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동양인 원-투 펀치'가 탄생할까?
박찬호의 텍사스 레인저스가 일본인 투수 이시이 가즈히사(29ㆍ야쿠르트) 영입에 적극 나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텍사스주의 지역일간지 댈러스모닝뉴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가 선발투수진 보강을 위해 일본인 투수 이시이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시이는 올시즌 12승6패에 방어율 3.39를 기록하며 소속팀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일본프로야구 정상에 올려 놓은 좌완투수. 73년생으로 박찬호와 동갑내기다.
이미 뉴욕 메츠, 보스턴 등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이시이는 텍사스의 '제2선발감.' 현재 텍사스는 박찬호, 데이브 버바, 더그 데이비스, 케니 로저스 외에 또 한명의 수준급 선발투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텍사스의 제리 내론 감독은 구랍 31일 가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박찬호의 뒤를 받쳐줄 제2, 3선발투수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시이의 텍사스행이 결정되면 박찬호와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동양인 출신 투수들이 '원-투 펀치'를 이루게 될 전망이다. 지난 97년 박찬호와 노모가 LA 다저스에서 나란히 팀내 최다승인 14승을 올렸으나 1,2선발은 아니었다.
일단 이시이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걸림돌은 없다. 일본에서 10년 경력을 채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텍사스가 야쿠르트에 이적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지난 2000년에 시애틀은 FA 자격이 없던 이치로를 영입하기 위해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약 1300만달러의 이적료를 오릭스에 지불했었다.
텍사스는 박찬호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 라파엘 팔메이로 등 간판 선수들의 연봉 일부를 추후 지급하게 하는 등 여유 자금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가 계약기간 3년에 총 1000만달러 정도를 제시하면 이시이도 충분히 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이가 지난해 야쿠르트에서 받은 연봉은 1억5000만엔(약 15억원)이다.
이시이는 일본에서 10년 통산 78승46패 1세이브에 방어율 3.38을 기록했다. 탈삼진왕에 2번, 방어율왕에 1번 오르는 등 최고의 좌완투수로 활약했다. 직구는 145km 정도이며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다. 제구력이 안정돼 있고 타자의 수를 읽는데 능숙해 배팅타이밍을 맞추기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메이저리그의 톰 글래빈이나 알 라이터를 연상시키는 스타일.
텍사스가 박찬호의 '원-투 펀치' 파트너로 이시이를 영입하는데 성공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