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화학과 고분자
주름살 없애는 필러

필러는 영어 filler를 발음대로 읽은 것이다. 단어 그대로 충전제란 뜻을 가지고 있다. 현재 많이 쓰이는 필러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분자를 가공해서 바닥타일 같은 제품을 만드는 기술자들이 쓰는 필러인데, 고분자 보다 값이 싼 돌가루, 탄산칼슘, 백토 같은 무기물을 지칭한다. 공업용으로 쓰는 이 필러에 대해서는 문제삼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또 하나는 성형외과 의사들과 주름살을 펴려는 욕구를 가진 여성들이 주로 쓰는 필러, 즉 채움 재료이다. 주름살을 펴서 팽팽한 피부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려는 욕구가 강한 여성들이 많아서인지, 전 세계에 필러 생산업체만 해도 100개를 넘을 정도이고, 지금도 창업이 줄을 서고 있다. 요사이는 남성들도 주름살 성형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현재 판매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20여 개 필러 제조회사들의 명단과 이들의 생산품이 어떤 성분인지를 조사해서 표로 요약해 두었다. 시술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병원에 가기 전에 한 번쯤 미리 보아 두라는 의미에서 이 표를 게재한다. 여기에 게재되었다고 해서 이 제품들이 안전하다거나 정부기관의 승인을 받았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주름제거용 Filler 메이커와 성분
주름제거용 Filler 메이커와 성분
상품명 |
제조원 |
성분 |
지속성 |
타용도 |
AquamidTM |
Contura, Denmark |
XL-PAAM 2.5%/H2O 97.5% |
거의 영구 |
폐수처리 |
ArtecollⓇ |
Artes Medical, USA |
소 collagen 8%/20% PMMA 30-40 µm microbead |
영구 |
간판, CD |
BeloteroⓇ |
Merz UK, UK |
발효 XL-HAA |
수개월 |
약물전달 |
Bio-AlcamidTM |
SkinRx Distribution Inc., Canada |
XL-poly(alkyl acrylimide), Acryl 4%/H2O 96% |
거의 영구 |
폐수처리 |
Cristal |
Media Interaction Lab., Austria |
발효 XL-HA |
수개월 |
약물전달 |
Crim |
Hyrafill |
Corneal, UK |
발효 XL-HAA |
수개월 |
약물전달 |
Hydraform |
|
닭벼슬 XL-HAA |
수개월 |
약물전달 |
Juvedem Ultra |
Allergan, USA |
발효 XL-HAA/lidocaine 0.3% |
수개월 |
약물전달 |
LaresseTM |
FzioMed, USA |
XL-CMC/PEG |
2 yrs |
증점제 |
Madidur |
Sivida, USA |
발효 XL-HAA/dextran |
수개월 |
약물전달 |
Maditex |
pSivida, USA |
발효 XL-HAA microbead |
2년 |
약물전달 |
Outline |
|
발효 XL-HAA hydrogel |
2~5년 |
약물전달 |
Prevelle |
Mentor, USA |
발효 XL-HAA |
수개월 |
약물전달 |
Puragen |
Mentor, USA |
발효 XL-HAA hydrogel |
수개월 |
약물전달 |
Radiesse |
BioForm Medical, USA |
CMC/glycerin gel에 분산된 Ca Apatite microbead |
2년 |
페인트 증점제 |
Restylane |
QMed, Sweden |
발효 XL-HAA |
수개월 |
약물전달 |
Perlane |
SubQ |
Reviderm Intra |
Body-Philosophy, USA |
Dextran microbead |
2~3년 |
링거 |
Surgiderm |
Allergan, USA |
발효 XL-HAA |
수개월 |
약물전달 |
Teosyal |
Lifestyle Aesthetics, Swiss |
발효 XL-HAA |
수개월 |
약물전달 |
Varioderm |
Euromi, Belgium |
발효 XL-NaHAA |
수개월 |
약물전달 |
Zyderm |
Euromi, Belgium |
소 collagen/0.3% lignocain |
수개월 |
인공피부 |
Zyplast |
Euromi, Belgium |
소 collagen/0.3% lignocain |
수개월 |
인공피부 |
비고: PAAM: 폴리아크릴아마이드 (poly(acrylamide) HAA: 하이알루론산 (hyaluronic acid) XL: 가교 (crosslinked) PMMA: 폴리메칠메타크릴레이트 (poly(methylmethacrylate) CMC: 카복시 메칠 셀룰로오스 (carboxy methyl cellulose) PEG: 폴리에칠렌글리콜 (poly(ethylene glycol)

