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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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
(부루크 플크 그레빌 남작, 영국 시인, 16세기)
38세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요절한 의사인 저자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와 생물학을 공부하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과학과 의학의 역사 및
철학 과정을 이수한 뒤 예일 의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스탠포드 대학 병원 신경외과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스탠포드에 입학 후 그가 택한 전공은 영문학과 인간 생물학이었다.
일찍부터, 삶과 죽음, 육체와 영혼의 실체를 알고 싶어 했던 그는,
삶의 의미가 인간관계나 도덕적 가치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와 관련한 여러 작가들의 글을 섭렵했다.
특히, 인간의 '고독과 유대감'을 추구했던, T.S. 엘리엇의 시에 심취했다.
월트 휘트먼 작품에 관한 석사 학위 연구를 통해 인간의 존재를
시나 문학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데에 한계를 느낀 그는
화학과 물리학을 공부하고 이어서, 케임브리지 대학을 거쳐,
예일 의과 대학원에 입학한다.
그 후, 레지던트 생활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며 삶과 죽음의 관계를 실감한다.
여러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받을 만큼 뛰어난 연구실적과
최고의 의사로서 환자들을 돌보던 인생의 정점에서 그는 36세에 암 선고를 받게 된다.
암 발생 후 2년 동안 레지던트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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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울림을 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그는 가장 큰 삶의 의미를 인간관계에 두었다. 그리고,
그가 추구한 삶은 자신과 환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랑의 실천이었다.
그는, 암과의 투병 중에도 혹독한 신경외과의 레지던트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의료 기술뿐 아니라, 과학적(학술 연구, 독서), 감성적 영역(인간愛)으로
자신의 역량을 넓히는 데에 매진했다.
그의 위대성은 죽음의 승리를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계속 나아가는
실존적 삶을 택했다는 점이다. 그는 최선을 다하는 의사로서의 의무를 다 한점은 물론,
궁극적인 진리를 알고저 했으나 거기에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으며,
끝까지 존엄성을 잃지 않고 그에 순응했다.
그가 택한 삶의 태도는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될만하다
*
그는, 임종 전, 사경을 헤메일 때, 엘리엇의 '황무지'를 열심히 암송했다.
그것은 생과의 아쉬운 작별을 고하는 그의 마지막 축제이자 경건한 의식이었을 것이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생기 없는 뿌리를 자극한다.'
후회와 갈망을 자극하는 4월의 봄비는,
'잔인함'이 아닌 진정한 '생명'의 축복임을
그는 마지막까지 음미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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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폴 칼라니티 지음
(하이네,mchoi)
첫댓글 인생을 너무 너무 열심히 살면 빨리 고장이 날 수가 있다는 좋은 예일까요? 항상 좋은 서평을 올리는 하이네의 노고에 감사드리오.
생명의 소멸은결국 열역학 제 2 법칙에 순응하는 것인데, 언제 누구에게 닥칠지는 불가사의한 신의 영역이라
소생도 잘 모르겠습니다. 늘 관심 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