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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디 충무로 접수 사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메종 드 히미코>에 이은 <유레루>의 조용한 흥행 소식. 일본 인디영화의 힘은 작지만 강하다. 그래서 몇 달 남지 않은 2006년의 끝자락에는 어떤 일본영화들이 관객들을 찾을지 궁금해졌다. 그에 대한 궁금증을 <무비위크>가 풀어낸다. |
<무지개 여신: Rainbow Song>-저 하늘에도 사랑이… |
감독ㆍ쿠마자와 나오토 | 출연ㆍ이치하라 하야토, 우에노 주리 | 2006 | 개봉ㆍ하반기
어쩌면 <무지개 여신>은 무지개 다리 건너에 창조된 또 다른 ‘이와이 월드’일지도 모른다. 이건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로 자신의 세상을 창조한 이와이 슈운지의 이름을 타이틀 크레딧에서 발견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무지개 여신>은 이와이 월드에 참여했던 이들이 만든 영화기 때문이다. 쿠마자와 나오토 감독은 이와이 슈운지의 여러 작품에 참여했으며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메이킹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바 있는 인물. 게다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으로 얼굴을 알린 이치하라 하야토와 아오이 유우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윙걸즈>의 ‘히로인’ 우에노 주리가 합류해 더 튼튼한 세계를 창조해낸다. 영화는 청춘과 연결된 이와이 슈운지 식의 ‘러브’, 그리고 그들에게 닥친 이별과 죽음, 죽음 이후 새롭게 기억하는 단상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무지개 여신>은 이와이 슈운지의 걸출한 로맨스영화 <러브레터>와 살짝 맞닿아 있다. 특히 이 영화에서 중요한 소재는 3월과 9월 사이의 도쿄에서 만나볼 수 있는 무지개다. 이를 통해 영화는 영화 자체를 이야기하고, 영화에 담긴 판타지를 말하고, 그 속에 간직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무지개 여신>은 오랜만에 만나는, 우리를 짙은 감수성의 처마 밑으로 파고들게 하는 영화다. |
<원피스-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 One Piece: The Movie> |
감독ㆍ우다 코우노스케 | 성우ㆍ다나카 마유미 | 야마구치 가츠페이 | 2006 | 개봉ㆍ10월 26일
여전히 인기리에 연재 중인 코믹스 <원피스>의 7기 극장판. 코믹스에서부터 TV 만화, 극장판 버전에 이르기까지 여러 미디어를 통해 사랑받고 있는 작품인 만큼 <원피스-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의 국내 개봉은 원작의 팬들에게 좋은 서비스가 될 것 같다. 이번 7기 극장판은 메카 섬으로 보물을 찾아 떠난 루피 일행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재패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팬들, 일본 코믹스에 흠뻑 빠져 있는 이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 아닐까 싶다. |
<마미야 형제: The Mamiya Brothers> |
감독ㆍ모리타 오시미츠 | 출연ㆍ사사키 쿠라노스케, | 츠카지 무가 | 2006 | 개봉ㆍ하반기
서른이 넘도록 한집에 사는 따뜻한 마음의 형제가 있다. 그들이 드디어 애인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등으로 잘 알려진 에쿠니 가오리의 최신 동명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 바로 <마미야 형제>다. 연출은 <가족게임> <실락원> 등으로 스타덤에 오른 모리타 요시미츠 감독이 맡았다. <마미야 형제>는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문체와 모리타 요시미츠의 비주얼이 조화롭게 어울려, 서투른 연애담을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다. |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
감독ㆍ나츠카와 슈니치 | 출연ㆍ이가와 히사시, 니시다 나오미 \ 2005 | 개봉ㆍ하반기
한국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시 돌아왔다. 한석규 심은하의 가슴 저미는 사랑이야기로 국내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얻었던 영화이니만큼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유사 장면도 꽤나 많이 등장하고, 조금씩 달라진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허진호 감독의 섬세하고 진중한 연출력을 나츠카와 슈니치 감독이 잘 살려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월애>가 <레이크 하우스>로 돌아왔듯, <8월의 크리스마스>도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한 영화임엔 틀림없다. |
<허니와 클로버: Honey & Clover> |
감독ㆍ타카다 마사히로 | 출연ㆍ아오이 유우, 사쿠라이 쇼 | 2006 | 개봉ㆍ하반
우미노 치카의 코믹스 <허니와 클로버>는 한국에도 꽤 많은 수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멤버인 사쿠라이 쇼와 떠오르는 신예 스타 아오이 유우를 내세워 제작한 영화가 있다. 바로 같은 이름의 영화 <허니와 클로버>다. 젊은 청춘들이 날린 큐피드의 화살이 이리저리 엇갈리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담아내는 이 영화의 연출은 ‘세븐 일레븐’ 등의 CF로 잘 알려진 타카다 마사히로가 맡았다. 영화의 주제곡은 인기 그룹 스피츠가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
<금발의 초원: Across A Gold Prairie>-이상한 초원의 나리스 |
감독ㆍ이누도 잇신 | 출연ㆍ이케와키 치즈루, 이세야 유스케 | 2000 | 개봉ㆍ9월 28일
최근 들어 일본영화를 좀 본다는 사람치고 이누도 잇신 감독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로 최근 개봉된 일본 인디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감독이다. 그런 그의 2000년 작품, 앞의 영화들과 함께 ‘경계선 3부작’의 시초라 불리는 <금발의 초원>이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오시마 유미코의 만화로도 유명한 <금발의 초원>은 노인 도우미로 활동하는 18세 소녀와 자신이 20세라 생각하는 여든 노인의 ‘말도 안 되는’ 러브 스토리를 감독 특유의 화법으로 풀어낸 영화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케와키 치즈루와 <원더풀 라이프>의 이세야 유스케가 이어지지 않은 ‘경계’를 넘어서는 주인공이다. 이 영화에서 치즈루가 맡은 캐릭터의 이름이 ‘나리스’란 점은 매우 유별나다. 마치 돌풍을 타고 이상한 나라로 날아간 앨리스처럼, 나리스는 유스케가 연기한 ‘닛포리’란 노인네를 만나면서 금발의 초원에 당도하기 때문이다. 이누도 잇신의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금발의 초원> 역시 정상과 비정상의 모호한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줄 타는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그들의 만남과 이별을 ‘쿨’하게 그려낸다. 그래서 이 영화, 살짝 철 지난 듯해 보이지만 꼭 보고 싶은 영화 중 한 편임에 틀림없다. |
>>아오이 유우 다시 보기 << |
일본영화 개봉 라인업 중 그녀의 출연작이 꽤 돋보인다. 아오이 유우의 과거 출연작을 다시 살펴보는 기회를 가져본다. <슈슈의 모든 것> 사실 이 영화를 볼 때 아오이 유우가 누군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 다시 보면 그녀를 확실히 찾을 수 있다. 슬픔을 안고 자살하는 소녀로 말이다. <하나와 앨리스> 이 영화, 단박에 그녀를 가슴에 품도록 만들었다. 이와이 월드의 히로인으로 거듭난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무지개 여신>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는 우에노 주리와 함께 출연한다. 이 영화, 늦었지만 꼭 봐야 하는 영화다. <철인 28호> 고전 재패니메이션 <철인 28호>가 CG의 도움으로 실사판으로 탄생했다. 이 작품에서 그녀는 천재 소녀박사역을 맡았다. |
이주영 기자 2006.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