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 노화 / 알츠하이머 병 / 프로그램설 / 오류 파국설 / 활성 산소설/ 분열 수명 / 텔러미어 가설 / 세포사 / 아포토시스 / 암 / 암 억제 유전자/ 동면
♣수명
다세포 생물의 대부분은 유성 생식으로 자손을 남긴다.
이들 생물은 생식 시기를 끝내면 마침내 개체의 죽음을 맞이한다. 생명이 계속되는 기간을 수명이라고 하고 최대 수명은 동물에 따라 거의 결정되어 있다. 쥐는 3년, 코끼리는 80년, 사람은 120년, 바다거북은 170년 정도이다. 연어처럼 생식을 마치면 즉시 죽는 것도 있다.
한편 대장균처럼 무성 생식으로 불어나는 생물은 영양의 고갈 등이 없는 한 무한히 증식이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물의 수명, 바꿔 말하면 죽음은 진화 과정에서 유성 생식과 함께 지구상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유성 생식은 새로운 유전자의 조합을 만들어 내는 생식 방법이다. 대부분의 조합을 시도하는 것이 가능하고, 보다 나은 유전자 조합의 개체가 생기며, 부적당한 조합의 개체가 죽음으로써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갈 수도 있다.
생식을 마친 어버이가 죽음으로써 오래 된 유전자 조합은 소멸된다. 죽음은 유전자를 위한 유전자의 소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노화
다세포 생물에서 생리 기능이 쇠퇴하는 현상.
사람의 경우에는 뇌의 위축과 심박출량의 감소, 동맥경화의 진행, 치육이나 치근의 위축, 근육의 위축, 골다공증, 시력 저하 등을 볼 수 있다.
이 개체 노화의 원인에 대한 설명으로서 ‘실수 축적 가설’과 ‘세포 수명 가설’이 생각되고 있다. 실수 축적 가설은 DNA와 단백질 등의 분자, 세포, 조직에 이상이 점점 축적되어 그 이상의 정도가 어느 한도 이상 되었을 때 노화가 일어난다고 하는 것. 세포 수명 가설은 세포가 증식을 정지해 버려 조직의 기능이 저하한다고 하는 것이다.
세포가 분열하지 않게 된 상태를 ‘세포 노화’라고 한다. 세포 노화의 원인에 대하여는 유전자에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하는 ‘프로그램설’이 있고 그 중의 하나가 ‘텔러미어 가설’이다.
그 밖에 DNA나 단백질 합성 때 오류가 중복되어 노화가 일어난다고 하는 ‘오류 파국설’, 활성 산소가 DNA 등에 해를 미치기 때문이라고 하는 ‘활성 산소설’등이 있다.
♣알츠하이머 병
노인성 치매증의 하나. 보통은 65세 이후에 발병한다.
증상으로는 처음에는 가벼운 건망증으로 시작하다가 마침내 일시나 장소를 알 수 없게 되거나 배회, 정신 혼란, 실금을 볼 수 있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인격 붕괴에 이른다.
기억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의 신경 세포가 변성하여 대량으로 사멸하는 것이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알츠하이머 병 환자의 뇌는 위축되어 있고 뇌 안에 아미노이드라는 단백질이 침착한 ‘노인 반점’, ‘신경 원섬유 변화’라고 하는 섬유 모양의 구조가 신경 세포 내에서 보여지는 것이 특징이다. 알츠하이머 병의 경우 신경세포는 아포토시스에 의해 사멸한다고 하는 보고도 있다.
40대에 발병하는 약년성 알츠하이머 병도 있다. 이것은 유전에 의한 것으로, 관여하는 유전자가 모두 발견되었다. 노년성인 것에 대해서도 최근 관련하는 유전자가 수개 발견되었고, 이들 유전자가 변이하면 알츠하이머 병의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생각되고 있다.
♣프로그램설
세포의 노화를 설명하는 설의 하나로 세포 노화는 미리 유전자에 짜넣어진 것(프로그램 되어 있다)이라고 하는 견해.
프로그램설에서는 세포를 노화 상태가 되게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노화 유전자)가 1개 또는 여러 개 있고 그 유전자가 작용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세포가 노화한다. 그러나 젊은 세포에는 노화 유전자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제가 있다는 것이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가 불사화한 것으로 세포를 암화시키는 유전자가 이미 몇 개인가 발견되었다. 그런데 사람 세포에 암 유전자를 넣어도 그 세포가 암화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세포의 불사화를 막도록 노화 유전자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바꿔 말하면 노화 유전자는 세포를 노화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반면 세포의 암화를 막고 있는 것이 된다.
세포의 분열 수명을 설명하는 ‘텔러미어 가설’도 프로그램설 가운데 하나이다.
♣오류 파국설
세포의 노화를 설명하는 설의 하나로, 세포가 분열과 증식을 반복하는 사이에 여러 가지 상해나 변이가 축적되어 세포의 기능에 파탄을 초래하는 것이 세포 노화로 연결된다고 하는 것.
세포 분열시에는 DNA가 복제되어 2개의 딸세포에 분배된다. 이 복제는 매우 정확하게 행해지는데 그래도 10억 회에 1개 정도의 확률로 오류가 생기는 일이 있다. 또 DNA는 자외선과 방사선, 약물 등에 의해서도 사슬이 끊어지거나 잘못된 염기쌍이 생기는 손상을 입는다.
