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원주에 갔습니다.
같이 가자고 했는데
"피곤하고~ 할 일도 있고 ~ 혼자 다녀오세요"라고 했습니다.
간절히~ 간절히 남편이 혼자 다녀오기를 소망했습니다.
정말 할 일이 있었거든요~ ♥
남편이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잘 다녀오세요~~" 그 뒷말이 끝나기도 전에
후다닥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
후라이팬을 얹고 찬밥을 물 조금을 넣어
숟가락으로 한번 휘리릭 돌려서
은근한 불에 달궜습니다.
누룽지~~~~~
얼마전 누룽지를 해먹다가 아차하는 사이
후라이팬을 까맣게 태우고
온 집안을 연기로 휩싸이게 한 이후
눈치가 보여 맘 편하게 누룽지를 해먹지 못했습니다.
거기다 남편은 알러지도 있어서
조금만 공기가 탁해지면
사람 민망해지게시리 콜록! 콜록! 기침을 하고...
물론 그렇게 해도 눈 딱 감아버리고
한판 구워 먹으면 되긴 하지만 눈치 보며 해 먹는 것과
맘 편하고 속편하게 먹는 것과는 천지 차이라
남편의 장시간 외출은 저에게 자유와 해방 그리고
고소하고 바삭한 누룽지를 선사했습니다.
제가 과일도 물렁한 것은 잘 못먹고
빵도 부드러운 것보다는 단단한 바케트 종류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바삭바삭한 생라면이나 누룽지를 거의
중독처럼 좋아합니다. 어떤 달콤하고 고소한 맛보다는
바삭 바삭한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공들여서 불 조절하며 만들었더니 누룽지가
환상의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아름다운 자태
사람만 S 라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누룽지도 구워질때 구워지고 동그랗게 라인이 잡히면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나름 누룽지의 S 라인이라고 할 수 있지요
동그라니까 O 라인인가???
그래서 사진기를 찾아왔는데
그 사진기 찾는 짬을 못참고 쬐금 뜯어 먹었습니다.
원래는 동그란 O모양이였습니다.
누룽지 한판을 맛있게 뜯어 먹으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맛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쌉쌀한 한약의 냄새와 맛도 좋아합니다.
고기는 숯불구이 너무 좋아하고
오히려 달콤한 맛이나 부드러운 맛은 싫어합니다.
그래서 홍시 같은건 절대 먹지않고
부드러운 빵이나 과자 특히 젤리 같은거 좋아하지 않습니다.
닭고기도 기름에 튀긴 것은 좋아해도
물에 담근 백숙은 싫어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저와는 반대의 입맛입니다.
남편뿐 아니라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입맛을
갖은 사람도 있지만 쓴 맛, 단 맛, 고소한 맛...그리고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맛들이 있는데 좋아하는 것이
다 다릅니다. 음식뿐 아니라 생활의 습관도 다 다릅니다.
그러면서 요즘의 제 모습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가 보통 때에도 스스로를 표현하기를
삐딱이 사모라는 표현을 잘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다 똑같을 수 있겠어?
단 맛이 있으면, 쓴 맛도 있고, 떫은 맛도 있고,
짠 맛도 있는 것이지 내 말 한마디에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질 것이 못 이루어지고 될 일이 않되고....
하나님의 힘은 그렇게 약하지 않으셔!!!!!" 라고 주장하고
저를 아시는 분 중에는
"제가 아는 사모님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라는
소리를 많이 하십니다.
"그래서 뭐가 다른데요?" 라고 질문하면
"사모님은 ....
~~~~~" 웃으시며 말씀을 못이으십니다.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기도하세요~ 주님이 인도하시죠~ 믿으세요~~~"
뭐 이런 식의 상담을 해줘야하는데
아프다고 하면 기도해주기 전에
"병원가세요 약 먹으세요~ 체한 것 같아요? 제가 따줄까요?
저 잘 따요" 소리 먼저하고
지혜를 위해 기도해달라고하면
"국영수를 중심으로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시오" 하고
애들이 말을 않듣는다고 하면
사랑과 정성으로 안아주고 기도해주세요 하지 않고
"성경에도 나와 있잖아요 매와 채찍으로 다스리세요
잔 손질 자꾸 하지 말고 한번 날 잡아서 귀에 천국의 빵빠레
소리가 들릴때까지 한번 잡으셔요"라고 상담을 해줍니다.
주여~~~~~~~~
제가 생각을 해도 ....참 많이 삐딱한 사모네요~~~
어떻게 이런 부족한 자를 주님께서 불러주셨는지
참으로 은혜라고 표현 할 수 밖에는
사랑 많으신 주님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삐딱하게 시작했습니다.
목회자 모임 있다고 같이 가야한다는 남편에게
피곤하다고 할일 있다고 말하고는 그 할일이
누룽지 구워 먹는 일이였습니다.
하지만 생각합니다. 그리고 외칩니다.
다들 곧고 바르면 세상이 무슨 재미 있습니까?
저 같은 삐딱이 사모 한명즈음 있는 것
그리 나쁘지는 않잖아요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다른 모든 것은 삐딱해도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의 사랑
그 사실 하나만은 바르고 곧게 마음에 간직하며
그렇게 살아보겠습니다.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 평안하세요~ 샬롬
첫댓글 사모님 동감입니다 사실저도그렇거든요 사모님 홧 팅''
와우~ 이곳에 와서 얼마만에 받는 답글인지 모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