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법회 13) 아내 4덕, 남편 5행으로 화합을 꽃피우는 부부

[용왕님의 나라]

4덕5행으로 화합을 꽃피우는 부부

- 경봉스님이 설한 아내의 4덕, 남편의 5행을 중심으로 -

말씀 : 이협우 월명종민 스님(예비역 군승, 통영 미륵도용궁사 주지)

  본문말씀 : 나침반 불교성전 11쪽, 불성 제4분2품1장5절(부부의 도)

    1. 실타래를 엮어 아름다운 매듭을 만들어가듯이....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그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예로부터 부부가 화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 하여,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하였습니다. 따라서 평생을 함께할 것을 맹세한 부부는 무엇보다 화합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찌해야 화합 잘 하는 부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결혼이란 말에서, 결(結)이란 글자를 보면 실 사(絲)에, 길할 길(吉)자가 합성되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청실홍실로 아름다운 매듭을 엮어가듯이, 결혼을 통해 평생을 동행하기로 한 부부가 되었으면 배우자와 화합하려는 굳센 의지가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대길(大吉)한 삶이 펼쳐지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겠습니다.

    2. 신랑이 신부에게 바치는 전안례의 의미

  전통 혼례에서는 신랑이 신부에게 기러기를 바치는 예절이 있었습니다. 이를 제사지낼 전, 기러기 안, 예배할 예 - 전안례(奠雁禮)라고 합니다.

  술과 안주를 마련한 결혼 상을 앞에 놓고 신랑이 신부에게 기러기를 바치며 예절을 갖는 데는 다음과 같은 깊은 뜻이 있습니다.

  기러기에게는 안삼덕(雁三德)이라 하여 (1)시절을 아는 지시절(知時節), (2)예절을 행하는 행예절(行禮節), (3)정조를 지키는 지정조(持貞操)의 세 가지 덕목(三德)이 있기 때문입니다.

  금수에 불과한 기러기지만 이처럼 훌륭한 세 가지 덕목을 신랑 신부가 삶의 교훈으로 삼도록 하는데 그 뜻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기러기의 세 가지 덕을 하나하나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기러기는 시절을 안다>고 했습니다.

  기러기는 <따뜻한 봄날>을 추구하여 낙엽이 지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날아가고 얼음이 풀리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새입니다. 이렇게 이동하는 까닭은 풍요로운 계절인 <봄을 찾아> 자신과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는, 특히 가장이 될 신랑은 부인과 가족을 먹여 살리려면 시절을 알아야 하고, 시절에 맞게 부지런히 일해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가 있으니 그래서 신랑이 신부에게 기러기를 바치며 맞절을 하였던 것입니다.

    둘째, <기러기는 예절을 행한다>고 했습니다.

  가을의 밤하늘에 남쪽을 향해 이동하는 기러기 떼를 보면 한 마리 가장 기러기를 따라 모든 가족 기러기들이 대오를 갖추고 따라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단 한 마리도 그 대열을 이탈하지 않고 질서 정연하게 평화롭게 열심히 비상합니다. 기러기는 이처럼 질서가 있습니다.

  인간 세상에도 질서가 있어야 편안한 법입니다. 이혼하는 부부를 보면 가정생활에 무질서하고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첫 번째 특징이라고 했습니다. 가정은 가장으로서, 주부는 주부로서 저마다 역할이 있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부부유별(夫婦有別)입니다. 이렇게 부부가 서로 질서를 지키고 책임을 다할 가정에는 평화가 넘치고 행복의 꽃이 피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랑과 신부는 서로를 향해 지극한 사랑을 다짐하며 기러기를 주고 받으며 맞절을 하였던 것입니다.

    셋째, <기러기는 정조를 지킨다>고 했습니다.

  기러기는 한 번 짝을 맺어 부부가 되면 한 쪽이 먼저 죽더라도 딴 기러기를 만나 살지 않고 평생을 수절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러기를 일러 ‘지정조(持貞操)- 정조를 지키는 새’라고 하는 것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간이 미물인 기러기만도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혼례로 부부의 인연이 맺어지면 평생을 서로 믿고 의지해야 부부지간이 무난한 법입니다. 그래서 신랑이 신부에게 기러기를 바치며 맞절을 하였던 것입니다.

    3. 세사(世事)에 밝으셨던 도인 경봉 큰스님!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에 열반에 드신 경남 양산 통도사의 극락암에 계셨던 경봉 큰스님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큰스님께서는 출세간(出世間)의 길 위에 서 계셨지만, 세상살이에도 너무나 밝으셨던 분이십니다.