세포는 복제 에러 부분과 손상을 입은 부분을 복구 효소의 작용에 의해 복구시키는 기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나이와 함께 DNA 복구의 정확성이 떨어져서 복구할 때 오류가 생기게 된다.
그 결과 유전자에 변이가 축적됨으로써 그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에 이상이 생긴다. 이 이상한 단백질에 의해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고 분열증식이 되지 않는 상태로 빠진다는 견해이다.
♣활성 산소설
세포의 노화를 설명하는 설의 하나로, 활성 산소가 DNA나 단백질을 산화하여 상해를 입히고 이것이 세포의 노화로 이어진다는 것.
보통 분자는 쌍으로 된 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방사선 등의 강한 에너지가 조사되면 쌍을 만들지 않는 전자가 생긴다. 이것을 ‘부대 전자’라고 하며, 부대 전자를 가진 분자를 ‘프리 래디컬’이라고 한다. 세포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다양한 프리 래디컬이 생긴다.
프리 래디컬 가운데 전자 1개를 여분으로 가진 산소 분자는 ‘활성 산소‘ 또는 ‘수퍼옥시드아니온’이라 하며 산화력이 매우 강하다. 세포 내에서는 ‘수퍼옥시드디스무타아제’라 불리는 효소의 작용으로 활성 산소를 분해하고, 세포의 막과 DNA, 단백질이 파괴되지 않도록 방어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효소의 작용은 생물이 해를 거듭함에 따라 저하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세포 내의 성분이 변성되어 세포의 기능 장애가 생기고 세포노화로 연결된다는 견해이다.
♣분열 수명
체세포 중 분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세포를 ‘재생계 세포’, 분열 능력을 잃은 특수한 세포로 분화해 있는 것을 비재생계 세포’라고 한다. 재생계 세포도 무한히 증식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분열 횟수에는 한도가 있다. 이것을 ‘분열 수명’이라고 한다.
분열 수명은 세포를 배양한 경우에도 볼 수 있다. 사람의 세포를 배양하면 어느 정도는 분열하여 증식하지만 약 50회 분열하면 더 이상 분열하지 않게 된다. 세포가 어떻게 분열 횟수를 헤아리는가에 대해서는 그것을 헤아리는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텔러미어 가설’이다.
세포가 돌연 변이를 일으킨 상태라고 할 수 있는 암세포는 배양하면 무한히 증식할 수 있는 ‘불사’의 세포이다. 유명한 것으로는 사람의 자궁경관에서 채취한 ‘힐라 세포’가 있다. 이 세포는 환자의 사후 50년 가까이 된 지금도 실험실 내에서 증식을 계속하고 있다.
암세포는 분열 횟수를 헤아리는 기제에 변조가 생긴 세포라고 할 수 있다.
♣텔러미어 가설
세포의 분열 수명을 설명하는 가설의 하나.
세포를 배양하면 50회 정도 분열하고 더 이상 분열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세포에는 분열 횟수를 헤아리는 어떤 메커니즘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 메커니즘은 세포의 핵에 있는 텔러미어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 텔러미어 가설이다.
텔러미어는 염색체 DNA의 양쪽 끝에 있는 부분을 가리키며, 사람의 경우에는 TTAGGG라고 하는 배열이 250∼2000회 반복되고 있다. DNA가 복제될 때에는 완전하게는 복제되지 않고, 말단 부분이 조금씩 짧아져 간다. 그래서 텔러미어 부분이 1회 복제마다 약 20염기분씩 짧아져 간다. 이렇게 하여 텔러미어 부분이 거의 없어지는 때가 세포 분열의 한계라고 생각되고 있다.
간세포 등 개체 안에서 일생 동안 분열을 계속하는 세포나 암세포는 ‘텔러메라아제(텔러미어 성장 효소)’라고 하는 효소의 작용으로 DNA가 복제될 때마다 염색체 양쪽 끝에 텔러미어가 부가되고 있기 때문에 분열 횟수에 끝이 없다고 생각되고 있다.
♣세포사
세포가 죽는 방식에는 크게 나누어 ‘네크로시스(괴사)’와 ‘아포토시스’가 있다.
네크로시스는 화상과 타박, 독물 등의 자극에 의해 일어나는 세포의 죽음으로, 말하자면 세포의 ‘사고사’라고 할 수 있다. 네크로시스의 경우 세포 밖에서 수분이 유입됨으로써 세포가 팽창하여 파괴된다.
리소솜이라고 하는 세포 소기관에서 분해 효소가 새어 나와 세포질의 단백질은 분해되고 핵의 DNA도 무작위로 절단된다. 세포에서 유출된 내용물에 끌려 백혈구가 모여들고 그로 인해 염증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발열과 통증이 생긴다.
이전에는 세포의 죽음은 모두 네크로시스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최근 30년 정도 사이에 세포에는 자발적으로 죽는 기제가 있는 것이 알려졌다. 이와 같은 유전자에 제어된 능동적인 세포의 죽음은 ‘아포토시스’라고 불린다.
아포토시스는 발생 과정에서 몸의 형태 만들기, 그리고 성체에서는 정상적인 세포의 갱신 또는 이상을 초래한 세포의 제거역할을 하고 있다.
♣아포토시스
정상적인 재생계 세포가 스스로 프로그램에 의해 자살할 때 나타나는 죽음 방식.
