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진산업 사측 지난 9월말 한국노총 소속 경인전기노조 급조해 노동탄압, 노노갈등 획책...분신 조합원 분신 현장에서부터 이송 중에 줄곧 “(영진산업)유해성 구속하라”외쳐 -
△전국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분과 정00 조합원이 27일 오후 1시54분경 분신했다. 부평 영진전업 등의 사측 부당노동 행위에 저항하며 몸에 불을 당겼다. 27일 오후 1시54분 영진전업 파업농성 현장에서 분신한 정해진 조합원은 분신 당시부터 부천 순천향병원, 한강 성심병원 이송때까지 줄곧 “유해성을 구속하라”고 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 고 정해진 열사
백석근 전국건설노조 위원장은 분신 현장에서부터 정해진 조합원이 계속 유해성 구속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저녁 7시35분 현재, 오후 4시20분경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2차 치료를 받고 병원 3층 화상치료 중환자센터로 이송된 정해진 조합원을 보기 위해 전국건설노조 관계자들이 이동한 상태다. 병원로비에는 이용식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남궁현 전국건설산업연맹 위원장, 그리고 기자 일부가 의사 소견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다.
한편 한 전기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영진산업과 지난 9월말 급조된 한국노총 소속 경기전기노조 등의 실체를 둘러싸고 '상상하기 어려운 노조파괴 공작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정해진 조합원과 십수년째 소위 ‘뺀치(외부 전기공사를 지칭함)’을 해왔다는 한 동료 조합원은 영진전업 사측의 잔인무도한 노동탄압 실태를 <노동과세계> 기자에게 밝혔다.
특히 지난 19일 영진전업 파업 농성현장 천막침탈과 조합원 린치사태 당시 한국노총 조끼를 입은 자들의 실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영진전업이라는 회사는 한국전력으로부터 전기공사를 수주한다고 한다. 문제는 ‘유해성’이라고 알려진, 소위 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원분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극한 탄압을 벌이는 자가 지금과같은 비극적 사태를 불러 일으킨 주인공이라고 조합원들은 입을 모은다.
부평 영진전업은 ‘유해성’의 부인이 대표이사로 등기돼 있으며, 유해성은 대진전업 대표이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대진전업 대표이사로 등기된 유해성 씨는 전기공사협회 간부로도 재직 중이며 이런 권력을 활용해 한국전력 인천지역 하도급업체들로부터 단체교섭을 위임받아 노조무력화 공작과 폭력적 탄압을 일삼아왔다는 것이다.
영진전업에는 유해성씨 친형인 유해철 씨가 전무로 재직 중이고 그는 한국노총 소속 경인전기노조 사무장이기도 하다. 또 한국노총 경인전기노조 위원장인 황근연은 유해철의 이종사촌 형이라는 것이다.
유해성의 친형인 유해철 씨는 전국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분과원 조합원들 현장활동을 막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체교섭권을 위임란 업체 대표들을 소집해 (민주노총)전기분과원 조합원들이 집회를 벌이면 그에 맞대응하는 집회를 벌이거나, 용역깡패 등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현장활동을 고의적으로 차단하거나 폭력을 벌여왔다는 게 조합원들의 고발이다.
지난 19일 한국노총 조끼를 입고 영진전업 파업 농성현장을 침탈하던 당시에도 유해성과 유해철이 깊숙이 관여돼 있으며,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가 이런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모르쇠하는 것 아니냐는 게 현장 조합원들의 의혹 제기 부분이다.
특히 경찰에 의해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당시 한국노총 조끼를 입고 현장을 침탈했던 무리들 일부가 입건돼 경찰 조사과정에 ‘용역’이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한 관계자는 “왜 그들이 한국노총 조끼를 입게 됐는지, 한국노총 방송차가 왜 영진전업 (민주노총)파업현장에 서있었는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영진전업 실권자인 유해성 씨 친형인 유해철 씨가 지난 9월말경 급조해 만든 한국노총 소속 경인전기노조가 사측을 대신해 전국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원분과 조합원들의 파업투쟁에 실력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런 사실을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가 전혀 모르고 있었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백석근 전국건설노조 위원장과 현장 조합원들은 “노노갈등을 겨냥한 노조무력화 공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가 지금과 같은 사태 발생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영진전업 실권자이자 인천 전업사들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은 유해성 씨의 노조파괴 공작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전기원분과 조합원들이 밝힌 영진전업 사측의 지배개입적 부당 노동탄압 행태를 보면 한 마디로 가관이다.
유해성 씨는 먼저 노조 측 교섭대표자들에게 “너네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안 된다, 돈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는 등 비정상적인 폭언을 일삼는 등 노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또 자신이 전기공사협회 간부라는 직책을 이용해 업체 대표자들의 부실공사를 제재한다는 명목으로 노조와 단체협상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해왔다는 것이다.
유해성은 지난 9월 급조한 한국노총 소속 경기전기노조 조합원들과 업체 대표자들에게 “내가 너희들에게 노조를 만들어줬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냐”며 ‘실력행사’를 주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원분과 영진전업 조합원들이 지난 6월19일 결국 사측의 부당노동 행위에 맞서 파업을 결의하고 현장 실천활동에 돌입하자 유해성은 업체 대표자들을 즉각 한국전기공사협회로 소집해, 그 자리에서 “민주노총 소속 전국 규모의 전기원노조가 생기면 안 된다”며 사장들을 선동한다.
그 당시 호남에서 참석한 전기업체 사장 윤0 씨는 “이래도 단협을 체결하시겠습니까”라는 제하의, 노사 문제를 상당히 왜곡한 내용의 유인물을 작성해 사장들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등 노조무력화에 나섰고 이런 사실이 조합원들에게 발각돼 분을 샀다.
하지만 (민주노총)전기원분과 조합원들의 호소와 상식적 요구는 이들에 의해 상당부분 왜곡되고 변질된 채 업체사장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실제로 현장 업체사장들은 조합원들에게 되레 “조합원들이 일정부분 공사몫을 갖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 조합원들은 “현장에 인원이 적정배치할 때 일손이 모자랄 경우 일당직으로라도 자신들을 사용해달라고 했지 10% 할당같은 쿼터를 요구한 것이 결코 아니라”며 “이는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영진전업 유해성과 일부 업체 사장들이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했기 때문이며 이는 결국 오늘과같은 조합원 분신사태로 이어졌다”고 격앙한다.
즉 인천 부평 영진전업 현장에는 노동조합 자체를 부정하는 유해성이 한국전기공사협회 간부라는 점 등을 악용해 노조를 탄압하는 한편, 유해철, 황근연 등 그의 친인척들을 (경영)요직에 포진시켜 노조와해 공작을 펴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더구나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을 급조해 생계 위기 때문에 파업현장에서 이탈한 일부 전기 노동자들을 가입시켜 한국노총 조끼를 착용케 하는 한편, 한국노총 조끼를 입힌 용역들을 대거 동원해 전국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원분과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정해진 조합원은 사측에게 근로기준법을 지키고, 전기원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일념하나로 파업투쟁 선봉에 섰다가 결국 분신에까지 이르게 된다. 한 중년의 비정규 노동자에게 가해진 사측의 가혹한 폭력이 결국 ‘목숨을 건 분신’을 택하게 만든 것이다.
저녁 8시 현재,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치료 중인 정해진 조합원 상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기도가 심하게 화상을 입어 열리지 않고 있는 상태로만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상태가 위중하다는 것을 말한다.
지난 4월 한미에프티에이 저지를 외치며 분신했다가 결국 세상을 떠난 고 허세욱 열사도 바로 이 병원에 있었다. <한강성심병원 현장=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