  스님께서는 신자들에게 어려운 교리를 설하기보다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러한 쉬운 예를 들면서, 부부생활, 자녀교육, 장사하는 방법 등, 신도들의 일상의 삶을 깨우치는 법문을 많이 하셨습니다.

  한 번은 평소 큰스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어느 부부가 경봉 큰스님을 친견하러 찾아왔습니다. 스님께서는 절을 받으시고는, 먼저 부인에게 묻습니다.

   “아이가 몇인고?”

   “셋입니다.”

   “그래? 세 번이나 죽다가 살았구나. 그런데 남편이 반지와 패물를 해 주더냐?”

  부인의 대답이 없자, 큰스님께서는 그의 남편을 돌아보며 말씀하십니다.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남편은 아내에게 패물을 해 주라’고 하셨다. 그러니 부인에게 반지 정도는 해 주면서 데리고 살아라. 여자는 천성적으로 옷과 패물과 알록달록한 채색을 좋아하니, 가장은 아내에게 마땅히 금은주기(金銀珠璣 : 금, 은, 보배구슬)등 패물을 해주어야 한다.”

  어떤 때는 거사들에게 이러한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남편은 마누라 덕에 산다. 마누라 많이 업어 줘야 한다. 너희는 부인을 하루에 몇 번씩 업어 주노?”

  이처럼 큰스님께서는, 부부의 삶을 진심으로 이해하시고 생활법문을 해주셨던 것입니다.

   4. 경봉 큰스님이 설한 부부의 도

    경봉스님께서는 부인네들에게는 항상 이같이 법문하셨습니다.

   “부인네는 항상 유화선순(柔和善順), 즉 부드럽고 화평하고 착하고 순종해야 한다.”

  큰스님께서는 이 말씀에 이어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습니다.

   “부인은 오직 가장의 좋은 점만을 생각해야지, 남편의 하찮은 면을 마음속에 담아 두어서는 안 된다.

   남편이 과거에 잘해준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잘못한 것만 가슴에 착착 접어 두었다가, 무슨 일이 터지면 그 전에 접어두었던 것까지를 한꺼번에 쏟아 놓아서 남편의 마음을 뒤집지 말아라.

   이렇게 하면 결과적으로 남편과의 거리만 멀어지게 될 뿐, 녹이고 풀어야 할 매듭은 오히려 더욱 차가워지고 더욱 견고하게 엉키기만 한다. 그러니 부인은 가장에게 섭섭한 것이 있고 화를 낼 일이 있더라도 맞받아 싸우지 말고 오히려, ‘여보! 내가 잘못했어요.’ 라고 말해야 한다.

   '잘못했다'는 말이 왜 중요한가? 정말 서운하고 화가 날 때는 잘못했다는 그 말 한마디에 맺힌 것이 녹아내리고 일체의 시비(是非)가 끊어지기 때문이다. 이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경질을 내고, 눈을 부릅뜨며 소리를 지르고, 분을 참지 못해 이를 갈아서는 안 된다.

   이런 사람에게는 가장이 일찍 죽거나, 자식이 없거나, 돈이 없거나, 몸에 병이 끊이지 않는 등의 액난이 하나씩 붙게 된다.

   가정주부의 힘이 참으로 크니, 주부의 힘은 한 가정의 7할을 차지한다. 가정의 주춧돌인 주부가 집을 단단히 받치고 있지 않으면 집이 무너지고 만다.”

  이어, 큰스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부인의 4덕(四德)을 강조하셨습니다.

    가. 아내의 4덕

   첫째, 평소 소소한 물질 때문에 남과 다투지 말아야 한다. 내가 부자가 되어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는 큰 생각을 내야지, 작은 물질로 싸워서야 되겠는가?

   둘째, 가정이 곤궁하여 괴롭더라도 남편이나 부모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말라. 사람이 살자면 좋은 일과 궂은 일, 즐거운 일과 괴로운 일이 교대로 생기기 마련이다. 곤궁하고 힘들더라도 용기를 내어 타개해 나가야 한다.

   셋째, 음식을 절약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며, 분에 넘치게 생활해서는 안 된다. 분수를 지켜 살아가면 갑자기 큰 불행을 만나더라도 놀라지 않고 거뜬히 해쳐나갈 수가 있다.

   넷째, 항상 남편이 오래 살기를 기도해야 하고, 남편의 착한 점만 생각해야지, 남편이 일찍 죽기를 바라거나 나쁜 점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인이 남편을 존경하게 되면 가정의 모든 일이 저절로 잘 풀려 나간다.