‘세포 자멸’, ‘고사’, ‘자살’이라고도 한다. 네크로시스와는 달리 세포가 축소하고 핵이 응축함으로써 DNA는 규칙적으로 절단된다. 네크로시스가 장시간에 걸쳐 무질서하게 일어나는 데 반해 아포토시스는 단시간에 질서있게 일어난다.
아포토시스는 발생 과정이나 몸의 형성 및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제이다. 사람 손의 발생 과정에서는 손가락 사이의 특정 세포가 아포토시스에 의해 제거되어 손가락 형태가 된다. 소장과 위의 상피 세포도 아포토시스에 의해 새로운 세포로 대체된다.
그리고 분자 수준에서는 세포가 무엇인가로부터 어떤 죽음 시그널을 받으면 특정 유전자가 작용하여 아포토시스를 일으킨다. 이 외에 아포토시스는 바이러스 감염과 약물, 방사선 등에 의해서도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비재생계 세포의 세포사는 개체의 죽음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아포비오시스’라 하며 아포토시스와는 구별된다.
♣암
암은 무질서하게 증식하여 다른 조직에 침입하고 그 조직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하며 그 개체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상 세포의 집단이다. 악성 신생물, 악성 종양이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암은 1개의 이상한 세포(암세포)가 증식하여 생긴다. 암세포는 정상 유전자의 돌연 변이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알려져 있다. 세포의 암화를 촉진하는 유전자는 ‘암 유전자’라 불리며 약 100종류가 발견되었다.
하나의 암 유전자가 세포를 암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암 유전자와 ‘암 억제유전자’의 이상이 겹쳐지면 세포가 암화한다. 암에 걸리는 것이 50대 이후에 급증하는 것은 이처럼 몇 단계에 걸쳐 이루어지는 변화의 축적에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암 유전자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갖는 정상적인 유전자가 변이한 것이다. 변이를 일으키기 전은 ‘암 원유전자’라고 불린다. 세포에 암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그것이 세포의 염색체에 들어가 세포가 암화하는 경우도 있다.
♣암 억제 유전자
세포의 암화를 막는 작용을 하는 유전자.
세포의 암화는 암원 유전자가 변이하여 암 유전자로 되는 것 외에 암 억제 유전자가 없어지거나 변이하는 것으로도 일어난다.
암원 유전자의 경우는 2개 있는 상동 염색체상의 암원 유전자 어느 한쪽의 변이로 세포의 암화를 촉진한다. 이것에 대하여 암 억제 유전자의 경우에는 2개의 상동 염색체 양쪽에서 유전자가 변이하거나 결실하면 세포를 암화시키게 된다.
이를테면 어린아이에게서 발생하는 망막의 암 ‘망막 아세포종’은 ‘RB 유전자’라고 하는 암 억제 유전자의 결실과 변이로 일어난다. 어떤 세포가 2개의 염색체 양쪽에서 이 유전자를 잃는 것은 드물지만 유전적으로 1개의 염색체에 RB 유전자가 없는 경우에는 이 암에 걸리기 쉽다.
다른 암 억제 유전자로서 잘 알려져 있는 ‘p53’이라는 유전자는 DNA의 복구를 행하는 단백질을 만들거나 아포토시스를 유발하는 작용을 한다. 대부분의 암세포에서 이 p53 유전자의 이상이 발견되고 있다.
♣동면
동물이 생활 활동을 정지한 상태로 겨울을 지내는 것.
변온 동물인 양서류와 파충류는 겨울이 되면 외부 기온의 저하와 함께 체온도 저하하여 동면한다. 이 상태에서는 대사가 낮고 에너지도 거의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을 먹지 않고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다.
항온 동물인 포유류에서 줄무늬다람쥐나 기니피그가 하는 것은 ‘여름 동면’이라 불리며 체온은 수 。C까지 떨어지고 체내의 시계와 같은 기제에 의해 동면 시기가 제어된다.
살쾡이와 골든햄스터의 동면에서는 체온은 떨어지지만 주기성이 없다. 곰의 동면에서는 체온이 약간만 떨어진다. 최근의 연구에서 줄무늬다람쥐의 동면은 HP라고 하는 단백질로 억제되고 있는 것이 알려졌다. 줄무늬다람쥐의 수명은 약 12년이고 거의 같은 크기의 설치류인 생쥐와 집쥐보다 수명이 4∼5배에 이른다.
HP의 생산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리듬이 수명을 연장시키는 요인인 것 같다. 동면의 기제를 해명하는 것에서 사람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Ⅵ. 생명공학
<>유전자 조작 기술과 DNA의 분석
키메라 / 하이브리도마 / 칼루스 / 클론 / 수정란 클론 / 클론 양 ‘돌리’/ 유전자 재조합 기술 / 벡터 / 제한 효소 / 레트로바이러스 / 트랜스지닉 동물 / 바이오 토마토 / 녹아웃 마우스 / PCR법 / DNA 감정 / cDNA / DNA 시퀀서 / 유전자 진단 / 출생전 진단 / 유전자 치료 / 시계 유전자 / 모델 생물 / 유전자 은행 / 분자 진화
♣키메라
포유류의 2∼8세포기의 배 2개를 하나로 합친 배를 만들면 정상 크기의 개체가 된다.
