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pann.nate.com/talk/323490213
벌써 5년 전인데 수능 끝나고 곧바로 코수술을 했어
나같은 경우 어렸을때 코뼈가 부러져서,
뼈를 갈아야 하는 좀 큰 수술이었음
하여튼 수술대에 누웠다......
잠시 후 눈을 떴는데 아름다운 꽃밭이 펼쳐져 있는거임
어떻게 묘사를 못하겠는데,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해야하나
한 8시간 소변을 참다가
간신히 화장실에 갔을 때 느끼는 그 만족감의 100배 정도로
너무너무 완전 행복하고 평온하고
평생 여기서 살고싶을 정도로 안락한 곳이었음
막 미친듯이 하하하하핳하하 웃으면서 꽃밭을 뛰어 다니는데
저 너머에 사람들이 일렬로 줄을 서서 걸어가고 있더라고
그쪽으로 가서 한 아줌마한테 말을 걸었지
나 : 아줌마 뭐하세요? 어디 가세요?
아줌마 : 그~~~기 가고 있다아니가
나 : 어디요? 어디 가시는데요?
아줌마 : 그~기.. 그기... 황천! 황! 천! 행! 황천간다 아이가!
황천가는 길이라더라
근데 내가 진짜 또라이 같은 게 너무 가고싶은거야
황천으로...
거기로 가면 진짜 행복해질거 같은
그런 강박적인 욕구가 막 치솟았음
나 : 저도 갈래요!!! 저도 가고 싶어요!!!
아줌마 : 그래 같이 가자 니도 내 뒤에 서라
나 : 네 황천 갈게요
그래서 따라감
한참을 걷다보니까 길 끝에,
역시 말도안되게 아름다운 문이 있는거임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 인생 최고의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혀서
빨리 저 문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저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왜 이렇게 발이 안움직이지...
아줌마 : 야야 빨리와라 안오고 뭐하노?
저도 가고 싶은데 발이 안움직여요
빨리 저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ㅜㅜ
초조하고, 식은땀나고, 심장 쪼이고, 벌벌 떨리고...
들어가고 싶은데 도저히 발이 안움직여...
그 순간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내 어깨를 붙들길래
뒤돌아 봤더니 어렸을 때 돌아가신 아빠가 계셨어
아빠 : ㅇㅇ야 니가 왜 벌써 여기 와있어? 돌아가야지
나 : 아빠 나도 들어갈래!!
아빠 : 안돼 어서 돌아가서 엄마한테 잘해드리고
오빠도 빨리 군대나 가라고 해라
나 : 나도 가고싶어 나도 들어갈래 나도 들어갈래들어갈래
아빠 : 나중에 만나자 어서 가
그리고 눈을 떴는데
간호사들이랑 의사가 내 주변에 모여서
막 'ㅇㅇㅇ님!!! 환자분!!
정신 차리세요!!! 정신 차리세요!!!'하면서
엄청 분주한 분위기였음
내 몸이랑 입부분에 무슨 기계?같은거 대고 있었는데
그게 뭔지는 몰라 의식이 희미해서...
알고보니 수술 끝난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깨어나지 못하고 호흡 곤란이 와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하네
그 이후로 성형이나 수술에 대한 공포증이 생김ㅋㅋ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이 넘치는 곳은 처음 봤어
그 문을 넘어가야 진짜 저승인건가...
문 너머에는 뭐가 있었을까...
개꿈일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놀라운 경험이었다
#실화괴담
첫댓글 와
저승가는 길이 아름답고 황홀하면 좋겠다.. 힘들었던 사람들 그 때만이라도 행복하게 ㅜㅜ
여시마음이너무따뜻해🌸
오빠한테 할말은 빨리 군대나가라는 말뿐이냐고요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시 재밌는 글 많이 올려줘서 고마워!!!
코수술하다 죽을뻔봤네 아놕
어우 무섭다
아유 무섭다 ㅜ 이뻐지려다 죽을뻔했네..
황천이 가고 싶다니....
황천길이 예쁘다는 표현은 잘 안 들어본거같은데 좋다..ㅠㅠ 공포의 대상보다는 그래도 가는길 예쁘게 행복하게 가길
저승사자도 엄청 잘생기고 예쁜 모습이라고 하지 않았나ㅋㅋㅋ 죽음에 대한 배려가 참 .. 눈물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