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대회를 마치고 횟집에서 회식을 시작하며
회장님의 인사 말씀
대회를 며칠 앞두고 배번과 기념품을 담은 소포가 봉투에 넣어져 택배로 도착했다. 긴팔 분홍 기념 티와 흰색 기능성 스포츠 양말이 기념품인데 그럭저럭 마음에 든다. 코스도 예년과 달리 통도사 방향으로 양산천 좌측 도로를 달리는 대신 양산천 좌측 방둑 아래 도로를 따라 하류 방향으로 달리다가 5km 지점에서 방둑으로 올라서 반환하여 북쪽 방향으로 출발점인 양산종합운동장을 향해 달린다. 하프의 경우는 양산천이 합류하는 낙동강변의 황산공원이 반환점이다. 올해는 부담없이 10km를 신청했는데 내년에도 이 코스대로 대회가 열리면 하프 코스를 달려보고 싶다.
대회를 하루 앞두고 머리도 깎고 해수온천탕에도 다녀왔다. 평소에는 승용차로 다녀오는데 집에서 20분 거리의 대영해수탕까지 걸어서 오갔다. 오전 내내 공모사업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책상 앞에 앉아 긴장했던 몸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다. 차로 이동할 때와는 달리 시선을 끌며 발걸음을 멈추어 세우는 볼거리들이 눈에 띄어 일거양득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온천천 천변의 갈대와 물 위에서 유유히 유영을 하거나 자맥질을 하는 물닭을 쳐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운하게 목욕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안락교 다리 위에서 어둠이 깔리는 온천천과 서녘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은 뜻밖의 행운이다.
겨자 씨를 입안에 넣고 음악을 연주하느라 애를 쓰는 요상한 꿈을 꾸다가 성공하지 못하고 잠을 깼다. 새벽 5시다. 먼저 일어난 아내가 더 자라고 성화지만 잠기는 멀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소고기를 잔뜩 넣어 끓인 떡국을 한 사발 든든하게 먹고 아직 어둠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집을 나선다. 무리하지 말라는 아내의 오래된 인사가 변함 없이 들려 온다.
부산 정신의 요람이자 동래의 고토 충렬사 인근에 사는 회원 사인방(달하니, 레지에로, 태암, 고무신)은 제사와 축전의 마을 사직동에서 출발해 오는 이종철 샘의 차에 차례로 동승하여 양산 대회장으로 갔다. 오전 7시 30분도 되기 전에 운동장 주차장에 도착했더니 군데군데 빈자리가 보였다. 우리 차량이 선착이다. 오궁 샘이 운전하여 양정을 경유한 차는 30분 정도 뒤에 도착했다. 장영길 샘과 아오끼 샘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합류했다. 모두 14명의 회원들이 함께했다. 자봉에 장영길 샘과 노재준 샘, 하프에 이종철 샘, 아오끼 샘, 고무신 샘, 배은상 샘, 그리고 10km에 회장님, 북소리 샘, 꾸니 샘, 달하니 샘, 레지에로 샘, 태암 등이다.
아오끼 샘은 하프를 1시간 34분대에 주파하며 가야지의 자긍심을 지켜 주셨고, 10km를 꼴찌로 들어온 나도 11월의 사상에코마라톤에 이어 가까스로 59분대를 기록했다. 가야지에서 아직 현역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회원들의 자기 관리와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이 간다. 특히 오늘은 서정호 샘과 같은 학교에 근무하시는 배은상 샘도 오셔서 첫 하프를 느끈하게 완주하셨고, 만덕네 김성옥 샘도 곽태환 샘과 함께 10여 명의 학생들을 인솔해 오셔서 10km를 무난히 완주해 내셨다. 최근에 가야지 문을 두드린 두 분 선생님의 근기가 기존 회원들을 기쁘게 한다. 훈련장이나 대회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족 같은 회원이 되어 주시기를 바란다.
2월의 밀양대회가 남아 있지만 2023년 대회로는 마지막 대회인 양산마라톤대회도 다수 회원들의 참여로 무사히 마쳤다. 개인별 참가가 아니고 가야지의 이름으로 단체로 참가하는 행사이므로 회장님과 총무님 등 집행부가 매번 계획과 준비, 추진에 많은 수고를 하신다. 덕분에 여타 회원들도 행사를 빛내기 위해 자봉과 참여 등으로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
하프 종목에 참가한 회원들이 모두 들어오고 운동장 근처 목욕탕(해천탕)으로 도보로 이동하여 피로와 땀을 씻어냈다.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이 모두 몸에 착착 붙는다. 달리기 후에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목욕인 것은 자명하다. 두번째로 해야 하는 것이 먹는 것이다. 목욕탕에서 가까운 횟집(신부산항횟집)이 오늘의 회식 장소다. 회장님이 강조하신 대로 고급 모듬회가 구미를 당기며 식탁에 올라왔다. 겨울 회판의 사대천왕 감성돔, 광어, 방어, 도다리가 회접시에 삼중원을 그리며 모양 좋게 놓였다. 침부터 꿀꺽, 눈과 입이 진미를 먼저 알아 본다. 자연산 100%라는 여사장의 설명에 소주, 맥주, 막걸리가 연이어 올라와 빈병 신세가 된다. 매운탕과 백반으로 더욱 배를 불리고 자판기 커피를 입가심으로 마시고 회식을 마쳤다.
주차장에서 빙 둘러서 달하니 샘의 선창으로 '가야지! 힘!'을 소리쳐 외치고 차량 두 대에 분승하여 헤어진 시간이 오후 2시 30분, 초겨울 해가 중천을 지나며 햇살을 보내고 있다.
오늘 양산에서 건각을 자랑하며 함께 달리며 행복을 공유하신 회원님들에 더해 내년 12월의 양산대회 때는 더 많은 회원님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幸福包囊
今年大會終大尾
近市梁山美粧飾
會員亦是多參與
友誼鞏固光輝席
伽倻地船走航海
激浪來襲回航無
漁夫豊魚滿船歸
幸福包囊背負還
행복 보따리
올해 대회의
마지막 대미는
가까운 도시 양산에서
아름답게 장식했다.
회원들 역시
많이 참여하여
우의를 다지고
자리를 빛내 주었다.
가야지 배를 타고 떠나는
달리기 항해는
거친 파도가 몰아쳐도
회항은 없다.
어부가 고기를 잔뜩 잡아
만선으로 돌아오듯이
우리들도 행복 보따리를
짊어지고 돌아왔다.
첫댓글 하기상선생님께서 아침 일찍 챙겨 온 간식입니다. 사모님께서 몸에 좋은 것을 잘 챙겨 주시네요.
왕파님도 아침 일찍 나오시면서 사모님이 챙겨 주신 생강차와 간식을 들고 오셨습니다. 총무님도 핫팩과 고객 취향을 생각해서 두 종류의 커피 챙겨 오셨구요.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태암님 부럽습니다. 나이 먹어도 부부애가 은은합니다. 부인께서 더 주무시라며, 소고기 많이 넣고 끓인 떡국까지, 난 도둑처럼 뒤꿈치 들고 도망치듯 탈출했는데.... 삶의 질이 이렇게 다를 수가 은근히 나의 왕조현씨(애칭)가 미워집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