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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성경은 “그리스도가 몸인 교회의 머리라”고 말씀합니다 (엡 1:22, 골 1:18) 이러한 표현은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를 알기 쉽게 상징적 기법으로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머리'란 '주권자', '왕'을 뜻하는 것으로서 바로 권위의 대명사로 이해된다.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유일한 주권자요 왕이십니다. 이분이 "자기 피로 사신”(행 20:28) 백성들로 교회를 삼으셨습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그의 소유된 백성이요. 그래서 그만이 교회에서 당신의 백성들의 생명을 다스려 가시는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왕적 권위를 가집니다.
또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합니다 (엡 1:23) 이 사실은 그리스도께서 자기 피로 사신 백성들을 자신과 일체를 이루고서 생명의 유기적 관계를 갖고 있게 한 것을 상징적 기법으로 표현한 것인데, 온 몸의 건전한 발육은 머리의 지시에 순종하는데 있는 것처럼 교회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도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할 때 보장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교회의 존재 목적
그러면 우리가 이처럼 그리스도를 모시고서 그분의 다스림을 받는 교회로 존재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을 불러모은 자들이 회중을 이루었을 때 그들이 '신앙의 공동체'로서의 생명력을 발휘하게 하십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격'을 뚜렷이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의 모임(회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그와 더불어서 그 교회가 그리스도에 의해 세워진 성례를 순수하게 계속 이행하며, 교회의 권징이 죄를 징벌함으로 실행된다면 이는 참 교회입니다. 성례는 말씀에서 설명된 그리스도께서 베푸신 은혜를 가시적으로 누리며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맺어진 새로운 언약 속에 있는 자임을 확실하게 나타내고 인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권징은 교회의 생명과 거룩성을 보존하며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의 말씀을 귀중히 여기고 거기에서 나타내시고 있는 그리스도의 통치를 신실하게 받아가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의 직분
이에 있어서 교회가 온전히 서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봉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삼직을 주셨습니다. 첫째는 목사요 둘째는 장로요 셋째는 집사입니다. 이 직분들은 그리스도를 위한 교회의 종 된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섬김으로 봉사'하는 것이 그분들이 지닌 정신이요 사상입니다. 물론 그 모범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하고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기 위하여 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이 직분들은 권위직이나 명예직이 아닌 봉사직입니다. 헌신이 있고 희생하는 수고가 있기에 봉사직입니다.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며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일에 전념합니다. 장로는 그리스도께서 맡기신 양떼를 돌보고 보호하며 인도하는 일을 합니다. 이는 목사만의 일이 결코 아닙니다. 그러므로 장로는 언제나 능동적으로 교회에 봉사해야만 합니다. 실제로 봉사하지 않는 직분이란 교회에는 있을 수 없다. 집사는 그 직무에서 중요한 일이 구제하는 일이었습니다. 교회 공동체내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자를 돌보고 외로운 이들을 위로하여서 그들이 소외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집사가 하는 봉사의 일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거룩한 하나님의 일을 봉사함에 있는 직분들이 언제부터인가 변질되어서 이 직분을 매관매직하고 있습니다. 신앙의 경력이나 돈이 기준이 되어서 직분이 주어지고, 이 직분을 받은 자들은 그것을 자기 자랑과 의로 내세웁니다. 게다가 교회의 직분으로 목사, 장로, 집사의 삼직 외에 서리 집사, 권사, 권찰 이란 이런 저런 명칭을 붙여 직분을 다양화시키고, 그 직분을 다수가 차지하게 하여 교회를 온통 직분자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신앙의 경력이 오래 되어서 직분을 주고, 직분을 맡기면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봉사를 잘할 것 같다고 해서 직분을 주고, 직분을 주면 그 직분 때문이라도 교회를 떠나지 않고 오래 있게 될 것이기에 직분을 주고, 직분을 주면 남달리 헌금 생활을 잘 할 것이기에 직분을 주는 등 참으로 가관입니다. 게다가 온갖 명예를 다 씌워줍니다. 그래서 연로하여 더 이상 봉사하기가 힘들면 명예OO를 붙여 줍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 날까지 평생 교회 직분자의 명예를 누리며 살아가게 합니다. 그렇기에 성도들은 교회 직분에 대하여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해서 교회의 직분을 맡게 되면 많은 사람을 동원합니다. 오늘날 교회의 거룩한 직분이 주어지는 의식이 왜 결혼식을 하며 환갑잔치를 하며 졸업식을 하는 것처럼 소란해야 하고 호들갑을 떨어야 합니까? 왜 여기서 축의금의 명목으로 돈이 오고가고 적지 않은 선물이 목사 또는 교회와 임직을 받는 자들 간에 오고가고 해야 합니까?
