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콘덴싱 보일러
보일러는 버너로 공기를 가열해 내부에 흐르는 물을 데우는 방식으로 하나의 열 교환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물을 데우고 난 뒤의 배기가스를 그냥 밖으로 내보내는데, 이 때 가스의 온도가 180도나 된다는 점이다.
콘덴싱(Condensing) 보일러는 이 고온의 배기가스를 다시 이용하는 보일러를 말한다. 콘덴싱은 물리학적으로 기체가 액체로 응축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배기가스의 뜨거운 기체가 차가운 물을 데운 뒤 액체로 응축되기 때문에 콘덴싱 보일러라는 명칭이 붙은 것이다. 즉, 콘덴싱 보일러는 일반 보일러의 열 교환기에, 배기가스가 가진 열(잠열)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열 교환기(잠열 교환기)를 하나 더 장착하고 있는 보일러이다. 고온의 배기가스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97%나 되며 이는 일반 보일러의 열효율(82~85%)보다 높다. 따라서 콘덴싱 보일러의 배기가스의 온도는 50도~60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콘덴싱 보일러는 첨단 안전제어 기술인 공기비례제어기술(Air Porportional Control Unit)을 채택하여, 과대 풍압 및 외부 악조건 등으로 연소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해도 보일러에 최적화된, 안정적인 연소상태를 만들어 유해가스 배출을 줄이고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 일반 보일러는 연료비례제어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데, 공기의 양과는 상관없이 온도에 따라 배출되는 연료의 양을 조절하기 때문에 연소 효율이 낮고 유해가스가 많이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
즉, 고효율과 친환경적인 측면이 바로 콘덴싱 보일러의 두 가지 강점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콘덴싱 보일러의 인기가 매우 높고, 정부차원에서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 등에서는 콘덴싱 보일러를 설치할 때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네덜란드와 영국에서는 새로 설치하는 보일러는 콘덴싱 보일러로 해야 한다는 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콘덴싱 보일러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최근에 콘덴싱 보일러의 주요 수출국으로 우리나라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콘덴싱 보일러는 네덜란드에서 먼저 개발되었는데, 세월이 흘러 원천기술을 도입한 우리가 이제는 네덜란드에 역수출을 하게 되었을 만큼 기술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것이다.
콘덴싱 보일러와 함께 최근 유행하고 있는 ‘거꾸로 타는 보일러’도 그 기본 원리는 콘덴싱 보일러와 유사하다. 대부분의 보일러에서 버너는 보일러 하단에 달려 있는데, 이 보일러는 말 그대로 버너가 상단에 위치해, 처음 가열된 공기는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잠시 내려오다가 자연적인 대류현상에 따라 다시 위쪽으로 올라가는 움직임을 보인다. 즉, 내부에 흐르는 물을 위에서 아래로 데워진 공기가 내려올 때 한번, 다시 자연 대류현상에 의해 올라갈 때 또 한번, 총 두 번 데우는 방식이 거꾸로 타는 보일러의 원리다.
최근 우리나라 소비자 보호원에서 보일러의 효율성을 조사했는데, 결과에 따르면 콘덴싱 보일러를 사용했을 경우 가구당 연간 15만원에서 20만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2006년도에는 재테크, 세테크 뿐만 아니라 정부적인 차원에서 에너지테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모든 서민들이 부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