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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야전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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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반 스크랩 뚝딱뚝딱, 망치 소리로 남은 사람
야전사령관 추천 0 조회 23 09.11.07 11: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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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뚝딱, 망치 소리로 남은 사람(‘좋은생각’ 중에서)

 


1935년 미국 몽고메리의 극빈가정에서 태어난 소년은 백만장자를 꿈꿨다. 여섯 살 때 통통하게 잘 키운 돼지 한 마리를 11달러에 판 것을 시작으로 대학에 입학해서는 친구와 유통회사를 차려 연간 1만 5천 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뒤에도 돈 버는 재미에 빠져 휴일도, 가족도 잊은 채 일에 매진했다. 스물아홉, 드디어 그는 백만장자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서른이 되던 해 아내가 결별을 선언했다. 돈만 쫓는 무의미한 삶을 살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호화 저택, 최고급 승용차, 근사한 별장, 사랑스런 두 아이까지……. 모든 걸 갖췄지만 행복하지 않은 삶, 큰 충격을 받은 그는 아내와 진지한 대화 끝에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기로 하고, 살 집을 뺀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그즈음 유년의 추억 하나가 떠올랐다. 한 노부부의 허름한 오두막을 고쳐 주고 뿌듯해하던 아버지, 그리고 말끔히 고쳐진 오두막을 보고 환하게 웃던 노부부의 모습이었다. 이에 영감을 얻은 그는 집을 짓기 시작했다. 비가 새는 낡은 판잣집에서 사는 사람들, 다리 밑에서 생을 이어 가는 노숙자, 쇠똥으로 지은 집에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사람들 등 가난한 자들을 위한 집을……. 그리고 1976년 ‘보금자리’란 뜻의 해비타트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펼쳤다.

백만장자의 삶을 버리고 사랑의 보금자리 백만 채를 짓는 아름다운 꿈에 도전한 사람, 그는 바로 밀러드 풀러다. 그는 직접 망치를 들고 15평 남짓의 작은 집을 지어 집이 필요한 이들에게 선물했다. 사람들은 그곳을 터전 삼아 무너진 가정을 세우고, 그들 역시 이웃의 집을 짓는데 참여해 수백 시간씩 땀을 흘렸다. 그렇게 국적, 종교, 인종을 뛰어넘어 집짓기 운동에 동참했고 개인과 기업 등이 후원하는 가운데 지난 30여 년간 해비타트 이름으로 95개국에 무려 30만 채에 이르는 집이 세워졌다.

2005년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루이지애나에서 어린 두 딸과 사는 엄마에게 집을 지어 주고 그는 말했다. “이 소녀들이 훗날 무엇이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보금자리가 생겼으니 그들의 생은 보다 나은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파괴와 분열의 상징일 수도 있는 ‘망치’를 가난한 이들을 위해 집 짓고 모든 경계를 허무는 사랑의 도구로 바꾼 풀러. 지난 2월,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짓기 시작한 사랑의 집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24분마다 한 채씩 서고 있다. 뚝딱뚝딱, 그 망치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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