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pann.nate.com/talk/325569484
전에 이야기했다시피
필자의 할머니댁은 굉장히 시골임
시골에다가
동네 남쪽 어귀에는 바다를 끼고있는 절벽이 있음
동네에선 꽤나 높은 위치에 있지만
그렇게 높은 절벽도 아니고
바다가 깊은 부분도 아니라서
건강한 어르신들은 그쪽바다에서 수영하실정도로 낮음
내가 마을에 오고 1년정도 넘게 지날무렵
마을에 재개발 이야기가 돌기 시작함
바다근처라 관광지로 쓰기에 좋다면서
한겨울에 눈 펑펑내리는데도
부동산 차량들이 들락날락 거림
심지어 몇몇차량은
마을 입구에서 눈길에 미끄러져서 사고날정도
그래도 마을 이장님
(그래도 몇가구 안되서 실질적으로 이장님은 따로 안계심)
의견에 따라서
다들 부동산 사람들이랑은 이야기를 안하기로 했음
그러다가 어느날 일이 터졌음
부동산하던 어느 분이 우리 마을 출신이었는지
뜬금없이 찾아와서
마을분들에게 인사도 하고 선물도 돌리기 시작함
당시 꽤 유니크했던 과자 선물셋트를
나에게 선물하기도 하심
무당할머니께서도 별 말씀 없으시길래
나는 당시 그 분이
순수하게 찾아뵈러 온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고나서 자꾸 하나씩 일이 터짐
마을 입구에 있는 흑염소가 뜬금없이 죽어나질 않나
이장님 댁에 있던 스피커가 고장나서
작동이 안되기도 하고
겨우내 소 먹이려고 짚을 모아둔
동네창고가 텅 비어버리기도 했음
심지어 절벽에서
도깨비불을 봤다는 사람마저 생길 정도
일주일 가량 그런 일들이 지속되니까
출처없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누구네 묘가 파헤쳐 졌다더라)
이장님이 무당할머니에게
굿 한번 해달라고 부탁하시는 상황까지 이르럼
근데 무당할머니 말씀이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응게 못도와주것소"
라고 하시고 굿을 거절하심
그후로도 한동안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부동산 아저씨가 온지 열흘째 되는날
어느날 밤에
귀에 거슬릴정도로 쿵쿵대는 소리가 들림
근데 개들이 조용하게 있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서
마당에서 입구를 슬쩍 봤는데
부동산아저씨가 속옷바람으로
무당할머니댁 문을 두드리고 있었음
뭔일이지 하고있었는데
한참 두드려도
무당할머니께서 안나오시니까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그길로 자가용을 타고 도망치듯이 떠남
아침에 외할머니께 여쭤보니
아무소리 못들었다고 하심
내가 잘못 본 건가 하고 있었는데
그날 점심쯤에 무당할머니께서
주먹밥 두덩이와 나물반찬 몇가지를 챙기시더니
나에게 막걸리병을 들고 따라오라고 하심
들고 따라가서 절벽에서 막걸리를 뿌리고
주먹밥도 고수레 하시더니
절벽에 대고 인사를 하고 마을로 다시 내려오심
내려오시는 길에 욕심부리지 말아라
라고 신신당부 하시고 말씀하시는데
대강 기억나는 일의 전말은 이러했음
소문듣고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마을사람들이 팔지 않으니까
동네 출신인 그 부동산 아저씨가
미리 나쁜 소문을 내려고 내려온것임
귀신나오는 동네니, 터가 안좋니, 장사하면 다 망하니,
이런 이야기를 하고
내려와서 하나하나 작업한거임
흑염소 먹을 짚에다가 약을 뿌린다거나
오밤중에 트럭으로
창고에서 짚단을 빼어간다거나
마을에도 흉흉한 소문이 돌게 만들어서
이장님을 설득하려고 한건데
어느날부터 자꾸 가위에 눌렸다는 것임
자도자도 피곤하고
심지어는 자느라 정신없었는데
다음날 사고가 나니까
이 부동산아저씨가 덜컥 겁난거임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닌가 하고
그러다 열흘째 되는 그날
그 아저씨는 술을 얼큰하게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자기를 향해 수백명의 귀신이 달려드는 꿈을 꾸게됨
식겁해서 일어나는 순간
저 절벽 위에서부터 이어지는
진짜 수백개의 희끄무레한 것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고함
옷이고 나발이고 차키만 챙겨서
속옷 바람으로 죽을 힘을 다해 뛰어
무당할머니댁 앞에까지 갔는데
무서운 것들은 다가오고 문은 안열리니까
그길로 차를 타고 도망간것임
원래 이 마을 터라는 것이
서낭당과 토지신이 감싸는 위치에 터를 세우는데
우리 동네는 서낭당이 필요없을 정도로
토지신의 힘이 강했다고 함
근데 언놈이 마을을 해치려고 맘을 품고 있으니까
이 한놈을 쫓아내기 위해
토지신이 마을터에 귀신길을 만들어서
온갖 잡귀들을 다 그 길로 지나가게 만든것임
게다가 그 길자리가
부동산 아저씨 잠자리를 절묘하게 지나가는 위치
무당할머니께서는 토지신이 하는 일이니
손댈 수가 없던 것이고
그아저씨는 밤마다
가위에 눌리거나 악몽을 꾸게된 것임
그리고 무당할머니는 그에 보답하기 위해
주먹밥과 나물요리를 가져가신것임
세상 모든일엔 순리가 있고 이치가 있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욕심부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심
#실화괴담
카페 게시글
홍콩할매의 속삭임
사람
무당할머니 : 터
에트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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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44
24.11.20 23:28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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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음심보를 곱게먹어야지 저렇게하니까 저러지 으이그
동네 터 파워짱세다
와 동네 쎄다. 뭔가 든든하네
돈미새의 최후
나쁜새끼ㅡㅡ 터줏신이라하나 이런걸? 마을신? 짱이다
미친놈 아주 잘 걸렸노
토지신 존멋
잼따
토지신 존멋
재밌다 고마워😍😍
와 신기해
토지신님 최고
동물이나 처 죽이는꼬라지가 어휴 도망간걸로는 안될거같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