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가 내달 7일 출시하는 준대형세단 '알페온'의 가격과 세부사양을 공개하고 국내 준대형세단 시장 공략에 나섰다.
GM대우는 "알페온이 준대형시장의 강자인 기아차 K7, 현대차 그랜저와 정면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페온은 중국 · 미국 에서 뷰익(GM의 중대형급 대중차 브랜드) 라크로스로 팔리는 차량의 GM대우 버전이다. 중국에서 월 1만대, 미국에서 월 6000~7000대씩 팔리는 인기차종이다. GM대우는 알페온을 한국에서 월 2000대 이상 판매, '개점휴업' 상태였던 중·대형차 시장을 잠식해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K7·그랜저보다 기본가격 160만~327만원 비싸지만 편의·안전사양 일부 우세
알페온 기본형(배기량 2.4L·185마력) 가격은 3040만원으로, 그랜저 기본형(2.4L·179마력)보다는 327만원 비싸고, K7 기본형(2.4L·180마력)보다는 160만원 비싸다. 엔진을 미국·호주에서 100% 수입하고 그 외 부품도 중국·유럽 조달이 40%에 달해 원가부담이 높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게 GM대우 설명이다.
GM대우 관계자는 그러나 "버튼시동 스마트키와 전자식 주차브레이크를 기본장착하는 등 기본형부터 사양이 충실하기 때문에 경쟁사 기본형과 단순비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고급형으로 갈수록 경쟁모델과 가격 차는 줄어든다. 3L모델(263마력)은 기본가격이 3662만원으로, 비슷한 출력을 내는 그랜저 3.3(259마력)보다 70만원 비싸다. 최고급형(배기량 3L) 풀옵션 모델은 4177만원으로, 그랜저 3.3 풀옵션(3.3L)과 비슷한 수준이며, K7 풀옵션(3.5L)보다는 오히려 100만원가량 저렴하다.
◆경쟁차종 중 가장 크고 동력성능 수준급… 수입차시장까지 넘봐
알페온의 강점은 국내 주요 경쟁모델보다 크고 엔진 출력이 약간 높다는 것이다. 알페온은 길이·폭이 각각 4995mm·1860mm로, K7·그랜저보다 약간 크다. 또 GM대우로는 처음으로 직분사엔진(연료를 실린더에 고압으로 분사해 폭발효율을 극대화한 엔진)을 사용해 2.4L모델은 185마력, 3.0은 263마력의 고출력을 낸다.
주행성능·연비에서는 일부 단점이 눈에 띈다. 특히 2.4L 모델은 가속성능이나 연비가 약간 뒤진다. 알페온 2.4는 공인연비가 L당 10.6km로, K7 2.4(L당 11.8km)나 그랜저 2.4(L당 11.3km)보다 떨어진다. 알페온 2.4의 공차중량이 1695kg으로, 그랜저 2.4보다 130kg, K7보다 190kg이나 무겁기 때문이다. 알페온은 그랜저·K7보다 항상 어른 2~3명을 더 태우고 다니는 꼴이다.
알페온이 ES350 같은 수입세단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에서 알페온 최고급 풀옵션 가격은 ES350(6750만원)의 60%에 불과하다. ES350 대비 알페온의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은 셈이다.
◆12월 출시 신형 그랜저, '강력 스펙'으로 반격 준비
알페온의 신차효과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출시 3개월 뒤인 12월 초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투입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에 최고급 사양을 투입해 국산 준대형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신형 그랜저는 알페온과 같은 구성인 2.4L, 3L 직분사엔진을 장착하는데, 최고출력이 각각 200마력, 270마력대다.
또 순항 중 앞차와의 간격을 인지해 속도를 알아서 조절해주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정체시 가다서다를 반복할 때에도 운전자가 가속페달 조작 없이 방향만 잡아주면 되는 최첨단 기능이 국내 최초로 장착된다. 또 졸음운전 등으로 차량이 주행선 바깥으로 나갈 경우, 차량이 알아서 스티어링휠(운전대)을 움직여 차선 안으로 차량을 되돌리는 '차선 자동유지 장치'까지 장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