교회의 직분자들은 교회가 무엇인지, 이 세상에 교회가 왜 있게 되었는지, 그리고 교회에 왜 직분자가 세움을 받게 되는 것인지를 알고서 이제 본인의 직무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인식하고 있어서 바른 신앙적 자세 속에서 봉사를 해 나가야 합니다. 본래는 교회에 목사와 장로와 집사 외에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가 2세기 이후에 다른 여러 직분들도 등장하였으나, 16세기 종교개혁을 통하여 본래의 직분으로 회복시켜 놓았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다시 여러 직분들이 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불가불 교회의 일의 성격상 다양성이 요구되고 그 필요에 의해서 설사 삼직 외에 다른 직분을 사용하는 일을 한다고 할지라도 각각의 직분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온전하게 세워나가시게 하기 위하여 맡기신 성격의 것이며, 이는 은사로 주어지는 것입니다(그러나 이것은 교회 헌법에서 말하고 있는 직분의 종류에서 그런 것이며, 필자는 교회에 단지 삼직 만이 있으면 되며, 이 삼직 만으로 교회의 모든 봉사의 일이 행해지는데 아무런 불편이나 부족함이 없다고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영원한 생명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난 성도들에게 하나님과 그 나라의 속성을 띤 천래적인 특별한 재능을 각각 주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섬겨 가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 특히 목사로, 장로로, 집사로 봉사하여 수고할 만한 믿음의 칭찬을 듣는 사람들을 선택하여서 직분을 맡기셨습니다. 그렇듯이 만일 교회에 불가불 다른 직분을 필요로 한다면 그와 동일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모든 직분자들은 교인들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건강하고 온전한 상태로 잘 자라며 서가는 모습으로 교회를 이루고서 그들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복을 누릴 수 있도록 섬기며 봉사하는 수고를 기꺼이 해야 합니다. 그렇게 교회의 실질적인 유익을 위하여 교회에 직분의 제도를 세운 것입니다.
교회의 직분을 수행하는 자의 신앙적 자세
교회의 직분을 맡은 자들은 그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년한이 얼마 남아있는지 알 수 없으나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고 하였으니 이런 모습에 그들의 목숨이 다하기까지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그 교회가 속한 교파나 교단에 의해서 그 직분의 임기가 크게 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기한직이며, 또 하나는 항존직입니다(목사, 장로, 집사 외의 교회 헌법에서 말하고 있는 별종직은 임시직입니다. 그러면서도 종신직의 형식을 띠고 있는 형편입니다). 기한직은 직분자를 세울 때 2년, 또는 5년의 시한 등으로 교회가 정한 제도에 따라서 하는 것입니다. 연임을 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럴지라도 직분의 수행하는데 그 시한을 정해 두는 것입니다. 이는 그들에게서 교회를 섬겨 봉사할만한 믿음이 있는 것을 교회가 알고 전심과 전력을 다하여 봉사하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사를 책임지고 또는 도우며 살아야 할 분들이기에 다만 그들에게 교회를 섬겨 봉사하는 짐을 지우지 않고 모든 교인들이 함께 감당해 나가는 평등의 원칙에 의해서입니다. 이러한 기한직의 임기제에 반해서 항존직의 임기는 임직을 받은 교회와 함께 항존합니다. 즉 봉사하여 섬기는 교회에 속해 있는 동안에는 항시적입니다. 만일 그 직분자가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를 떠난다든지 다른 상황으로 더 이상 그 교회를 섬기지를 못하게 되면 그 직분은 거두어집니다. 