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뜨는 해이건만 일출은 늘 아름다웁다.
올 해로 10년 째이던가? 하나 모자란 9년 째인던가?...
나도 헷갈리는 숫자에 더 이상 신경쓰지 말기로하자.
그렇게 언제부터 시작하게 됐는지 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나'만의 그 행사를 올해도 무사히 치뤘다는 것, 그래서 가슴 한 구석이 꽉 채워졌다는 것. 그것만 생각하자.
백록담에서 일출을 맞기 위한 준비로 서둘러 잠을 청했다.
10시 쯤 초등 동창에게서 전화가 오더라.
올해도 한라산 올라가냐고...
그럼!
녀석들과 같이 가잔다.
나홀로 산행이 될까 했는데, 반가운 일이다.
시력이 그리 좋지 못한 내게도 어둠속에서 제 빛깔 뿜어대는 흰눈이 완연하드라.
고것을 밟으며 걷는 걸음이 헉헉대는 숨결속에서도 가볍더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는 어데쯤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에 가슴이 뭉클...
늘 보아도 퇴색되지 않는 감동이 저 밤하늘이다.
하늘에 저리도 별이 많았었나?... 잊었던 밤하늘 기억을 되새기었지.
영화속 그려넣은 별도다도 더 선명한 빛깔들이 흐릿한 내 눈으로 파고들었지.
몇 걸음 걷고는 올려다 보고, 다시 몇 걸음... 밤하늘...선명한 별빛...
그리 쉬 눈 떼지 못할 별밤이었지.
렌턴 불빛을 길라잡이 삼아 가다가, 그 불빛이 정적을 깨는 방해꾼 같아 꺼버렸네.
사방 아득한 고요가 느껴지더군. 그대로가 살아 있단 기쁨이더군.
신선한 산공기 들이마시고, 고개 젖혀 하늘 한 번 바라보고...
산 중턱 넓은 휴식터에서 하늘을 바라보다 친구와 동시에 목격한 별똥 별.
'별똥별이다~'동시에 터져나오는 감탄사!
새삼 선명한 밤 하늘과 별이다.
정상에 가까울 쯤 여명이 일기 시작했다.
뒤돌아보니, 뵈는 인 속세를 온통 뒤덮은 거대한 운해-
남은 힘을 더해 서둘러 오른 정상엔 새해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 이들이 저리도 많네.
긴장의 순간-
모두가 일출을 맞는 해바라기네...
운해가 알을 낳듯, 저 혼자 솟구치는 태양에 눈이 부시다-
찬란한 천지개벽이다. 가슴북받치는 새해 일출이어니...
...
이천사년 모두에게 희망이 전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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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의 樂書
일출-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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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02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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