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털리부인의 사랑>
20051086 한경석
D.H.로렌스의‘차탈리부인의사랑’ – 원제는Lady Chatterley's Lover인데, 국내에서는챠타레부인으로번역되기도했다. - 또한중학교때읽은책이다. 부분적이긴하지만.
당시우리집에는아빠가친구의부탁을거절하지못해들여놓은세계문학전집이있었다. 그런데좀구성이이상했다. 일명유명하다는세계문학은없었던것으로기억되는데,세계문학전집이아닐수도있다. 어쨌든그책들은모조지인쇄에세로 2단구성이었는데한마디로구미가안땡기는책들이었다. 그나마우리집에서책을제일많이읽는다는나도안보는책이었는데, 어쨌든책장에모셔져장식역할을수행중이었다.
요즘은어떤지모르겠지만, 내가중학생이었을때는 7교시정도면학교를마쳤다. 집으로오면 3~4시였다. 친구들은학원도다니고해서오후시간을어떻게든때웠는데, 나는학원도다니질않아서, TV 가시작되기전 1~2시간은고스란히내시간이되었다. 햇살받이하며멍하니누워있기도하고, 동생들숙제도봐주기도하고, 석간신문을보기도했다. 나름조숙했다. 이도지치고저도지칠때쯤시선은먼지쌓인책장으로향했는데, 그중‘채털리부인의사랑’이란책을뽑아들었다. 그전집중에‘사랑’이란단어가들어가는유일한책이었을것이다.
먼지를걷어내고하드커버겉표지를펼치니, 쩌~억하고처음이라는소리가났다. 책은세로로되어있어이번엔글자자체를읽기도어려웠고, 마침표는생뚱맞게도일본식이었다. 역시나두어장읽으니이건아니다라는생각이들었다. 요즘같으면, 두번생각하지않고책을덮어버렸겠으나, 그래도채털리부인이누구랑사랑을한대잖아. 남편은아닐테니누구인가알아보기나하자, 싶었다. 이상하게도참을성이많았다.
책을훝기시작했다. 반이상을훝었지만인상깊은장면이나, 누군가와사랑을하는장면을찾을수가없었다. 게다가책은두꺼웠다. 포기를해야겠다고생각이들때쯤, 인상깊은장면이나타났다.
빗속에서우리의‘채털리부인’이옷을벗어버린것이었다. 완전히. 오~호~. 예상치못했던야한장면이나타나서가슴은콩닥콩닥뛰었고, 기분은너무나좋았다. 고생을했던보람이있구나. 정신을차리고이부분을정독하기위하여앞쪽으로몇장거슬러올라갔다.
그장면은당시나에게너무나충격적인장면이었는데, 채털리부인의연인은산지기인지, 문지기인지, 어쨌든채털리부인네집에고용된하인이었다. 이유는모르겠지만, 채털리부인은그사람과사랑을나눈후, 갑자기빗속으로뛰어나갔다. 옷을걸치지않고나갔는데, 연인은부인의돌발행동에놀라면서도자신도벌거벗은채로따라나갔다. (내기억이맞는지모르겠다)
빗속에서언덕을뛰어다니다가꽃과풀을뜯어서로의몸과체모를데코레이션하는장면은가히충격적이었다. 어린마음에이책은좋은책이아니라는생각이들었지만, 책을얼른덮고그대로꼳아두는것대신에, 집에아무도없는틈을타서유사한장면을더찾아보았다. 그부분뒤로두어개정도의유사한장면이더있었으나, 처음장면의충격을넘어서진못했다.
채털리부인이산지기와사랑에빠지게된경위와, 채털리부인이사랑에빠질수밖에없었던– 왜냐하면나는산지기가별로라고생각했었다– 소설속사회적배경과, 왜작가는이렇게도야하게묘사했을까하는생각을하긴했지만결코책을처음부터다시읽으려고는하지않았다. 이후그장면이생각나서그부분만 3~4번정도다시읽은것같다. 3~4번읽고나니, 충격적인장면도어느정도면역이생겼고, 이후다시그책을꺼내지는않았다.
그대신세계명작목록에서‘채털리부인의사랑’을발견할때마다혼자씩웃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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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무역 20051085 한경석 채털리부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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