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pann.nate.com/talk/324264440
나와 내 친구는 초,중학교 시절에
10평 남짓한 주공아파트에서 살았었다.
한층에 10가구 이상이 있는,
마치 닭장과 같은 구조의 아파트였다.
소음, 치안 등등.. 여러가지 문제도 많이 있었지만
그중에 제일 짜증나는건 바로 바퀴벌레였다.
조그만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보니
한집만 바퀴벌레가 생겨도
금세 옆으로 넘어가곤 했기때문에
한집이 계속 바퀴벌레를 없애도 별 소용이 없었다.
나는 그나마 최고층인 15층에 살았기 때문에
괜찮은 편이었지만 내 친구는 3층에 살았던 데다가,
옆에 독거할머니가 살았기 때문에
집에 바퀴벌레가 엄청나게 많았다.
아무리 잡아도 줄지를 않자
그냥 포기하고 동거아닌 동거를 했다.
원래 이 정도 까진 아니었는데
그나마 일년에 몇번이라도 얼굴을 비췄던
아들 내외가 발길을 끊고
할머니가 풍까지 얻으시면서 집안 위생이 나빠졌고,
그로 인해서 바퀴벌레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뭐 내 친구놈이야 워낙에 둔한 녀석이라
그럭저럭 살았었는데,
내 친구의 누나는 노이로제까지 걸릴 정도였다.
하긴.. 매일 밤늦게 퇴근한 뒤 집에 들어와 불을 딱 켰을때
바퀴벌레 수십마리가 집 여기저기에 있다가
순식간에 온갖 틈으로 사사삭 사라져가는 모습을
매일 본다면 그럴수 있다고 생각해본다.
내 친구놈의 어머니는 옆집(할머니집)에 가서
빌어도 보고, 화도 내보고..
별 짓을 다 해봐도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근데 그래도 어쩔 것인가..
할머니 혼자 사시고 몸도 불편하셔서
일주일에 한두번 겨우 단지 앞이나 산책하시는 분인데..
매일 욕은 하지만 연민이 느껴져 어쩔수 없는,
그런 상태에서 몇달이 지났다.
내 친구집 식구들은 그나마 그렇게 지냈었지만..
(친구 누나는 회사 옆 모텔에서
한동안 지냈었다곤 하지만..)
내 친구집이 아닌
반대쪽 할머니집 옆집은 그렇게 살 수 없었는지
마침내 어느날 아주머니가 화가 머리 끝까지 폭발해 버렸다.
할머니 집에 가서 대문을 마구 두드렸는데
하필이면 그때 할머니가 외출중이었나보다.
화를 삭이지 못한 아주머니는
급기야 업자를 불러 문을 따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나서는 온 집안 구석구석에
바퀴벌레 약을 쳐댔다.
그리고 몇일 후의 일이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채로 발견된 것이..
물론 나이도 워낙 많으신 할머니였고,
몸도 아프신걸 모두 알고 있었지만
한동안 단지 내에는 이런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바퀴벌레약 때문이라고..
한동안 쑥덕쑥덕 댔었지만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다 잊혀져 가는 듯 했다.
하지만 집이 비면
몇일만 있으면 금방 들어차던 일이 잦았는데
그 집은 유난히 빈집인 채로 계속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의 일이다.
친구가 자다가 계속 얼굴이 간질간질하더란다.
마치 깃털같은게 자꾸 스치듯이..
(친구방은 자려고 누우면
바로 머리 맡에 창문이 있는 구조였다.
그리고 창문엔 두꺼운 쇠창살이 있었다.)
그래서 '아.. 뭐야..'
하면서 잠결에 손을 올리려고 하자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가위라고는 생전에 한번도 눌려본적 없는 친구는
당황해선 더 힘을 주어 손을 움직였지만 움직이질 않았고
그러다가 눈을 딱 떴더니
온몸에 땀구멍이 열릴 광경을 보게 되었다.
누군가 창문에 배를 걸치고
방안에 들어올 듯한 자세로 버티고서는
손을 마구마구 휘젓고 있는 것이었다.
닿지는 않았지만
그 영향으로 계속 얼굴이 간지러웠던 것이다.
그리고 나서 바로 든 생각은,
'아.. 창문에 쇠창살 있는데..'
그렇다. 이 '무언가'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사람이 아닌것이 바로 위에 있으니..
아무리 둔한 내 친구라도 버티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억지로 눈을 감는데 성공했다.
그 와중에도 뺨에는 계속 깃털이 훑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간지러운 것이 멈추었다.
아직 몸이 움직이는 상태는 아니었고,
내 친구는 자신도 모르게 살짝 눈을 떴다.
'헉..'
그 '무언가'의 얼굴이
내 친구 얼굴 바로 앞에 맞닿듯이 있었다.
동시에 친구는 그것이 누구인지 한번에 알수 있었다.
'그 할머니구나...'
딱히 얼굴 자체가 그 할머니라고 알아본 것은 아니었지만
얼굴에 기어다니는 바퀴벌레를 보자마자,
내 친구는 직감적으로 알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교회라고는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밖에 안 가본 내 친구였지만
사력을 다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도 왠지 모르게
아직도 눈앞에 있을 것같은 불안함이 엄습하자
내 친구는 고자질(?)을 했다고 한다.
'아.. 죄송해요..
그런데.. 바퀴벌레약 친 집은 저희가 아니고..
30X호에요.. 살려주세요...'
그러자 갑자기 없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물론 내 친구는 눈을 뜨지 못하고
3시간 정도는 가만히 있었다곤 하지만..
얼마 후 반대쪽 옆집 (바퀴벌레 약 친집)은
이유는 모르지만 이사를 갔다고 하고,
그 이후로 내 친구 앞에
할머니가 다시 모습을 나타낸 적은 없었다.
그것이 내 친구가 그 날 이후로 가끔이지만,
꾸준히 해온 공양 때문인지..
또 다른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른다.
#실화괴담
첫댓글 문까지 따서 바선생을 처리하려 하다니.. ㅠㅠ 근데 진짜 약때매 돌아가셨을까,,
열받다는다고 빈집 문 따고 들어가서 약을 친다는게;;; 지금같음 진짜 말도 안되는 범죄인디 정말 야만의 시대였군...
에이구 안타깝다.. 하지만 박귀벌레는 못참겠어요 할무니..
근데 바퀴벌레 약을 친건데 할머니가 돌아가실수도있는건가ㅠ
아이고야...
근데 바퀴벌레약 때문에 왜 돌아가신거지…? 약이 독해서 그랫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