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성도가 우리 교회에서 사용 중인 성인세례 및 입교 예식문에 포함된 다음 밑줄 친 문구가 성경적인 또는 신앙고백적인 근거가 있는 표현인지에 대하여 질의한 건에 대하여 검토했습니다. "넷째, 그대는 하나님의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肢體)로서 교회의 거룩함과 화평을 위해 힘쓰며, 교회 전체의 사명을 이루는 데에 개인 생활의 목적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자기의 생애를 다 드려서 주님을 섬기기로 굳게 결심하십니까? 하나님께서 은혜로 그대를 지켜 주시기를 바라지만, 혹시라도 교훈이나 생활에서 태만하거나 그르치는 일이 있으면, 그대는 교회의 권면과 권징(勸懲)에 기꺼이 순종할 것을 서약하십니까?" <당회 결의사항> 1) 위의 밑줄 친 표현은 성경적 근거가 있고 지역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 2) 밑줄 친 부분이 없이도 전체적인 의미 전달에 큰 무리가 없다. 3) 그러나 위의 표현으로 인해 성도에게 걸림이 되므로 삭제하기로 한다. 4) 위의 표현을 삭제함으로써 성도들이 지역교회를 함께 세워 가는 사명을 가볍게 하지 않도록 지역교회의 중요성을 잘 가르친다. ----------------------------------------------------------------------------------------------------------------- 당회가 채택한 김재윤 목사 보고서 1. 삼위 하나님의 은혜의 실현과 교회 1.1 교회에 대한 간략한 정의 교회(에클레시아)라는 구체적인 명칭은 예수님께서 처음 사용하셨습니다. (마 16:16-18) 그러나 출애굽 한 이스라엘에 교회라는 명칭이 돌려졌기 때문에 (사도행전 8:38) 구약의 이스라엘 또한 직접적으로 교회에 해당됩니다. 택함 받아 하나님의 구원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 구체적으로 모임 예배공동체는 구약 성경의 교회(카할, 신명기 9:10)입니다. 이 구약의 공동체는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고 믿는 자들의 모임(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5장 1,2)으로 연결되었습니다. 1.2 예배 공동체로서의 교회 삼위 하나님은 타락한 인류 가운데 택하신 자들을 부르시고 언약을 맺으시고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부르심으로 구체화됩니다. 삼위 하나님은 공예배중에 임재하시고 부르시고 은혜를 나눠주시면서 백성으로 삼으시고 그 백성됨을 확인하면서 살도록 해 주십니다. 이런 택하심과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삼위 하나님을 믿어 은혜의 은덕들을 누리며 구체적인 고백, 찬양, 기도, 송영을 통해서 응답합니다. 교회는 삼위 하나님의 은혜와 우리의 응답이 교차하는 처소입니다. 교회 전체의 존재 이유와 목적은 전적으로 삼위 하나님과 그 구원의 일에 의존하고 여기에 우리의 삶 또한 전적으로 매여 있기 때문에 교회 전체의 사명을 이루는 일과 개인 생활의 목적 사이에는 원리적으로는 아무런 간극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교회 전체의 사명을 이루는데 개인 생활의 목적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교회와 하나님 나라 2.1 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현실적 구분 교회는 삼위 하나님의 구원의 일을 실현하면서 미래적으로 완성될 하나님 나라 전체를 향해 전진해 갑니다. 다만 현재적으로 교회는 하나님 나라 전체 혹은 그 자체는 아닙니다. 교회에 속한 지체들은 공예배에서 이루어진 삼위 하나님의 은혜와 고백을 교회에서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전체에서 실현하도록 요청받습니다. 현실적인 삶 속에서 우리는 교회와 하나님 나라 전체를 구분하고 주일과 나머지 6일을 구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2.2 교회의 또 다른 목적 교회는 하나님 나라가 먼저 그리고 좀 더 온전히 자리 잡아야 하는 곳입니다. 다만 하나님 나라와의 관계를 고려해 본다면 교회는 교회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촉구하는 도구가 되어야 하는 또 다른 목적을 가집니다. 교회의 목적이 삼위 하나님의 은혜의 실현이면서 동시에 하나님 나라로서 하나님 나라를 완성해 가는데 있다면 교회는 성도들이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하나님 나라 모든 기관 속에서 창조 질서에 부합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하며 촉구해야 하는 목적을 가집니다. 교회의 또 다른 목적이 여기에 있기 때문에 교회는 교회라는 기관 자체를 위해서만 성도들의 모든 것을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자신이 속한 하나님 나라의 다른 자리들(가정, 직장, 지역-국가 공동체, 학교, 학문등)에서 균형있게 에너지와 물질을 사용하고 사람들과 폭넓게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도 교회 전체의 사명을 이루는 데에 개인 생활의 목적도 있다는 것은 합당한 서술입니다. 다만 교회 전체의 사명을 이루는 일에는 하나님 나라 전체, 곧 교회외의 터에서 성도들이 사명을 감당하는 일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교회 전체의 사명을 이루는 일에 전체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사명을 약화시키거나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위의 질문의 문장에서 고려할 점은 교회 전체의 사명을 이루는 데에 개인 생활의 목적도 있다고 말하면서 바로 이어서 자기의 생애를 다 드려서 주님을 섬기기로 굳게 결심하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혹여 이런 연결이 자기의 생애를 다 드려서 교회 전체를 위해야 한다고 이 둘을 지나치게 동일시하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구분을 고려한다면 이 두 문장도 구분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3. 성도이자 여전히 죄인들이 이루는 공동체 교회는 부족하고 연약하고 때로는 죄로 물든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1) 교회의 순수한 목적을 앞세워서 직분자들이 자신의 유익을 은밀히 추구하거나 성도 개인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교회를 이용하는 부족함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때로 교회 전체의 유익을 추구하였고 직분자가 그 어떤 사적인 이익을 획득하지 않았지만 성도 개인의 구체적이고 내밀한 형편을 돌보지 않고 지나친 희생을 암묵적으로 강요하거나 개인, 가정, 가족들의 필요에 지나치게 부족할 정도로 시간, 물질, 에너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구체적인 사정에 대한 섬세한 배려 없이 교회 전체의 사명이 강조할 때 성도는 양심의 가책이나 적절하지 않는 희생으로 교회를 불신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반대로 성도가 교회를 통해서 삼위 하나님께서 주시는 삶의 태도, 목적, 진로에 대해서 무심하고 자신의 삶을 교회 전체의 사명과 무관하게 여기는 일도 경계해야 합니다. 그 속에는 말씀과 성례를 통해서 주어지는 은혜의 충분성과 삼위 하나님을 향한 예배의 동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몰두하는 욕망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감독자들을 통해서 성도들이 삶의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에 있는지 돌아보는데 이것을 통해서 성도 개인은 자칫 개인 생활의 목적이 여기서부터 벗어나지 않도록 격려와 위로를 받습니다. 교회를 통한 삼위 하나님의 목양적 돌봄으로부터 단절한 채 개인 생활을 목적을 찾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교회와 교회의 직분자들이 성도들의 구체적인 사정을 전체적으로 잘 살펴 성도들이 하나님 나라에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까지 교회 전체를 위한 지나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교회의 목적에도 어긋납니다. 반면에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은 그리스도께 접붙여져서 교회를 통한 말씀의 인도에 순종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로에 대한 공동체적인 숙고와 조언들을 받아들이면서 교회와 함께 가정, 직장, 학교에서의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지체들이 예배와 디아코니아를 통해서 함께 세워가는 교회를 통해서 얻는 인생의 유익이 지극히 크다는 점도 감사가운데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