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취미로 해서
좋은 점은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깨진 접시는 상처를 주지 않아
케첩은 상처를 주지 않아
흰옷에 묻으면
눈에 띄게 빨갛긴 하지만
식후의 낮잠은 습관이 되고
마라톤은 기록이 되지만
사람이 취미가 되면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후후 불어 마시듯 사람이 되고
한여름 내리는 소나기만큼 사람이 된다.
지구에서 태어난 사람은 한밤중이라
깨기는 쉽고 다시 잠들기는 어려우니까
맨손체조가 필요하다.
사람이 직업인 사람은
리듬상의 이유로 온몸에 도돌이표가 많다.
한밤중에 전화를 끊는 사람은
가끔 알약처럼
잘 삼켜지지 않으므로
머리맡에 물 한 컵이 필요하다.
물은 서로를 밀어내고 있어서
사람이 아주 잘 녹는다.
임지은의 『때때로 캥거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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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취미-임지은
글라라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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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7
24.01.10 23:4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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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좋은글 고맙습니다
행복한 금요일 보내세요 글라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