그런 것이지만 오늘날의 직분자들의 인식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교회에 속해 있던, 아니면 임직을 받은 그 교회에서 떠나 있던 상관없이 언제나 그 직분을 맡고 있는 영구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임기제는 그 나름대로 특성이 있기에 어느 하나를 잘잘못으로 가릴 수는 없습니다. 어떤 임기제에 의해서 교회의 직분을 맡고 있는가 하는 것은 그가 속한 교회의 형태에 따라서 달라지게 됩니다. 개혁교회의 주류에 있는 개혁교회는 기한직으로 합니다. 그러나 다른 개혁교회나, 소위 개신교단이라고 불려지고 있는 교회들은 항존직으로 합니다. 이는 교회 정치와 제도의 차이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현재 교회가 처한 상황에서 그런 것이며, 어떤 임기제가 보다 더 성경적인가 하는 것은 각각의 교회가 잘 알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어떤 임기제에 의한 교회 직분이든지간에 직분을 맡은 분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년한에서 하나님께서 남은 건강과 남은 힘이 있게 하신 만큼 그것으로 충성되게 봉사하면 됩니다. 하나님은 능히 그렇게 사시는 것을 통해서 교회의 생명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은사를 주셨습니다. 그 사실의 증인들은 바로 그 직분자들이 봉사하여 섬기는 교인들입니다. 이분들이 교회 직분을 받는 분에게서 그 특별한 재능을 보고 있었기에 천거와 기도를 해온 것입니다. 교회 직분자들은 그리스도를 위해 그들을 충성스럽게 섬겨 봉사해야 합니다.
이때 충성스럽게 교회를 섬겨 봉사하는 자가 취해야 할 겸허한 자세가 있습니다. 그것은 '종'의 자세입니다. 아무리 봉사를 충성스럽게 일한다고 할지라도 그 자세에 있어서 성경에서 교회의 직분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자세를 취하여서 해야 하겠습니다. 성경에는 가령 목사의 직책을 상징하는 여러 명칭들이 있습니다. 감독, 목자, 사신, 교사, 청지기, 종 등, 이 명칭들 가운데 목사의 직분이 어떤 것인지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은 '종'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자기를 소개하며 이르기를 “예수를 위한 너희의 종”이라고 했습니다. 목사는 진실로 그리스도의 종이요, 나아가 그를 위한 교회의 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사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교회에 봉사하는 종이 되어야 합니다. 목사가 성실한 종으로 등장할 때, 목사로서의 참된 권위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것은 주께서 성실한 종에게 권위를 입혀 주시는 것입니다.
그렇듯이 목사와 함께 교회를 섬겨 봉사하는 다른 구별된 종들이 있습니다. 장로도 있고 집사도 있습니다. 이분들은 아셔야 합니다. 목사가 예수를 위한 교회의 종으로서 봉사하듯이 이분들 또한 예수를 위한 교회의 종으로서 봉사하셔야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오늘날 많은 분들이 교회에서 이런 저런 직분이란 이름을 가지고 그리스도를 위한 교회의 종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위한 교회의 주인으로 등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옛날 자신에게 하나님의 종의 종 (servus servorum Dei) 이라는 겸허한 이름을 붙인 한 로마 감독이 엄청난 로마교권 체제의 터를 놓은 것을 기억하게 되는데, 오늘날 교회가 당하는 많은 시련과 들리는 잡음은 바로 그때와 동일하게 교회 직분에 있어서 종의 의식의 결핍과 잘못된 주인 의식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직분을 맡는 분들은 그리스도를 위한 교회의 종 된 것을 기뻐하고 종으로 성실히 섬기는 자세만을 취해 나가야 합니다. 그럴 때 주님은 그를 붙드시고 그의 교회를 건강하고도 온전히 세워 가실 것입니다.
(*본 글은 모교회의 교회 직분 임직식에서 권면한 내용입니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