 또는 바르는 등의 방법으로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단 개개인의 건강상태와 폐경 기간, 혈중 호르몬 수치, 골다공증 여부, 가족력 등에 따라 호르몬의 종류와 보충 방법, 양이 달라져 사전에 철저한 검사가 우선이다. 또 나이가 들면서 필요한 호르몬이 달라질 수 있어 갱년기가 시작됐다면 매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먹는 호르몬제의 경우 매일 소량을 복용하며 1~2개월이면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유방암이나 혈전증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갱년기 여성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소개했다.
차병원그룹이 운영하는 종합건강관리센터 차움은 중년 여성의 건강관리를 위한 갱년기특화검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정밀 혈액 검사, 호흡기 검사, 순환기 검사, 호르몬 검사 등을 통해 갱년기 여성 질환의 정확한 원인을 찾고 개개인에 맞는 호르몬 치료로 연계하는 검사다. 차움의 모든 검진은 사생활이 보호되는 1인실에서 이뤄지며, 검사받는 사람이 옮겨 다닐 필요 없이 의료진과 검사장비가 이동하며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전 예약을 통해 하루 30명만 검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