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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인터넷 까페나, 동호회를 돌아다녀보면..
오벨슈타인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더군요.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것은
"오벨슈타인은 라인하르트에게 충성을 한것이 아니라, 라인하르트라는 좋은 도구를 놓고 먹음직스런 사과를 먹기위해 그를 이용한것이다"
라는 식의 의견이 거의 80%이상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약간 다릅니다.
(우선 이런 생각을 하기에 앞서, 저는 오벨슈타인과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점, 그보다 훨씬 어린 24살이라는점, 그와는 다른성별의 여자라는점 등등...그와는 너무나도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이라, 제가 하는 생각이 오벨슈타인과는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확신이라는것처럼 무서운 자기최면은 없기에, 제 글이 어딘지모르게 변명조로 들릴 수도 있으시겠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기서부터는 경어를 쓰지 않겠습니다. 글이 길어질지도 몰라서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벨슈타인은 정말 라인하르트를 이용하기만 한 것일까?]
반은맞고 맞은 틀린말일수도 있을것이다.
소설에서도 나왔듯이(참고로 저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은 접해보지 않았습니다)...
오벨슈타인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서 라인하르트를 선택한것이었고, 라인하르트 역시 오벨슈타인을 자신의 참모로서 적절하다고 판단한 후 죽어 마땅했던 그에게 생명을 보존해주었다.
처음부터 그 둘의 관계는 "키르히아이스와 라인하르트"의 계산없는 충성이 아닌, "머리로부터의 계산"이 앞서는 관계로서의 평행선을 달리는 관계로 시작했던 것이다.
애시당초 "파울 폰 오벨슈타인"이라는 인물은 키르히아이스나 미터마이어와 같은 "가슴으로부터의 충성심"이 아닌, "머리로부터의 충성심"으로 라인하르트에게 자신을 의탁했지만, 소설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꼭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는 미묘한 뉘앙스를 풍기는듯 하다.
소설에서 오벨슈타인에 대한 자세한 상황이 키르히아이스처럼 심층적으로 묘사된부분은 그렇게 많지는 않으나(있어봤자, 개먹이 사러 가는정도--?), 소설을 차근차근 읽어보면 초반의 오벨슈타인과 마지막 최후를 맞는 오벨슈타인은 확실히 다르다.
오벨슈타인이 1권에 라인하르트에게 자신을 의탁할때는 원래 자신의 상관을 배신하고 비열한 도망자의 모습으로 라인하르트에게 자신의 지식과 여러 장점을 교환조건으로 "판매"를 했었고, 처음에 청탁이 반신반의로 이루어지지 않았을때의 오벨슈타인은 소설 전체를 뒤져도 전무후무할만큼 흥분한 모습이었다.
마지막 황제로 오인받아 죽을당시의 오벨슈타인은 너무나도 의연한 모습으로서의 최후를 맞이하고 있다.
"라베날트에게 이르게. 내 유언장은 내 책상 세번째 서랍에 들어 있으니까, 확실하게 집행하라고……"
물론, 그가 잠자코 태연하게 죽음을 맞이한 이유에는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을 수 있을것이나, 대부분은 "자신의 염원달성"이 이루어진 마당에 더 이상 시끄럽게 죽기 싫어하면서 날뛸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이미 그의 꿈은 라인하르트라는 자신의 구미에 딱 맞는 도구로 충분히 이루어졌으니, 죽을때 잠잠한건 당연한이치 아닌가?"
그러나, 여기에 약간의 의문이 따른다.
그처럼 용의주도하고, 신중한 오벨슈타인이 집권2년만에 병세로 인해 죽을 위기에 처한 황제를보면서 아무리 무뚝뚝하기로 정평이난 그로서 아무런 동요가 없었을까?
지구교도를 빠른시일안에 토벌하기위해, 황제를 미끼로 사용한것을 보아도 오벨슈타인 자신도 내심 불안해 하고있던것이 드러난다.
오벨슈타인은 그의 머릿속 구조가 180도 반대방향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았던 이상, 현재 황제의 상태(그 역시 황제의 서거를 예감했다)에 대해 제국의 미래를 확실히 다잡아 놓아야 할 의무(?)가 있었다.