우선 표에서 언급한 재료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리그노카인(lignocain) 또는 리도카인(lidocain)은 국부 마취제이다. 그러므로 시술 시의 통증을 없애는 역할을 담당할 뿐 필러 재료가 아니다. 콜라겐은 동물 피부의 주성분이며, 덱스트란은 당의 일종이다. 아파타이트는 무기 인산칼슘 중 독특한 결정구조를 가진 것이다. 폴리메칠메타크릴레이트(PMMA)는 "콘택트 렌즈"에서 상세하게 논의하였다. 그 외의 재료에 대해서는 화학구조를 그림에 표시해 두었다.

카복시메칠셀룰로오스 나트륨염(Na-CMC)은 수성 페인트와 접착제의 증점제로 많이 쓰인다. 나트륨이 있어 물에 잘 녹기 때문이다. 폴리아크릴아마이드(PAAM)는 DNA 분석, 제지공장 폐수 처리 등에 주로 많이 쓰이는 공업 재료이다. 산화 에칠렌을 중합시켜 만드는 폴리에칠렌글리콜(PEG)은 수용성 고분자로서 생분해성이 우수하다. 약물전달이나 페인트의 증점제, 계면활성제, 폴리우레탄 원료로 대단히 많이 쓰인다.

하이알루론산 나트륨염(Na-HAA)은 수용성이며, 닭의 빨간 벼슬에서 추출하거나 키틴의 발효에 의해서 제조되는 천연 고분자이다. 국내에서는, 추출공정은 신풍제약에 의해 그리고 발효공정은 엘지화학에 의해 공업화되어, 두 종류의 Na-HAA가 모두 생산, 판매되고 있다. 표에서 보듯이 현재 필러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네 가지 필러 용 고분자 재료
표에 나와 있는 필러들을 지속기간 별로 나누어 보면 1) 영구~반영구적인 것, 2) 지속성 2~5년 정도의 것, 3) 수개월 수준의 것으로 구분된다. 영구~반영구적인 것에는 생분해성이 없는 PMMA나 PAAM 같은 합성 아크릴 수지가 쓰이고 있다. 피시술자 입장에서 보면 이 재료들을 선호할지도 모르는데, 장기간에 걸친 부작용에 대해 먼저 잘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지속성 2~5년 정도의 것은 CMC/PEG 혼합 재료, CMC/apatite 복합 재료, 덱스트란 같은 생분해성 재료인데, 모두 가교시켜 생분해성을 낮추어 지속연수를 향상시킨 것들이다. 이 중에서 CMC는 원래 셀룰로오스를 산화한 뒤 양잿물로 중화시켜 만들므로 반합성 고분자이다.
지속성이 수개월 밖에 안 되는 필러 제품들은 모두 Na-HAA로 만들어진다. 표를 보면, 이 재료를 쓰는 업체가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수개월 만의 지속성을 가지는 Na-HAA 재료가 가장 많은 수의 회사들에 의해 선호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작용을 우려하기 때문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이 우려되면 시술받기 전에 쓰게 될 재료가 공인기관에 의해서 안전성을 인정받은 것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피부가 늘어나 주름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필자라면 합성 고분자는 말할 것도 없고, 천연 고분자라고 할지라도 장기간 동안 내 피부 속에 넣어 두고 지낼 생각은 없다. 그러나 반드시 주름을 없애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부작용의 위험을 무릅쓸 수밖에 없다.
2010.12.31 "주름살 없애는 필러 (출처: 생활 속의 화학과 고분자)"

생활 속의 화학과 고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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