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가뭄과 물류난
님아 파나마를 제발 건너오
소문난 맛집에 찾아가 번호표를 뽑았더니 “3~4일 기다리셔야 해요” 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전 세계 바다 물류의 3대 천왕인 파나마운하의 상황이 딱 그래요 🚢.
파나마운하? 내 지도엔 없는 맛집인데
뱃길 무역의 노포: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사이에 딱 자리 잡은 나라, 파나마에 있는 운하예요.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는 길이 82km의 물길인데요. 운하가 생기기 전에는 남아메리카 맨 남쪽을 거쳐 약 1만 5000km를 돌아가야 했다고. 1914년에 개통됐어요.
배가 산으로 가네: 파나마운하는 호수를 지나는데요. 호수가 바다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여러 개의 갑문을 엘리베이터처럼 이용해요. 배를 일정한 공간에 가둔 뒤 물을 채워 배를 위로 띄우고, 갑문을 열어 앞으로 나가게 한 뒤 다시 가둬 띄우는 거예요(이미지).
하지만 최근 중남미에 닥친 100년 만의 가뭄 때문에 이 호숫물이 부족해지면서 배가 오가기 어려워졌다고.
가뭄이랑 무슨 상관인데?
배 한 척이 운하를 지날 때마다 물 2억L가 필요하거든요 🌊. 호수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건데, 가뭄으로 호수 수위가 낮아져 물을 충분히 대기 어려워진 것. 파나마운하청은 하루에 지나갈 수 있는 배의 수를 제한했는데요. 이렇게 입장 제한이 생기니까 운하 앞바다에서 웨이팅 리스트를 받고 대기하는 배가 100척이 넘는다고. 여기에 더해 배에 싣는 물건의 무게에도 제한이 생겼어요. 수위가 낮아져 예전과 같은 무게로 다녔다가는 배가 운하를 제대로 지나기 어렵기 때문.
신기하네... 근데 이게 나랑 무슨 상관?
물가가 오를 수 있거든요. 바다를 통한 뱃길은 전 세계 물류의 80~90%를 담당할 정도라,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요. 일상에서 쓰는 수많은 물건과 식품 등이 배에 실려 바닷길을 오가는 것. 파나마운하는 전 세계 무역량의 4~5%를 담당하는데요. 이곳을 이용하지 못하면 남미 아래로 빙 둘러 가는 길을 선택해야 해서 물류비가 올라요. 그러면 물건 가격도 올라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돌아가고요 💸.
파나마운하청은 당분간 가뭄이 계속되며 이번 운항 제한 조치가 최소 10개월 이상 유지될 거라고 예상해요. 엘니뇨 현상 때문에 중남미 가뭄이 더 심해지면 내년 여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요. 기후위기에 따른 가뭄 등이 반복되면 앞으로 이런 일은 더 잦아질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