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편지」
- 천은사 일주문 보물 지정
지난 년 말에 천은사 일주문이 국가문화재 보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기념으로 그동안 담아두었던 천은사 일주문 사진을 모아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주문 현판의 이광사 글씨체가 좋아 절집에 갈 때 마다 꼭 올려다보고 간답니다.
천은사는 원래 이름이 감로사(甘露寺)였는데 단유선사가 절을 중수할 무렵 절의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사람들을 무서움에 떨게 하였다.
이에 한 스님이 용기를 내어 잡아 죽였으나 그 이후로는 샘에서 물이 솟지 않았다. 그래서 ‘샘이 숨었다’는 뜻으로 천은사라는 이름이 붙였다고 한다.
절 이름을 바꾸고 가람을 크게 중창했는데 그 후로 절에는 여러 차례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불상사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입을 모아 절의 수기(水氣)를 지켜주던 이무기가 죽은 탓이라 하였다.
얼마 뒤 조선의 4대 명필가의 한 사람인 원교 이광사(李匡師, 1705~1777)가 절에 들렀다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자 이광사는 마치 물이 흘러 떨어질 듯한 필체로 ‘지리산 천은사’라는 글씨를 썼다.
그리고 이 글씨를 현판으로 일주문에 걸면 다시는 화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 하였다.
사람들은 의아해하면서도 그대로 따랐더니 신기하게도 이후로는 화재가 일지 않았다.
(천은사 홈페이지 전설 참조)
천은사에 가면 이광사의 천은사 현판 앞에 서서 귀 기울여 보세요.
물소리가 들릴 것만 같지요. 마음을 내어 귀 기울이다 보면 물소리는 못 들을지라도
분명 시원한 솔숲 바람소리에 막혔던 마음이 시원해질 것입니다.
-섬진강 / 김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