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에서 장애란 없다
^골프장에 카트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 골퍼 케이시 마틴에게 미국 언론들은 한때 큰 관심을 보였다. 마틴은 2000년 1월 20일 자신의 PGA 투어 데뷔전인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 1라운드에서 지난 대회 챔피언 데이비드 듀발 등과 함께 공동 30위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이자 취재기자 30여명이 라운드를 같이 돌며 일거수일투족을 챙길 정도였다.
^미국 언론이 이처럼 마틴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인 것은 그의 선천성 중증 장애 때문이다.
^그는 「클리펠-트레노니-웨버 증후군」이라 불리는 일종의 혈액순환장애로 오른쪽 다리를 거의 쓸 수 없는 상태다. 때문에 마틴은 1995년 프로무대인 나이키 투어에 데뷔한 이후 플레이는 서서 하지만 매 홀을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카트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한동안 카트를 타겠다는 마틴 측과 다른 선수들은 걸어서 라운드 하는데 혼자서 카트를 타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PGA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으나 법원이 마틴의 손을 들어주어 마틴은 떳떳하게 카트를 탈 수 있게 되었다.
^담당의사가 다리를 절단할 것을 권유할 정도로 상태가 나쁜데도 불구하고 마틴은 불굴의 정신력과 끝없는 훈련으로 극복, ‘인간승리의 찬사를 받고 있다.
^데뷔 3년 만인 1998년 PGA투어 2부 리그인 나이키투어 레이크랜드 클래식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을 한 데 이어 그해 US오픈서는 예선을 통과해 공동 2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99년에는 나이키 투어 상금랭킹 14위(12만2,742달러)를 기록, 15위 이내 선수에게 주어지는 2000년 PGA투어 출전티켓을 따냈다.
^스탠퍼드대 출신의 마틴은 “PGA 무대야말로 내가 어렸을 때부터 서고 싶었던 자리”라며 “매 홀이 끝날 때마다 카메라플래시 세례를 받는 등 매스컴의 관심 때문에 퍼팅에 집중할 수 없었지만 다음 라운드에서는 더욱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암에 걸려 왼쪽 다리 일부분을 잘라낸 한 재미교포 10대 골프선수가 미국 아마추어 골프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LA 타임즈는 2000년 1월1일자에서 로스엔젤레스 남부 세리토스 고교 3학년이 제임스 명군이 한쪽 다리로 걷고 스윙하지만 자세가 부드럽고 우아하며 균형이 잡혀 있는 등 정상적인 선수들과 비교해 전혀 모자람이 없다고 보도했다.
^명군은 지난 몇 개월간 열린 대회에서 두 번이나 80타 이하를 쳤으며 최근 옥스나드릿지 골프코스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15홀을 도는 동안 5언더파를 기록하기도 했다. 1983년 두 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명군은 11살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장을 드나들면서 클럽을 잡았으며 15살 때 왼쪽 발목에 혹 같은 것이 있는 것을 처음 알았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명군은 천부적인 자질과 꾸준한 연습으로 캘리포니아 남부의 출중한 선수들과 각종 대회에서 자웅을 겨뤘다. 그러나 발목의 혹이 악성종양으로 판명돼 결국 왼쪽 무릎아래 몇 인치를 잘라내고 의족을 댔다.
^명군은 의사들이 방사선치료로 암세포 전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으나 투병과정이 너무 힘들어 순전히 내 결단에 의해 다리를 잘랐다고 말했다. 9개월 뒤 통증과 암은 사라졌으며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명군은 1997년 첫 출전한 전미주니어골프협회(AJPA) 토너먼트에서 3위에 입상했으며 4대 주니어 골프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AJPA 청소년 챔피언십 토너먼트에서 9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명군은 암이 걸린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시카고에서 열린 US 아마추어대회에 출전, 진통제를 먹어가며 2차전까지 진출하는 투혼을 보였다.
^명군의 무서운 의지가 우리에게 감명을 주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는 자세 또한 남다르다. 명군은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은 모두 하나님 덕분”이라며 “암으로 다리를 절단한 사람이 아닌 한 명의 정상인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역경이 무엇이든지 간에 결코 혼자서 극복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며 희망과 용기를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골프를 즐긴 사람의 예는 수없이 많다.
^캐나다의 메이저 프랭크 애드워즈 소령은 전쟁 중 두 팔을 잃었으나 골프와 당구를 칠 수 있는 기구를 개발해 한쪽 팔로 골프를 즐겼다고 하며 더글러스 베이더 경은 다리가 없었지만 한때 핸디캡 4의 기록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영국의 귀족인 비크로프트 토우스 경은 보어전쟁 당시 실명한 뒤 정기적으로 골프를 즐겼다. 실명 당시 37세였던 그는 1948년 8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골프를 쳤다고 한다.
^1970년대 초 프랑스의 시각장애인인 조세프 에체베리아는 핸디캡 5의 실력을 과시해 정상인들을 놀라게 했다.
^골프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것은 골프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육체적인 장애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