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pann.nate.com/talk/323517062
때는 1980년대 후반..
저희 삼촌이 팔팔한 고등학생이였을 때 이야기입니다..
저희 삼촌은 경남 합천 출신입니다.
(지금도 5일장을 하는 시골이지만 그때는 완전 촌이였지요..)
그 시절의 시골에서 가장 큰 행사중의 하나는
'전국노래자랑' 이였습니다.
낮에 행사를 보고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고
얼큰하게 취하신 삼촌과 친구분들은
친구분께서 모는 경운기를 타고
짐칸에 누워 별을 보면서 집으로 오는 길이였습니다.
막걸리를 많이 마셔서 오줌이 마려우셨던 삼촌은
잠시 소변을 보기위해 경운기에서 내렸는데,
가로수 옆에 웬 장작들이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발견한 삼촌은 얼씨구나 하며
그 장작들을 경운기에 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절에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매일 산에 나무를 하러 올라가셨고,
그 나무들을 팔아서
저희 아버지를 비롯한 4남매를 키우셨기 때문에
그 장작들은 돈이나 마찬가지였죠.
지금도 저희 시골에 가면
아랫방에는 장작으로 불을 때웁니다.)
그런데 그 장작들을 싣고
경운기가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누워있는 삼촌의 귀 옆에서
어떤 할머니가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삼촌은 지나가는 할머니가 계신 줄 알고
태워드리려 몸을 일으켰는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이
경운기의 엔진 소리만 들렸다고 했습니다.
'술기운이겠거니..' 하고 다시 누웠는데,
이번에는 그 할머니 목소리와 함께
어떤 할아버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삼촌은
친구분들에게
'니 사람소리 못들었나?' 라고 물었더니,
친구분들은 '임마 이거 술됐나? 헛소리 고마해라!'
라고 넘어가길래,
겁이 난 삼촌은 아까 주웠던 장작들을 몽땅 내던지고
다시 누우니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기분이 들었고,
집에 도착했을 땐 문이 잠겨서 옷이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잽싸게 담을 넘어 할머니 방에 들어가서 잤다고 합니다.
다음날 할머니께 어제 있었던 일을 설명했더니,
(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장작더미들을 주웠는데,
할머니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고
그것들을 버리니 조용해졌다.)
할머니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어제 윗동네에 혼자 사시던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그 할머니를 모신 꽃상여를 태우고
남은 장작더미 일 거라고 하더라는군요.
그리고 할아버지 목소리는
아마 먼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만나서
그렇게 되지 않았겠냐는 말씀도 하셨더라는..
이 이야기를 들으니,
옛 어른들 말씀에 산이나 길에서 떨어진 물건
함부러 줍지 말라는 이야기가생각 나더라구요..
#실화괴담
첫댓글 ㅁㅊ 그런걸 왜 아무데나 버려요
그치.. 상여 태우고 남은 장작이라고 누가 생각했겠어;;
큰일날뻔했구만.. 근데 길바닥에 내동댕이친건 괜찮나 ./.. ?
나도 윗 여시랑 똑같은 생각했다 ㅋㅋㅋ 길바닥에 내동댕이 친 건... 봐주시나...?
재밌다.. 더 줘
다 태우지 왜 남겨놔요 ㅠ
아니 산사람은 살아야지 뭐 어카라고요.........
그럼 저건 태워야하ㅏ
헉 ㅜ 그 땐 아나바다 없얻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