물론, 마지막에 지구교도의 젊은교주가 우주상에서 사라지기는 했으나, 지구교를 숙청한다해서 "라인하르트의 제국"이 불멸의 반석위에 세워질것이라고는 절대 생각지 않았을것이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 황제의 서거에서 자신의 업적(라인하르트의 제국)을 될 수 있는한 오래도록 보존해야만 했고, 천하의 오벨슈타인답게 그는 유서까지 남기는 의연함(?)을 보여주었다.
(오벨슈타인이 유언장에 자신의 버릇없는 달마시안 이야기만 써놓았을것이라 말하는사람은 없을것이다. 라베날트에게 잘 처리하라 시킨것은 분명 행정상 여러 업무였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오벨슈타인은 아직까지는 무엇인가 "불안요소"가 행정상이든, 군수뇌부상이든 존재한다고 생각했기때문일것이다.
그러나, 어찌되었든..그는 유서를 작성한 보람이 있게 고인의 명단에 올라갔고, 그의 입장에서 보았을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황제에 앞서 죽었다는것이다.
그럼 왜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느냐? 라는 의문이 생긴다.
오벨슈타인은 자신이 선택한 "도구"으로서의 라인하르트가 아직 죽을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던것은 분명하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는 황제가 죽기전에 모든걸 해결하려 했다)
단지 지구교때문만은 절대 아니었을것이다.
1. 2년밖에 안되는 집권시기.
2. 후계자에 대한 불확실성(미터마이어나, 힐더의 입장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을지 모르나, 오벨슈타인의 머리라면 충분히 불안요소는 얼마든지 있었을것이다)
3. 완벽하지 않은 정국. 즉, 이젤론요세의 완전 토벌.(여러가지 최악의 상황을 모두다 고려하는 오벨슈타인의 성격상, 이젤론요세는 언제까지고 무시할수만은 없는 존재였을듯)
4. 아직 우주 전체에 퍼져 그 맥을 이어가고 있을 반제국 무리들.
결국, 황제서거후의 상실감에 붉어져 나오는 허탈함을 느끼지 못했다해서, 혹은 불안한 제국을 지켜야하는 의무에서 벗어났다는것을 아무리 감안해준다해서 오벨슈타인이 행복한 죽음을 맞이했다고는 생각 할 수 없다.(그는 죽는 순간까지 국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한점을 유서로서 남겼다)
그렇다면...
단지, 위의 것들이 자신의 꿈을 완성시키기 위한 염원에서였을까?
내 생각은 그렇지만은 않다.
라인하르트가 하이네센, 페잔, 골덴바움제국을 통일하기 이전의 시기.
오벨슈타인은 맨 처음에는 거의 80%정도는 확실하다는 자신의 계산을 믿고, 라인하르트에게 자신을 의탁했다.
그러나, 소설 전체에서 나타나는 오벨슈타인의 용의주도함을 미루어 짐작하건데,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트류니히트에게 "우주지배"라는 크디큰 선물을 안겨주는 조건으로 라인하르트를 배신했을수도 있다.(오벨슈타인의 꿈이 오직 라인하르트로부터만 이루어지는 제국통일은 아니었다)
물론, 오벨슈타인의 계산에 라인하르트>트류니히트 라는 결과가 그를 움직이지 않게 했을 수도 있으나, 라인하르트가 제국을 통일하기 위해 하이네센에 쿠데타를 의뢰했을당시, 오벨슈타인이 마음만 먹고 얀웬리에게 이 사주내용을 밀고했다면, 라인하르트는 마음놓고 제국통일에 박차를 가하지 못했을것이다.(라인하르트의 쿠데타 사주가 오로지 키르히아이스와 라인하르트의 머리에서만 나온것은 절대 아니리라. 모르긴 몰라도, 오벨슈타인이라는 괴물은 여러가지 베이스를 깔아주었을것이다)
당시 제국과 하이네센은 오벨슈타인도 확신하지 못할만큼 팽팽한 관계였고, 라인하르트도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사주를 의뢰한 것이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벨슈타인은 라인하르트를 택했다.
물론, 여기까지는 오벨슈타인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충성을 했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정말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후로..