이처럼 2종류 이상의 각각의 개체에서 만들어진 생물을 키메라라고 한다. 키메라는 그리스어에 등장하는 머리는 사자, 몸은 양, 꼬리는 뱀이라고 하는 괴물의 이름이다. 식물의 접붙이기도 키메라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검은털 마우스의 초기 배와 하얀털 마우스의 초기 배를 융합하여 대리모의 자궁에 옮겨 발생을 진행시키면 검은색과 흰색 털이 얼룩진 키메라마우스가 된다.
배를 융합하는 방법 외에 마우스의 배가 속이 빈 채 부풀어 오르는 ‘배반포’라는 시기에 다른 배의 ‘배성 간세포(ES 세포)’를 유리관으로 주입하는 식의 방법도 있다. 형성된 키메라마우스는 배반포의 세포에 유래하는 조직과 ES 세포에 유래하는 조직을 모두 가지게 된다.
같은 종 생물끼리의 키메라만이 아니라 다른 종끼리의 키메라도 만들 수 있는데, 염소와 양의 키메라 ‘기프’가 이미 탄생하였다.
♣하이브리도마
두 가지 세포가 융합하여 생긴 잡종 세포.
양쪽 세포의 특징을 합한 것이라는 이점이 있다. 분화한 세포는 배양해도 분열하지 않는다. 이것을 무한히 증식할 수 있는 종양 세포와 융합해 주면 분화한 세포로서의 성질을 가진 채 증식도 할 수 있는 하이브리도마가 된다.
하이브리도마는 항체를 만들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항체는 체내에 외부로부터의 이물이 침입했을 때 림프구 B세포가 만드는 공격용 단백질이다.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항체에는 많은 종류가 있고 그것을 만드는 B세포도 항체의 종류만큼 있다.
1종류의 항체가 대량으로 필요한 경우 1개의 B세포를 꺼내 배양해도 B세포에는 수명이 있고 증식도 하지 않는다.
이것을 종양 세포와 융합하여 하이브리도마로 만들면 B세포로서의 항체를 만드는 성질을 가지면서 증식도 할 수 있어서 1종류의 항체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다. 이처럼 하여 만든 균질한 항체를 ‘모노클로널 항체’라고 한다.
♣칼루스
식물의 잎이나 뿌리의 일부를 특정 조건하에서 배양하면 세포가 분화한 상태에서 분화하지 않은 상태(미분화 상태)로 된다.
미분화 상태가 된 세포는 증식하여 혹과 같은 부정형의 덩어리가 된다. 이 덩어리를 칼루스라고 한다. 칼루스를 적절한 조건에서 배양하면 뿌리와 잎, 줄기가 분화하여 완전한 식물체가 만들어진다.
동물의 분화한 세포는 보통 분열하거나 다시 다른 세포로 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식물에는 이와 같이 분화한 체세포가 일단 미분화 상태가 되고 분열하여 증식하고 다시 한번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여 완전한 개체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일찍부터 알려져 있었다. 이처럼 1개의 세포에서 개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전능성’이라고 한다.
동물에서는 수정란이나 아주 초기의 배 세포 이외에는 식물과 같은 전능성은 없다고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성체의 유선 세포를 이용한 클론 양 ‘돌리’의 성공으로 동물의 분화한 세포도 전능성을 잃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클론
동일 유전 정보를 가진 생물이나 세포를 말한다.
일란성 쌍둥이는 난할이 한 번 일어난 후 수정란이 어떠한 원인으로 둘로 나뉘어 각 세포가 각각 개체가 되는 것으로, 서로 클론이다. 축산 분야에서는 우수한 형질을 가진 개체를 만들기 위해 클론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
‘수정란 클론’은 난할이 이루어진 수정란의 각 세포에서 1개체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태어난 새끼끼리 클론이 된다. ‘체세포 클론’은 핵을 제거한 미수정란과 성체의 세포를 융합시키거나 또는 핵을 제거한 미수정란에 성체 세포의 핵을 주입하여 그 알을 대리모의 자궁에 옮기는 방법이다. 이 경우 태어난 새끼는 성체와 동일한 유전자 정보를 가진 클론이다. 포유류의 체세포 클론 만들기는 1996년에 양에서 성공하였다.
수정란 클론에서는 난할이 이루어진 세포의 수만큼 클론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하여 체세포 클론에서는 무수히 있는 성체 세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의 동일 클론을 만들 수 있다.
♣수정란 클론
난할이 이루어진 수정란(초기의 배)의 각 세포(할구)에서 만들어진 개체를 말한다.
수정란 클론은 이를테면 유즙의 양이 많은 암소의 새끼를 많이 얻는 등 우수한 성질을 가진 가축의 새끼를 많이 얻기 위한 기술로서 축산 분야에서 개발되어 왔다.
소의 난자를 체외 수정하여 난할시켜 그것을 할구마다 분리하고 대리모가 되는 소의 자궁에 넣으면 완전한 새끼가 태어난다. 할구 1개를 핵을 제거한 다른 미수정란과 융합시켜 수일 동안 배양하고 나서 대리모의 자궁에 넣는 방법도 있다.
32세포로 분할한 할구 하나에서도 완전한 개체가 생긴다. 태어난 소끼리는 모두 1개의 수정란에 유래하는 같은 유전 정보를 가진 클론이 된다.
