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봉 소개
어린 시절에 출가하여 불교 신문사 편집국장과 부사장, 조계종 총무부장등의 요직과 보광사, 내장사 등 유명사찰의 주지를 지냈다.
시인이고 작가이기도 하며 그의 수필집 '사랑하며 용서하며'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저자는 마흔 살 무렵부터 인도,네팔,티베트,중국을 돌며 15년 구도행 끝에 엄청난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 후 한국에서 20년째 미륵산 사자암의 1인 사찰 주지로 스스로 취사 빨래, 바느질 ..등의 살림을 하며 지내고 있다. 젊어서는 소위, 사판승, 중년 이후에는 이판승을 한 그의 경력 때문인지 득도한 대선사사라기보다는 현실 삶의 스승처럼 느껴진다.
향봉의 불교 사상
스님은 연기법칙, 무아, 중도사상 (中은 正을 의미)을 강력히 옹호한다: (필자 주):
1. 삼라만상(물질, 비물질, 정신 작용)은 인연에 의해 모이고 머물며 흩 어지는 제행무상의 법칙을 따른다.
2.인간도 오온五蘊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 : 필자 주)에 의해 성립되므로 그 기능이 사라지면 그 존재역시 소멸된다. 인생은 허무의 그림자다.
3.살아 있는 동안의 인생은 여행이다. 여행의 절반은 빛이고(만남과 헤어짐의 아름다운 추억과 흔적) 절반은 어둠과 아픔이다. 고통과 슬픔을 통해 성숙해 가지만 철이 들면서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그럼에도, 지나간 인연은 모두 소중하다.
4.진리는 어떤 특정한 상태(생, 멸, 진, 위, 변두리, 모서리 ,같음과 다름...)나 설명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며 존재 그 자체다. (꽃은 꽃이고 산은 산이며 물은 물인 것이다.)
5.내세나 영혼, 윤회는 없다. (연기 법칙= 무아) 고로, 종교적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다. 불교는 현생 종교이며 지금 서 있는 자리가 꽃자리고 진리다.즉, 발길이 닿는 세상이 정토이고 사람은 모두 부처다.
6.일반인과 수행자가 추구하는 행복과 자유의 가장 큰 장애는 집착이다. 집착을 놓으려면 비워야 한다. 모두 비워, 빈 공간이 있어야 모든 걸 (기쁨, 슬픔, 감동, 사랑 긍정, 부정..)포용할 수 있다. 팔정도 육바라밀은 내세가 아닌 현세를 위한 수행 실천 덕목이다. (특히 도반에게: 필자 주)
향봉이 행복한 이유(필자 주)
1.집착이나 근심,욕심을 비운 자연인
2.소소한 행복(평화, 행복, 자유)을 추구:
3.궁핍하지 않은 가난 : 가사 노동, 소박한 음식 등
4.외롭지 않은 적당한 고독:
사찰 운영회, 방문객(상담), 도반 모임, 애완 동물 키우기 등
5.건강(시력, 청력 등)
6.이웃과 나눔의 삶
7.취미: 빨래, 바느질, 요리, 독서, 글쓰기,그림 그리기.
8.늘 감사와 미안한 마음 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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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백한다.인간의 원초적인 타는 목마름(본능)과 타는 허기 (진리 갈구)의 갈등 속에서 자신은 후자를 택했다고..그리고 목숨을 건 고행의 긴 여정끝에 엄청난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다.
그는 '인생이란 지나고 보면 모두 허무의 그림자이고 머묾없는 바람'이며 아침 이슬처럼 덧없는 것으로, 특히, 노년의 삶은 훅 불면 꺼져버리는 호롱불과 같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인생은 눈물이라는 짙은 허무 주의적 감성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옛 추억(첫사랑, 우정, 역경..)의 아름다움을 자주 더듬는 스님한테서 그의 삶에 대한 사랑과 생에 대한 애착마저 느끼게 된다.
스님의 신앙은 실존적 사상과 닿아 있는 것일까?
영혼과 내세는 종교의 필수 영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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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향봉 지음을 읽고ᆢ
하이네(m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