여러가지 사건이 있을때마다, 오벨슈타인은 항상 라인하르트의 그림자 역할을 해왔다.
특히나, 구린내 나는 뒷일은 거의 다 그 자신이 감당했고, 라인하르트는 손안대고 코푼격이 되는게 대부분이었다.
(이쯤되면, 라인하르트가 인복이 전혀 없었다고는 절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리라. 정말 만나기 힘든 그림자 역할의 인재를 얻어내기는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우주 전체를 통틀어서 오벨슈타인만큼 어두운 그림자역할을 제대로 해낸 사람이 몇명이나 있던가? 키르히아이스는 그나마 "빛나는그림자"역이었고, 지구교도나 페잔의 여러 그림자역할의 인물들은 계산에 흥정이 덧붙여진 얼룩진 그림자였다.)
적어도 오벨슈타인은 "계산"은 했을지언정, 아무리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더라도 "흥정"은 없었다.
황제에게 "직언(라인하르트에게는 비난으로 들리기도 했지만)"을 할 지언정 "원망"은 없었다.
우주를 통일하는데 자신의 "야망"은 있었으나, "야심"은 없었다.
약간의 비약이라는 주장이 있을지 모르나,
"오벨슈타인이 정말 라인하르트에게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충성을 바쳤는가?"
에 대해서는 밑의 몇가지 이유를 들겠다.
(오벨슈타인에 대해 작가자신이 키르히아이스처럼 읽는이로 하여금 확신에 가득찰만큼 구구절절히 심층적으로 써주질 않아서 반박의견이 전혀 나오지 않을정도로 확실하게 장담하지는 못하겠으나....-오벨슈타인에 대해서 그나마 좀 인간적으로 써놓은것은 어린시절 눈이 맹인으로 태어났다는것이나, 버릇없기로는 그 자신보다 더한 달마시안이야기정도?-)
소설 끝부분까지 그대로 버텨주는(로이엔탈은 끝내 "긍지"를 택했다), 정말 힘든 역할을 아무런 반감없이 해주었다.
물론, 오벨슈타인이 우주를 지배하는 통치자의 망상을 꾸지는 않았겠지만, 그의 용의주도함을 생각해볼때, 뒤집어 생각해본다면 그가 얀웬리나 트류니히트쪽에 망명하지 않은것은 어찌보면 정말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된다.(페잔따위는 그의 머릿속에 별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을 상대임에는 분명하다)
그가 끝까지 라인하르트에게 남아있을 수 있던 이유중 하나는
"단지 확률이 가장 높은 상대"
라고 생각하기에만은 무리가 따른다.
(작가 자신이 우주의 설정을 라인하르트쪽으로만 유리하게 전개되게끔 만만하게만 써놓지는 않았기때문이다)
어느순간부터 오벨슈타인이 라인하르트에게 "계산"이 아닌 충성을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오벨슈타인 자신도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다.
라인하르트는 기대도 하지 않았을것이다.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이었다면 아마 우주가 다 떠나가도록 폭소를 터뜨렸을것이다.
그가 야망이 없었다고는 아무도 말 못한다.
물론,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우주를 통치한다거나 그런식의 야망이 아닌..
1권에서 패한 제국군에서 라인하르트에게 도망갈만큼의 야망은 있었다.
그 야망은 우주를 집어 삼키려는 라인하르트보다는 원대하지는 못했으나, 그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그림자역할로서는 정말 원대하기 그지없는 야망이었다.(그의 꿈은 우주를 "통치"하는 정부의 그림자요직이 아니었을까- 그의 성격상 뒷수습 이상을 바라지는 않았을듯)
여러 사건과 오랜 세월동안(라인하르트보다는 짧게 느껴졌겠지만) 그는 라인하르트에게 변함없는 충성을 해왔다.
여러 "변수"가 그의 번뜩이는 두뇌속에 작용했었을텐데도 그는 변하지 않았다.
파울 폰 오벨슈타인이라는 인물의 뇌세포속에는 "가슴"이라는것은 애시당초 작가에게서 부여받질 못했다.
아예 태어날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있어봤자, 버릇없기로는 그 누구보다 더한 자신의 애완견-_-; 달마시안에게 늦은저녁 닭고기를 사러 가는정도?)