체세포 클론과 달리 수정란 클론에서는 할구의 수만큼만 동일의 클론이 만들어진다.
또 이것에는 보통의 생식과 마찬가지로 수컷의 존재(정자)가 필요하다. 이것에 대하여 체세포 클론에서는 체세포의 제공이 암컷으로부터 이루어진다면 수컷의 관여 없이도 클론을 만들 수 있다.
♣클론 양 '돌리'
포유류 성체의 체세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최초의 클론 동물.
1996년, 영국의 로슬린 연구소에서는 성체(6세) 양의 유선 세포를 핵을 제거한 다른 양의 미수정란에 융합하자, 알은 유선 세포 핵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발생하였다.
그 배를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한 결과 태어난 것이 '돌리'이다. 이것은 고등 동물의 분화한 성체 세포는 1개의 개체를 만드는 '전능성'을 잃고 있다는 종래의 생각을 바꾸는 획기적 성과로, 1997년에 발표되어 전세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그 후 소와 마우스에서도 성체 체세포로부터의 클론 만들기가 성공하였다. 체세포 클론은 건전하고 생식력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서 돌리도 이미 건강한 새끼 양을 출산하였다.
1999년 5월 돌리의 염색체 DNA는 같은 나이의 양에 비해 테로메아(71번 항목 '테로메아 가설' 참조)가 짧다고 보고되었다. 체세포 클론은 노화가 빠를지도 모른다고 시사되어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
어느 DNA 조각을 다른 DNA 분자에 삽입하는 것.
‘재조합 DNA 기술’이라고도 불린다. 이 기술로 사람의 세포만이 만드는 단백질을 대장균에 만들 수 있다. 기본적 순서는 다음과 같다. 목적으로 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세포를 녹여 DNA 분자를 꺼낸다.
이 DNA를 ‘제한 효소‘로 절단하여 목적하는 유전자 조각으로 만든다. 조각 DNA를 ‘벡터’라고 하는 유전자 운반자인 DNA 분자에 접속한다. 사람 DNA를 집어넣은 벡터를 대장균 속으로 넣는다. 대장균을 배양하면 사람 유전자가 대장균 속에서 발현하여 목적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대장균은 간단하게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기 때문에 인슐린 등의 치료에 유용한 단백질을 이 방법으로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유전자를 조합해 넣는 것에는 세균만이 아니라 동식물 등 진핵 생물의 배양 세균과 개체 자체도 대상이 된다. 사람 단백질을 유즙 속에 만드는 유전자를 도입한 ‘트랜스지닉 동물’도 실현되었다.
♣벡터
유전자 재조합 기술에서 유전자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DNA 분자를 말한다.
벡터로서는 플라스미드쇓파지쇓레트로바이러스가 주로 이용된다. 세균은 염색체 DNA이외에 작은 고리 모양의 DNA를 몇 개나 가지고 있다. 이것을 플라스미드라고 한다.
파지(박테리오파지라고도 한다)는 세균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이다. 어떤 세균에 유전자를 운반하고 싶은 경우 플라스미드나 파지에 그 유전자를 넣어 주면 세균에 집어넣을 수 있다.
동식물 세포에 유전자를 운반하는 경우에는 레트로바이러스를 벡터로 하면 좋다.
레트로바이러스는 세포에 감염하면 자기 자신의 유전자를 복사하여 세포의 염색체에 넣는 성질이 있다. 레트로바이러스에 미리 운반하고 싶은 유전자를 넣어 두고 세포에 감염시키면 바이러스의 작용으로 그 유전자가 세포의 염색체에 들어간다. 유전자 치료 등에서는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하는 일도 있지만 그 경우에는 안전을 위해 무독화한 바이러스가 이용된다.
♣제한 효소
DNA를 절단하는 세균이 가진 효소.
DNA를 정해진(제한된) 장소에서 절단하기 때문에 이 이름이 붙었다. 본래는 대장균에 감염한 파지의 DNA를 절단하는, 세균의 자기 방어를 위한 효소. 다양한 세균에서 여러가지 종류의 제한 효소가 발견되고 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에서는 DNA를 겨냥한 장소에서 절단하기 위해 제한 효소를 이용하고 있다.
제한 효소로 절단된 DNA는 DNA 리가아제라는 효소로 이어져 합칠 수 있다. 가위 역할을 하는 제한 효소와 풀 역할을 하는 DNA 리가아제는 유전자 재조합에 필요 불가결한 도구이다.
♣레트로바이러스
바이러스는 코어라고 불리는 중심 부분에 DNA 또는 RNA를 유전 물질로 가지고 있으며, 그 둘레가 단백질 껍데기로 덮인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다.
동물과 식물 세포에 감염하면 감염시킨 세포(숙주)가 갖고 있는 효소를 이용하여 유전 물질의 복제와 단백질 합성을 하고 증식한다. 자기 자신만으로는 증식할 수 없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는 생물은 아니지만 미생물로 포함되는 일이 많다.
RNA를 유전 물질로서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 중에는 숙주에 감염하면 RNA에서 DNA를 만들고 그 DNA를 숙주 염색체에 조합시켜 복제가 만들어지는 것이 있다.
이와 같은 바이러스는 본래의 DNA→RNA라는 방향과는 거꾸로 RNA→DNA라는 역방향으로 전사를 일으키는 효소를 가지기 때문에 ‘레트로바이러스’라고 불린다(레트로는 ‘역방향’이라는 의미).
