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 레오폴드(Rand Aldo Leopold,1887~1948)는 미국 현대 환경윤리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사람으로서 그의 에세이집 "A Sand County Almanac; and Sketches Here and There"은 현대 환경운동의 철학적 기반이 되는 명저로 꼽힌다. 미국의 대표적인 플라이낚시 단체인 FFF(Federation of Fly Fishers)나 TU(Trout Unlimited)의 경우도 그 활동의 사상적 기반을 알도 레오폴드에게서 찾고 있다. 왼쪽의 사진은 알도 레오폴드의 평전인 "Aldo Leopold; A Fierce Green Fire"(Marybeth Lorbiechi著, Oxford University Press刊)의 표지에 실려있는 사진이다.
이 책 제목의 한 귀절인 'A Fierce Green Fire'는 죽어가는 늑대의 눈빛을 가리키는 '맹렬한 초록빛 불꽃'을 의미하며 죽어가던 늑대의 눈빛을 바라본 그 날 이후 알도 레오폴드로 하여금 자연을 전과 달리 바라보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의 에세이집 "A Sand County Almanac"은 '모래 군의 열두 달'(도서출판 따님 刊)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 소개되어 있다. 아래의 글은 그가 죽어가는 늑대의 눈에서 '맹렬한 초록빛 불꽃'을 본 뒤로 늑대 사냥을 그만두게 된 계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A Sand County Almanac"(Oxford University Press刊) 129~130쪽에 실려 있는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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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가르쳐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풋내기들만이 늑대의 존재를, 그리고 산은 늑대에 관해 인간이 알 수 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를 뿐이다. 나의 이런 확신은 늑대 한 마리가 죽어가던 것을 지켜보던 그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높은 바위 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고 우리의 발 아래로는 강물이 거칠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때 우리는 암사슴으로 보이는 짐승 한 마리가 강을 헤엄쳐 건너는 것을 보았다. 그 짐승이 우리가 있는 쪽의 강 기슭으로 올라와 꼬리를 털 때 비로서 우리는 그게 늑대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 때 갑자기 새끼 늑대 여섯 마리가 숲에서 뛰어나와 꼬리를 흔들며 뒤엉킨 채 어미를 맞이했다. 늑대 한 무리가 우리가 자리잡고 있던 바위 벼랑 아래의 들판에서 뛰놀고 있는 것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늑대를 없애버릴 수 있는 기회를 그냥 지나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즉시 늑대 무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 그러나 흥분한 탓에 사격은 정확하지 못했다. 라이플에서 탄환이 다 떨어졌을 때 늙은 늑대는 쓰러졌고, 새끼 한 마리는 돌무더기쪽으로 다리를 끌며 기어가고 있었다.
늙은 늑대에게 다가간 우리는 때마침 늑대의 눈에서 꺼져가는 맹렬한 초록빛 불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때 그 눈을 보면서 아직까지 내가 모르고 있던 어떤 것, 늑대와 산만이 알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 후로 이 일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 나는 방아쇠를 당기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던 젊은 나이였다. 나는 늑대가 줄면 사슴이 늘어나므로 늑대가 없는 곳은 사냥꾼의 천국이 될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그 초록빛 불꽃이 꺼져가는 것을 바라본 후로는 늑대도 산도 그런 나의 생각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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