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수
한 병 래
내 마음에
수를 놓는다
바람 불어도
지워지지 않을
또렷한 수를 놓는다
너 하나 나 하나
곱디고운 마음
환한 불빛같이
나를 감싸 안아 주는
너의 모습
내 마음에
지워지지 않을 수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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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75세 할머니
그 나이에 눈물 주룩주룩
시시때때로 터지는
지난날의 상처
그 이야기 왜 또 하느냐고요
아픈 상처 끄집어 내
온 몸의 고통
왜 덧나게 하나요
꽉 막힌 한을
언제 어떻게 풀 수 있나요
영감님 마음 고칠
생각 아직 하지 않는데
마음 다잡고 좋은 날 만들 수밖에
사노라면 언젠가
구름 걷은 아침이 밝아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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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수평선 넘어
봄바람 불어오면
몸 속에
새 생명을 잉태한다
마른 나뭇가지에
물이 오른다
꽃봉오리
아장 아장 피워 올리고
꽃향기 가득하다
산들바람은 눈을 지그시 뜨고
나풀나풀
나를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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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강아지
개울가에
버들강아지
눈 비비며
애기 손가락 꽃망울
예쁘게 피웠다
빼곡히 매달려
허리 휘어지겠다
강아지꼬리 같이
살랑살랑
화려하지도
향긋하지도 않은 꽃무리
버들피리 삐리리
추억의 봄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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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심신을 깨끗이 씻어내는
차분한 마음
굳어있는 각질 벗겨내는 시간
무한가치를 두뇌에 심는다
상상력
어휘력
이해력
다양한 경험
올바른 가치관이 감싼다
점점 나의 주체성을 살찌운다
편안한 정신상태
상상력 창의력
전문적인 지식은 덤으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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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닿소리 홀소리 조합해
시냇물 같은 발음
아름다운 영혼에
훈훈한 입김 불어 넣는다
우주의 원리가
여기 있다는
무엇이나 다 표현 할 수 있는
쓰기 쉬운 꿈의 글자
순수한
자연의 소리
자주적이고 독창적인
자랑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