레트로바이러스는 동물과 식물 세포에 유전자를 운반하는 ‘벡터’로서 이용되는 일도 있다. 레트로바이러스에는 RNA 종양 바이러스와 에이즈 바이러스(HIV) 등이 있다.
♣트랜스지닉 동물
어느 특정 DNA를 조합시킨 동물. 유전자 도입 동물이라고도 한다. 사람의 어느 단백질 유전자를 대장균에 조합시키면 대장균은 사람 단백질을 생산한다.
그러나 포유류의 세포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에서는 세포 내에서 당이 첨가된다. 대장균 세포에는 이 작용이 없기 때문에 대장균이 만든 단백질은 사람 세포에서 본래 만들어지는 단백질과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다. 포유류의 단백질은 포유류의 세포로 만드는 것이 이상적이다.
사람의 단백질 유전자를 조합시킨 트랜스지닉 동물이라면 당 등이 첨가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동물의 유즙 속에 목적으로 하는 단백질이 생산되도록 하면 단백질 회수도 간단하다.
클론 기술과 조합하면 유용한 단백질을 만드는 동물을 다수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또 거부 반응을 억누르기 위한 유전자를 조합시킨 트랜스지닉 돼지의 클론을 만들어 인간의 장기 이식에 이용하려는 계획도 있다.
♣바이오 토마토
특정 DNA를 조합시킨 식물을 ‘트랜스지닉 식물’이라고 한다.
농작물에서 상품화된 최초의 트랜스지닉 식물이 바이오 토마토이다. 1994년 미국 캘진사에 의해 개발되었다.
잘 익은 토마토는 과실이 물러져 버리기 때문에 보통은 익지 않은 상태에서 수확하여 소매점으로 운반된다. 그러나 익지 않은 상태에서 수확된 토마토는 맛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이오 토마토이다.
토마토를 무르게 하는 것은 폴리갈락투로나아제라고 하는 효소이다. 바이오 토마토에는 이 효소의 유전자의 작용을 억누르는 DNA가 조합되어 효소의 작용이 보통 토마토보다 훨씬 떨어진다. 그래서 바이오 토마토는 잘 익어서 수확해도 물러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 밖에 제초제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 유전자와 병에 대해 저항성이 강한 유전자를 조합시킨 트랜스지닉 식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녹아웃 마우스
유전자 녹아웃 마우스라고도 불린다.
어느 특정 유전자가 작용하지 않도록 한 마우스. 보통은 그 목적 유전자가 결실되게 하거나 변이한 유전자로 바꿔 놓음으로써 유전자가 작용하지 않도록 한다.
목적 유전자가 만드는 mRNA(전령 RNA)에 결합하여 그 작용을 눌러 버리는 RNA(안티센스 RNA)를 만드는 DNA를 삽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 방법은 ‘안티센스 RNA법’이라 불린다. 이처럼 어느 유전자만을 정확하게 겨냥하여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을 ‘진 타기팅’이라고 한다.
녹아웃 마우스를 이용하면 특정 유전자가 어떠한 작용을 하고 있는가를 개체 수준에서 조사할 수 있다. 1988년 이후 이미 1000종류 이상이 만들어져 병의 유전자 해명과 뇌연구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이를테면 어느 유전자를 녹아웃한 마우스는 미로 학습에서의 능력이 떨어진 것을 통해 그 유전자가 기억에 관계된 유전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PCR법
소량의 DNA를 단시간에 대량으로 증식하는 방법.
DNA 감정을 하는 경우 그 분석에는 다량의 DNA가 필요하다. 그러나 범죄 수사에서 범인이나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하려면 현장에 남겨진 머리털 1개나 약간의 혈흔이라는 극히 소량의 DNA를 포함하고 있는 샘플에서 DNA를 추출한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것을 해결한 것이 PCR법(폴리메라아제 연쇄 반응법)이다. PCR법은 DNA 감정이나 유전자 진단에서 빠질 수 없는 기술이다.
PCR법에서는 우선 DNA에 열을 가하여 2개의 사슬로 나눈다. 이것에 ‘프라이머’라고 하는 짧은 DNA를 추가하여 냉각하면 프라이머가 DNA에 결합한다. 이것에 DNA 폴리메라아제라는 효소를 더하면 프라이머 부분이 출발점이 되어 DNA가 복제된다.
이 ‘가열 및 냉각’이라고 하는 1사이클로 DNA는 2배가 된다. 이것을 수십 회 반복하면 약 1시간에 DNA는 수십억 배로 불어난다. 이 가열쇓냉각을 자율적으로 하는 장치가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간단히 짧은 시간에 DNA를 증폭할 수 있다.
♣DNA 감정
범죄 수사에서 피해자나 범인의 신원 확인, 친자 관계 판정을 DNA로 하는 것. PCR법의 개발로 소량의 샘플로부터 DNA 감정이 가능해졌다.
DNA에는 ‘제한 효소‘로 절단되는 장소가 몇 군데 있다. 그런데 DNA의 염기 배열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한 효소로 절단되는 장소도 개인에 따라 다르다. 형성된 DNA 조각은 다양한 길이의 것이 섞여 있다.