사람으로서는 실격이었으나, 인간으로서는 최강이었을지 모른다.
그는 애시당초 키르히아이스와 같은 혹은, 미터마이어와 같은 충성을 바치는 방법을 몰랐을수도 있다.
그가 최고로 생각하는 미덕은 "이용" 즉, "변치않는 이용"이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는 분명 처음에는 라인하르트와 서로를 대등하게 이용하고 있었으나, 후반에가면 이상하다 싶을정도로 잠잠하게 이용을 당해주고 있다.
(우주 최강 어둠의 마왕에게 이상하리만치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인생을 걸은 "변하지 않는 상대"였던것이다)
약간의 비약이 있을 수 있겠으나,
"오벨슈타인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라인하르트가 자신을 이용하는것을 묵인해주는 관계"
로 변해버린것이 아닐까?
처음 자신이 자신의 생명을 의탁할때 그는 분명 키르히아이스와 라인하르트처럼 서로 일치하는 일직선상의 관계가 아니라, 라인하르트라는 일직선과는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져있는 수평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소설 마무리 부분에 들어서는 오벨슈타인이라는 일직선은 라인하르트와 처음보다는 훨씬 가까워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어찌보면, 아무도 모르는 사이 거의 일치하는 거리까지 다가갔을지도 모른다
애시당초 "가슴"이라는게 없는 인간으로부터,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충성심"은 아예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였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는 "라인하르트쪽에서 더 많은 이득을 취하면서도 변하지 않고, 이용하는 관계를 [묵인]"해주는것으로 미터마이어나, 키르히아이스와는 다른 "충성"을 해준것이 아닐까?
물론, 이것을 표면적을 드러낸적은 절대 없다. 죽는 순간까지도 말이다.
(역시 우주 마왕이다)
오벨슈타인이라는 이름이...그 이름에서 풍기는 딱딱한 뉘앙스에서도 말해주듯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거나 해맑기 그지없는 방실방실버전의 인물은 절대 아니다.
속을 알 수 없고, 생각자체를 감도 잡을 수 없는 이 인물에(우주의 그 누구도 오벨슈타인을 100% 이해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대해
"그가 충성을 했느냐, 안했느냐"
라는 식으로 공방을 하는것 자체가 우스운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작가 자신도 모르는사이 소설이 뒤로 감에 따라 어딘지 모르게 예전보다 아주 약간은 온화해진느낌으로서의 오벨슈타인을 그려내고 있다는점에서...(그 음침학 짝이 없는 이 사람을 말이다)
오벨슈타인이라는 인물이 라인하르트에게 진정한 충성을 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해 약간은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인 질문을 하나 던지자면, 키르히아이스나 미터마이어같은 충성만이 진정한 충성이냐...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다.
음--;
여기까지 줄줄이 길게 적긴 했습니다만..
제가 봐도 빈틈이 너무 많이 보이는군요.
글을 쓰면서도, '어라..이부분에서 이렇게 반박하면 나는 할말이 없는데..'라는 헛점도 굉장히 많이 보이고-_-a..
(얀웬리가 이 글을 읽었다면, A4용지로 10장은 넘게 반박을 했을겁니다)
그래도, 저 혼자만 느끼는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오벨슈타인이라는 사람은 작가가 그려놓은 정말 재미있는 인물에 서열을 매긴다면, 거의 10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입니다.(그건 확실하죠)
이 글을 적게 된 이유는..
위에 길게 빙빙 돌리면서 요점을 확실하게 짚어내지는 못했어도, 오벨슈타인이라는 사람에 대해 어느정도 인식의 변화를 주는 관용정도는 배풀어주고 싶었습니다.
위에 앞서 밝혔듯이, 남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쟁사에서 나이도 어리고, 여자인 제가 느끼는 부분이 다른 분들과는 크게 차이가 날지는 모르겠지만, 오벨슈타인이라는 사람이 기회주의자 혹은, 속을 알 수 없는 변태(?)라는식의 평가가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때는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건방진 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군요-_-a..
제가 글솜씨가..요점을 팍팍 집어낼만큼 논리의 절정을 달리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커다란 윤곽은 전달하려 노력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