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야성의 호랑이를 보았습니다
사납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불타는 눈빛과
마주치자니 주눅이 들더군요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곤 하지만 나는
갇혀있는 호랑이의 기백 앞에서 위축되었고
자신감이라곤 내 몸의 어느 구석에도 안보여
그저 힘없고 초라한 몰골을 보는 것 같더군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석자를 남긴다지만
내가 이름석자 남기기엔 너무나 미천합니다
아무렴 국회의원, 장관, 교수, 유명한 배우, 시인 등
이 사회의 저명인사 정도라도 되어야지
어쩌다가 신문의 독자투고란에 이름석자 남기고
원고료 1원 한푼 못 받고 사는 평민이야말로
우리 속에 갇혀 사는 호랑이만큼 행복할까
하루 세끼니 먹고 살아가기도 힘든 세상에서
용맹스런 호랑이 앞에서, 나의 의지와 용기는
한낱 똥개강아지처럼 끙끙거리며
어느 날, 호랑이를 만나서 공포에 질려 물똥을 싸고
짖지도 못하며 까무러치는 경각심으로
여기 으르렁 으르렁거리는 세계 제일로 큰
아메리카대륙의 호랑이국가를 봅니다
그리고 아시아대륙의 혹처럼 매달린 한반도 반쪽
허리 잘린 남녘은 삼면의 바다에 갇혀 답답하고
마치 섬나라 같은 강아지국가에서 숙명적으로 살며
동맹군이란 미군의 손이 마구 주물러대니
주권국의 자존심이라곤 허상에 불과한 것 같군요
멀쩡한 우리 땅인 서울 용산, 미군기지 안에
"미국예산"으로 짓는다던 미군아파트를
초현대식 5층 건물 두 동을 우리 돈으로 276억원
우리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어바치다니!
60가구가 살아갈 이 아파트 건축비용이
통상 국내아파트 순수 건축비 300만원을 훨씬 넘는
1000만원대로 추산되는 초호화 설계로 천장은 높게
창문은 탁 트여 자연 햇빛이 가득히 들도록 하고
폭탄테러나 전쟁나서 폭격해도 무너지지 않게 지었다네
바비큐 파티장, 농구장, 발코니, 지하주차장, 첨단 보안시스템
실내를 둘러본 주한미군 지원단장은 "그저 놀랍다는 말밖에" 또
"군복무기간에 이렇게 훌륭한 집을 갖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라고 한 조종사는 말했다니, 악랄하게 벼룩에 간을 빼 먹고......
동맹국이라면서 호랑이는 강아지를 잡아먹는 형국일지니
우리 국방부는 건립비용이 애초의 "미국예산"에서
"방위비 분담금"으로 변경된 이유와 양국 협상 여부에 대해서
일체 언급을 피했다는 강아지국가의 수장다운 처신이군요
한국이 미국 쪽에 제공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91년 1.5억 달러로 시작 된 이래
2003년 5.57억 달러(6684억원)
2004년 6.2억 달러(7469억원)로 급증하고
해마다 이렇게 급증하고 있으나,
사용처를 비롯한 구체적 내역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한겨레신문 2004년 7월1일자 보도하고 있건만
강아지국가의 언론들은 호랑이국가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오로지 이라크파병 기회만 충동질하고 있느니
우리 강아지국가의 희망이란 토종 삽살개와 진돗개
그리고 똥개들이 나서서 지켜 주리라 믿어 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