이것을 ‘전기 유영’이라는 방법으로 해석하면 각 조각이 서로 다른 위치에 나타나서 바코드와 같은 줄무늬 모양이 된다. 이 줄무늬 모양은 지문처럼 특징적이어서 특정 개인을 확인하는 데 이용된다.
줄무늬 모양의 패턴을 ‘DNA 지문’이라 부르기도 한다. 친자인 경우 자식은 부모 각각으로부터 DNA를 이어받고 있다. 그래서 자식의 DNA가 나타나는 줄무늬의 위치는 아버지 또는 어머니의 줄무늬 모양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반드시 일치한다.
DNA 감정은 DNA의 약간의 차이를 검출하기 때문에 농작물 품종의 감정 등에도 이용되고 있다.
♣cDNA
상보적 DNA. mRNA의 정보를 바탕으로 만든 DNA로, mRNA와 상보적 염기 배열을 갖는다. 진핵 생물의 유전자에는 ‘인트론’이라는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 많이 삽입되어 있다.
DNA에서 mRNA의 바탕이 되는 RNA가 전사된 후 인트론 부분은 제거되고 단백질을 지정하는 성숙 mRNA가 된다. 이를테면 사람의 인슐린이라는 단백질 유전자는 전부 약 1700염기의 길이이지만 1300염기분은 인트론이고 성숙 mRNA는 400염기의 길이밖에 안 된다.
mRNA의 배열을 바탕으로 ‘역전사 효소‘에 의해 만들어진 DNA는 ‘인트론 없는 유전 정보’가 된다. 이것이 cDNA이다.
원핵 생물은 원래 인트론을 갖지 않기 때문에 인트론 부분의 제거 작업을 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대장균에 사람 유전자를 조합시켜 단백질을 만들게 하는 경우에는 인트론 부분이 방해가 된다. 그래서 대장균에 인트론 부분이 없는 cDNA를 조합시킨다.
♣DNA 시퀀서
DNA의 염기가 어떤 순서로 늘어서 있는가를 자동적으로 읽어 내는 장치.
염기 배열을 읽어 내는 것을 ‘DNA 시퀀싱’이라고 한다. DNA 시퀀싱에는 지금까지 원리적으로 서로 다른 두 방법이 이용되어 왔다. 하나는 1개 사슬로 만든 DNA를 화학적으로 절단하는 방법으로 ‘맥섬-길버트법’이라고 불리며, 다른 하나는 ‘디디옥시법’이라는 방법이다. 현재는 디디옥시 법이 넓게 이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DNA 사슬이 복제되는 반응이 ‘디디옥시 뉴클레오티드 삼인산’에 따라 정지하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이어서 이 이름으로 불린다. 디디옥시법에 의한 최신의 DNA시퀀서를 이용하면 하루에 약 1000개의 염기를 해독할 수 있다.
한편 목적으로 하는 DNA의 염기 배열을 합성하는 일도 자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되어있고 그 장치는 ‘DNA 신서사이저’라 불린다. 최근에 와서는 DNA 염기 배열의 해독과 합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있어, 간단하게 주문할 수 있다.
♣유전자 진단
어느 병에 관련하는 DNA의 변이를 가지고 있는가 아닌가를 조사하는 것.
유전자 진단을 하는 경우에는 백혈구 등에서 꺼낸 DNA를 ‘PCR법’으로 증폭한다. 이것을 ‘제한 효소‘로 절단하고 전기 유영법으로 어느 위치에 DNA 조각이 나타나는가를 조사한다.
병의 유전자를 가진 경우 ‘마커(표지)’라 불리는 목표물과 같은 위치에 밴드가 나타난다. 퍼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가족성 대장암,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등의 유전자 진단이 가능하다.
유전자 진단은 병의 진단과 치료만이 아니라 예방 의학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병 중에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어도 반드시 발병한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많다. 유방암의 경우 BRCA라고 하는 유전자를 가지면 발병률이 높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 발병을 막는 식사와 생활을 하는 대응을 할 수 있다. 한편으로 진단이 이루어져도 치료법이 없는 병도 있다.
유전자 진단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나 차별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등 윤리적인 문제도 내포하고 있다.
♣출생전 진단
태아가 모체 안에 있는 동안에 이상이 없는지 어떤지를 조사하는 것.
‘초음파 진단’은 태아에 위험이 없는 방법으로 폭넓게 행해지고 있다. 팔다리와 골격, 소화관 등 체형의 이상을 알 수 있다. 어머니의 혈액에서 태아의 이상을 조사하는 경우도 있다.
어머니 혈액 중의 ‘α 페트프로틴’이라는 단백질의 농도를 통해 태아가 다운증일 확률을 조사할 수 있다. 그 밖의 이상을 전부 조사하는 ‘트리플 마커 검사’라고 하는 혈액 검사도 있다.
어머니의 혈액 조사에서 이상일 확률이 높다고 여겨진 경우에는 양수에 들어 있는 태아의 세포를 주사기로 빼 내는 ‘양수 검사’를 하는 일도 있다. 이것은 태아의 세포를 직접 조사하는 것으로 염색체 이상이나 대사 이상을 알 수 있다. 탯줄에서 태아의 혈액을 채취하여 유전자 이상이나 혈액 병을 조사하는 ‘태아 채혈법’도 있다.
