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품은 마을을 닮은 계룡 ‘세지붕집’
THREE-ROOF HOUSE
저마다의 꿈을 품은 전원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세 지붕이 가지런히 포개진 집은 마을의 랜드마크이자 가족의 자부심이 됐다.
입구로 안내하는 듯한 부드러운 곡선의 담장. 주택 외벽은 매스마다 세심하게 차이를 둔 컬러의 벽돌을 적용해 구분감을 주고 지루함을 피했다.
여러 집의 모습과 건축주의 로망을 파사드로 담은 지붕
“집을 허투루 짓고 싶지 않아서 정말 많이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땅도 전문가도.”
건축주 전경숙 씨는 평생의 꿈이었던 주택 생활을 위해 많은 시간과 발품을 팔았다. 집이 앉혀질 최적의 땅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고, 그녀가 품고 있는 집에 대한 생각을 그림으로 옮겨줄 전문가들을 여럿 만났다. 그 긴 시간은 헛되지 않아서 건축주로서 기반시설이나 교통 등 땅을 보는 기준을 자연스럽게 세울 수 있었고, 감언이설과 호언장담이 아닌 제안과 조언을 해줄 전문가를 만날 수 있었다. 어느 따뜻한 봄날, 그렇게 만난 종합건축사사무소 도하의 박준영, 배가연 소장과 함께 향적산을 품은 주택 단지 입구 땅에 집을 그리기 시작해 일 년 반. 지난가을에 세 지붕을 가진 그녀만의 집을 만날 수 있었다.
‘덩어리의 비틀어짐’을 뚜렷이 보여주는 지붕. 그 사이로 형성된 외부 공간과 지붕선이 뚜렷한 인상을 남긴다.
단지 초입에 자리해 동네의 랜드마크처럼 여겨진다는 세지붕집. 경사 방향으로 외부공간을 배치해 시원스런 뷰를 확보했다.
지금은 세 지붕 집에 입주한 지 꼭 일 년. 경숙 씨는 지금도 여전히 마을 입구에 들어설 때마다 보이는 집의 모습에 설레곤 한다. 1년간 세심하게 설계한 그대로 지은 집은 사소한 갈등 하나 없이 마음이 편하고, 주택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늘 따뜻하고 시원하다. 동네 사람들이 ‘카페 같다’며 건네는 말에 뿌듯해하는 그녀는 마당에 난 들꽃에서, 테라스를 채우는 풍경에서 매일 새로운 주택 생활의 즐거움을 누린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남도 계룡시
대지면적 : 472.8㎡(143.02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2명
건축면적 : 94.04㎡(28.44평)
연면적 : 96.70㎡(29.25평)
건폐율 : 19.89%
용적률 : 20.45%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9.43m
구조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THK200 비드법보온판, THK60 준불연 열반사단열재, THK150 PF보드, THK220 비드법2종1호, THK30 단열재
외부마감재 : 외벽 – 0.5B 치장벽돌 / 지붕 –VM징크
담장재 : 큐블럭
창호재 : KCC PVC 이중창호
에너지원 : 가스보일러
조경석 : 현무암 판석
전기·기계·설비 : ㈜대림엠이씨
조경·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 : 종합건축사사무소 도하 박준영, 배가연
박준영, 배가연 소장이 받아든 필지는 배후에 산을 품고 있는 약 40세대 정도 자리한 주택단지 초입이었다. 도심에서 벗어나 옹기종기 모인 전원마을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세지붕’이라는 설계의 모티브를 도출했다. 단지 초입에 자리한 주택은 세 덩어리가 비틀어지면서 방향마다 다른 표정을 만들고 그 틈에서 테라스 등 외부공간이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주변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특징 있는 파사드로 마을을 찾는 손님을 처음으로 맞이한다.
내부 계단은 자칫하면 어둡고 갑갑한 공간이 되기 쉽다. 계단을 감싸는 벽에 넓은 통창을 두어 개방감과 채광을 동시에 잡았다.
인테리어 포인트 컬러로 적용한 파랑은 건축주의 취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현관을 통과하자마자 보이는 외부 풍경은 작은 규모의 주택에 개방감을 선사한다.
2층 가족실에는 계단실 방향으로 와이드한 창을 냈다. 계단실의 통창을 통해 향적산 풍경을 누리고 채광 효과를 나눈다.
실내로 들어서면 널찍한 거실과 강렬한 인상의 파란색을 만나게 된다. 마당의 외부공간과 닿는 곳마다 창을 둬 개방감 있는 실내를 연출했다. 넓은 통창이 시원스런 인상을 주는 계단을 오르면 바로 가족실을 만나게 된다. 가족실은 외부 테라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가족 구성원들의 일상 활동이 유연하게 확장되는데, 이 테라스에서 집이 닮고자 했던 향적산부터 동네까지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담긴다.
PLAN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실크벽지, ㈜우드스토리 디엠메종 강마루
욕실·주방 타일 : ㈜동서 도기질 타일
수전 등 욕실기구 : ㈜대림바쓰
주방가구 : ㈜그라센싱크 제작가구
조명 : ㈜삼영조명
계단재·난간 : 방킬라이, 합성목재 + 평철
현관문 : ㈜삼성하우징 디자인 단열도어
중문 : ㈜영림 3연동 + 브론즈, 망입유리
방문 : ㈜영림 MDF + 필름지 부착
붙박이장 : 전문업체 주문품
데크재 : 현무암(개미굴) 30T 판재
획일적인 수평 천장이 아닌 지붕선에 맞춘 경사진 천장과 기둥이 테라스가 가지는 비움과 채움을 명확히 드러낸다.
프라이버시가 강조되어야 하는 공간 앞에는 큐블럭 난간을, 풍경을 들어야 하는 공간 앞에는 투시형 난간을 배치했다.
관리의 편리성과 내구성을 염두에 두고 목재 대신 석재 데크를 설치하고 넓은 잔디마당을 조성했다.
건축가 박준영, 배가연 : 종합건축사사무소 도하
친구 같은 부부 건축가 박준영(좌) 소장과 배가연 소장(우)는 각각 충남대학교와 공주대학교에서 건축학과 학사를 취득하였고 함께 2018년에 종합건축사사무소 도하를 설립하였다. 건축 아뜰리에 ‘DOHA’는 ‘일상의 삶 속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기억을 건축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공간의 의미를 고찰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거창한 건축보다 보통의 시각으로, 지역사회의 비전문가들에게 건축을 보다 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젊은 건축가 그룹을 꿈꾼다.
042-368-3116 | www.doha.co.kr
구성 신기영 | 사진 김한빛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2월호 / Vol.300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