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
눈을 떴다. 새해라 한다. 느낌이 없다. 감동도 없다.
나이 탓이다.
한 살 더 먹는다 한다.
왜 나이를 먹는다 했을까?
안데스 산맥의 콘도르는 미끼를 먹는다.
무작정 먹는다.
배가 터지도록 먹는다.
먹고 나서는 날지를 못한다.
결국, 사냥꾼에게 잡히고 만다.
그래서 나이를 먹는다 했을까?
나는 나이를 먹는다.
무작정 먹는다.
숫자가 넘치도록 먹는다.
먹고 나서는 후회를 한다.
결국, 염라대왕에게 잡히고 말 것이다.
콘도르는 망자의 신을 태양신에 전해 준다 한다.
염라대왕은 망자의 신을 천국이나 지옥으로 갈라준다 한다.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내가 산을 처음 시작할 때는 언제나 막내였다.
어영부영하다보니
어느 순간 어른이 되더니 결국, 첫내가 되고 말았다.
가장 어린 나이에서 가장 많은 나이로 바보가 된 것이다.
일어서자
힘차게 일어서자.
바보로 살 수는 없다.
일곡동 한새봉으로 가자.
눈이 소복히 내린다.
사방이 어두워서 보이질 않는다.
태양을 볼 수가 없다.
오랜 기다림 끝에 태양이 얼굴을 내민다.
을미년 새날 여덟시 일십오분 !
눈구름 사이로 빛을 보낸다.
눈부시다. 황홀하다. 아름답다.
희망이 보인다.
저 태양를 따라
올해는 페루 땅 안데스로 가 보자.
콘도르를 만나 보자.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에서 표범도 만나고,
히말라야의 하얀 산신들도 만나야 겠다.
급하다 급해 ! 하루가 급하다 !
갈 곳이 있다.
낼 모레 일월 나흣날에는 존제산에 간다.
신령님이 계신다 한다.
지극 정성으로 빌어야 겠다.
잘 살게 해 주세요.
멋지게 살게 해 주세요.
기다림도 있다.
조재옥 회장님이 기다린다.
여러 친구들도 있다.
나이를 가리지 않고 기다려 준다.
모두가 바보를 반갑게 해 준다.
아 -! 나이야 ! 가라 !
아 -! 백운산악회 회원님들이시여 !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일원거사 범산 이민우(새해 첫날 단상?)
첫댓글 범산 원로 회장님 ~^^
명예 회장님과 함께 하기에 백운가족 모두 모두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