체외 수정하여 배양한 배를 자궁에 넣기 전에 일부 세포를 취해 유전자 진단을 하는 ‘착상전 유전자 진단’은 어버이 중 한쪽에 심한 유전병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고 있다.
♣유전자 치료
병의 치료에 유효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환자의 세포에 주입하여 환자 체내에서 그 단백질을 만들도록 하는 치료 방법.
최초의 유전자 치료는 1990년 미국에서 ADA 결손증 여아에게 행해졌다. 이것은 ADA(아데노신데아미나아제)라고 하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중증의 면역 부전을 일으키는 병이다. 환자에게서 채취한 림프구에 DNA 유전자를 주입하고 그 림프구를 다시 환자에게 집어 넣었다.
그 경우에는 림프구를 이용하지만 림프구의 수명이 다하면 단백질 생산도 끝나 버린다. 유전자 치료에서는 분열할 수 있는 간세포에 유전자를 주입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 세포가 체내에서 증식하여 존속하면 그 후 약제를 투여할 필요가 없어지고 병은 ‘치유’된 것이 된다.
특정 유전자를 조합시킨 벡터를 환자의 몸에 주입하고 벡터애 의해 환자의 세포로 유전자를 운반시키는 방법도 있다. 유전자 치료 대상으로는 효과적 치료법이 없는 유전병과 암, 에이즈가 검토되고 있다.
♣시계 유전자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은 지구의 자전 주기에 대응하기 때문에 24시간 주기의 리듬(생물 시계)을 지니게끔 진화해 왔다. 이것을 ‘개일 리듬’ 또는 ‘서케이디안 리듬’이라고 한다.
최근 수년간 개일 리듬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유전자·단백질 수준에서 해명되고 있다. 개일 리듬에 관련하는 유전자는 통합하여 ‘시계 유전자’라고 불린다.
초파리에서는 period, timeless라고 하는 시계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이 두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이 결합하여 개일 리듬을 만드는 유전자를 조절한다고 생각되고 있다.
마우스와 사람에서는 clock이라는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이 유전자가 변이된 마우스는 개일 리듬을 가지지 않지만 정확한 유전자를 도입한 트랜스지닉 마우스에서는 개일 리듬이 회복된다.
이들 유전자는 눈에서 들어온 빛이 뇌에 전달됨으로써 발현이 조절되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단백질이 협동하여 개일 리듬을 만드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고 생각되고 있다.
♣모델 생물
분자 생물학 실험에 모델로 곧잘 이용되는 생물.
조건으로는 증식·세대 교대가 빠르고 게놈 사이즈가 작으며, 유전학적 해석이 진행되고 있는 것 등을 열거할 수 있다.
효모는 단세포의 진핵 생물로, 세균과 더불어 증식 속도가 빠르고 게놈 사이즈가 포유류의 약 100분의 1로 작기 때문에, 진핵 세포의 모델로서 유용하다.
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은 몸길이 약 1mm, 약 1000개의 체세포와 1000∼2000개의 생식 세포로 이루어진 단순한 생물로, 몸이 들여다 보여서 관찰하기 쉽다.
초파리는 연구 역사가 길고 여러 가지 돌연 변이체도 알려져 있다. 이 둘은 발생 유전학에서 많이 이용된다.
어느 유전자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기 위해서는 트랜스지닉 마우스와 녹아웃 마우스가 인공적 모델 동물로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e Heynold)는 그렇기 때문에 세대 교대가 빠르고 시험관 내에서 재배가 가능하며 게놈 사이즈가 작다. ‘고등 식물의 초파리’라고도 불리며, 식물의 분자 유전학 연구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유전자 은행
현재 많은 생물 종이 절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또 생물이 가지는 다양한 유전 정보를 유효하게 이용하기 위해 많은 유전 자원을 보존해 두는 일이 중요하다. 유전자 은행은 유전자만이 아니라 동식물과 미생물의 배양 세포, 식물의 종자 등의 유전 자원을 보존하고 요청에 따라 연구자에게 제공하는 기관이다.
유전 자원의 보존이라는 의미에서는 동물원, 식물원과 수족관 등도 넓은 의미에서의 유전자 은행이다. 북아메리카의 동물원과 수족관은 협동하여 ‘종의 보존 계획(SSP)’을 진행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는 귀중한 동물 종의 정자와 난자를 동결하여 보존해 두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분자 진화
진화 과정에서는 돌연 변이에 의해 DNA의 염기 배열이나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이 변화해 간다. 생물끼리의 그들 배열을 비교하면 유연 관계나 진화 과정에서 몇 개로 분지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분자 수준에서 보는 진화를 분자 진화라고 한다. 이를테면 적혈구에 있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 유전자로 보면 사람은 고릴라보다도 침팬지와 근연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또 티토크롬 b라는 단백질의 경우 고래는 소나 낙타 등과 근연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중요한 단백질에 돌연 변이로 큰 차이가 생겨 이상한 단백질이 되면 그 개체는 죽어 버린다. 그래서 유전자 부분은 진화 과정에서 변화하기 어렵다. 그러나 유전자에 없는 부분은 변이해도 생물의 생존에 관계하지 않기 때문에 변이의 기록이 DNA에 남기 쉽다.
앞으로 다양한 생물의 게놈 분석이 진행되어 유전자에 없는 부분을 포함하여 DNA가 해독되면 지구의 생명 진화라는 장대한 역사를 밝혀 주는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