    나. 남편의 5행

  스님께서는 또한 남편들에게 다음의 다섯 가지 <남편의 5행(五行)>을 가르치셨습니다.

   첫째, 남편은 부인을 업신여기거나 욕을 하거나 가벼이 대하지 말고, 항상 존경하는 태도로 부인을 대하여야 한다.

   둘째, 남편은 부지런히 일을 하여 집안 식구들이 먹고 사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잘 사는 것은 <지혜 놀음>이니,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힘써 일하면 궁색하지 않게 된다. 만약 곤란진다면 내외가 함께 활동을 해야 한다.

   셋째, 여자는 천성적으로 옷과 패물과 알록달록한 채색을 좋아하니 형편이 되면 아내에게 옷과 패물을 해주어야 한다. 부인에게 옷과 패물을 선사하여 부인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면 가정사와 삶이 잘 되기 마련이다.

   넷째, 아내로 하여금 가정생활에 필요한 돈을 맡아서 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아내가 가정을 꾸리는 데 필요한 돈을 한꺼번에 주어야지, 조금씩 쓸 때마다 주어 애를 먹여서는 안 된다. 특히 아내를 의심하면 가정이 잘 될 수가 없다. 부부간에는 믿음이 있어야 가정 뿐 아니라 모든 일이 잘 된다.

   다섯째, 남편은 첩을 두던지 바람을 피지 말아야 한다. 남자가 밖에 마음을 두고 여자를 밝히면 집안이 화목치 못하게 되고, 화목치 못하면 가정이 무너진다.

  큰스님께서는 이러한 <아내의 4덕>과 <남편의 5행>을 지키는 것이 아들딸을 훌륭하게 기르고 부유한 가정을 이루게 하는 지름길이 됨을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3. 말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불자 여러분! 이제 말씀을 정리할 시간입니다. 오늘 우리는 근세의 대도인 경봉 큰스님께서 설한 부부의 도에 대하여 묵상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봉큰스님이 설한 부부의 도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부인은 항상 유화선순(柔和善順)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남편은 부인 덕에 사는 줄을 알고 늘 부인을 업어주라는 것입니다.

  셋째, 부인은 패물에 기쁨을 느끼니 남편은 때때로 패물을 해주라는 것입니다.

  넷째, 부인이 먼저 마음을 낮추고 한 발 물러서서 남편에게 ‘여보! 내가 잘못했어요.’라고

         먼저 말하라는 것입니다.

  다섯째, 아내는 <부인의 4덕>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섯째, 남편은 <가장의 5행>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오늘 이처럼 여러 내용의 법문을 소개했지만 이 모든 말씀은 화(和)로 하나에 집약됩니다. '가화만사성'의 화(和)1)라는 글자를 보면 ‘벼화(禾)’에 ‘입구(口)’를 더한 모양으로서, 이 화라는 글자는, 벼를 찧어서 술도 담고 떡도 하고 밥도 지어 사람 입에 넣어준다면 구성원들의 모든 불평불만이 사라진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큰스님의 부부의 도에 관한 말씀의 결론은, 부부로서 화(和)! 이 한 글자를 마음에 새길 때,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도 행복한 삶이 전개된다는 것이니 이를 꼭 기억하시어, 일치와 화하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옛말에 '부부는 천생연분의 인연으로 만난다' 하였습니다. 천생연분으로 만난 귀한 인연이기에 부부는 서로 화합의 꽃을 활짝 피워 성불격, 성불가, 성불국토를 구체화나가는 복된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하면서, 오늘 말씀을 마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주석1) ; 화(和)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으니 (1)평등을 회복함으로써 일치를 이루는 평화(平和=peace), (2)무지와 원결을 이해하고 풀어냄으로써 일치를 이루는 화해(和解=amicable), (3)나라는 고집과 아상을 버림으로써 개인과 전체가 조화를 이루는 화합(和合=harmony), (4)내가 소멸되어 새로운 것으로 변하는 융합(融合=fusion) 등이 있다.

  설법일지 ;

(1) 2010-10-01(금)19;00 통영 미륵도용궁사 10월 금요법회

[얼레지]

스님 좋은 법문 감사히 보고 갑니다.한발 물러나서 생각하고, 현재의 내가 남편이 있기에 있을수가 있고, 이 세상에서 제일로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과 존경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리허브]

얼레지님의 그 이름다운 마음씨와 부부사랑이 댁내 행복을 뛰어넘어 우리 통영시 지역까지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