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세명과 넷이서 오늘 금정산 등산을 하였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5시부터 비가 오는 것으로 돼 있어
우산을 챙기지 않고 나섰다. 온천장역에서 열시반에 만나서 역팦 203번 버스 종점에서 산성가는 마을버스를
탔다. 평일에는 15분마다 있지만 로요일과 휴일에는 8분마다 있어 달려 갔더니 좌석이 없어 다음 차를 탔다.
동문에서 하차하여 제 3망루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였다. 제3망루는 큰 길에서 성벽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어
예전에는 지나쳤던 길이었다.
제3망루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세워졌으므로 올라가는 길도 바위에 발이 미끄러지지 않을 정도의 작은 홈을
파서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고 옆에는 로프를 설치해 놓아 우리는 한 손으로 로프를 잡아 당기며 올라갔다.
망루에 오르니 발 아래로 부우연 안개 속의 시내 전경이 펼처져 보였다. 망루는 왜적이 침입해 오는 것을 감시
하기 위한 감시초소였다. 망루 기와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나무 기둥은 큰 나무가 귀했던지 두개를 이어서
세운 흔적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틈새가 벌어져 눈에 띄었다.
제3망루에서 내려와 다시 고단봉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점심때가 되어 큰 바위 아래 풀밭에 둘러 앉아 간딘히
요기를 하고 빗방울이 듣기 시작하여 우리는 하산을 서둘렀다. 상마 마을로 내려갈 참으로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겨우내 얼었던 부엽토 땅이 녹아 신발에 찰떡 같이 달라붙어 하마트면 미끄러질뻔 하였다. 할 수 없이 도중에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샛길로 빠져 외국어대 캠퍼스가 있는 등산로로 내려와 두실역에서 지하철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