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길 중간쯤에 오래 전부터 이정표가 되어온 수도약국이 자리하고 있고
그 옆골목에 들어서면 인사갤러리가 보인다.
26일부터 그 곳에서 공성환 화백의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
.
가을걷이가 끝난 오후의 들판에 연기가 피어오른다.
오늘 일을 마감하고 타작 뒷설거지를 한다는 신호다.
공 화백이 고향인 경북 의성의 낯익은 풍경을 담았다.
오늘도 겨울을 재촉하는 찬비가 내렸다.
이제 농부와 논밭들도 긴 겨울방학을 맞았다.
그림에 들어가서 나도 잠시 편안한 휴식에 빠져든다.
.
.
오직 쳐다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자에게만 한 점 그리움으로
한 마디 위안의 말로 작용하는 낮달
그 무효용의 효용이 예술행위 일반과 너무가 닮지 않았는가
스산하던 풍경을 푸근한 감성으로 감싸주는 달
쓸쓸하던 풍경에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달
달과 풍경의 그런 이중적 이미지를 생각하며 낮달을 그려본다
------- 공성환의 화첩 중에서 ------
그랬다. 나도 서울 도심에서 간혹 낮달을 발견하곤 한다.
대도시 속에서 나란 존재의 효용성을 찾아불 수 없지만
나는 엄연히 존재하며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천만명 중에서 그래도 몇 몇은 나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
그림의 산은 밀양 표충사 뒷산의 사자평이다.
해발 800m 정도에서 고원지대를 이루고 있는 사자평은
18만평 대부분이 억새밭이어서 한국에서 가장 넓은 억새밭이다.
20여년 전에는 화전민 자녀들을 위한 고사리학교가 있었는데...
.
.
출어 나서는 고깃배에 갈매기들이 함께 따른다
어지럽게 날으는 갈매기 날개짓처럼 어부들의 마음도 설레인다
만선의 꿈이 날아 오른다
첫댓글 어렸을때 보았던 그림속 풍경....아득하게 먼 추억이 되어버린 지금...참 그립습니다....오늘은...
쭉 도시에만 살아선지 늘 시골이 그리웟는데 님이 그리운 풍경을 올려주셔서 잘 보고갑니다....갈매기가 날개짓하는 바다는 벌써부터 가보고 싶었지만...............
동편제님 그림도 굴도 예사롭지가 않아서 또 봅니다..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아무 말도 않으렸는데...그래도 인사는 해얄 것 같은데요..그림이 사람을 불러 들이는 것 같아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