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신이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름데로 현실을 직시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줄도 알고 나 자신의 주장도 펼 줄도 안다 그래서 내가 가입된 부부친목회를 이야기 할 때는 정말 조심스러워 진다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소외감이나 위화감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이런 내용이 올라 오면 반기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식상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수도 없지만 이런 내용들이 아니면 딱히 글로 옮길 이슈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카페 자체가 동기 카페이기 때문에 동기들의 시시 콜콜한 이야기라던지 개인사라던지 모임의 이야기가 주류가 될수 밖에 없으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이해와 양해를 구하며 바랄 뿐이다 토요일 저녁 8쌍의 부부가 남산동 태평양 횟집에서 회동하였다 늘 생각하는 바이지만 참 좋은 모임이라고 자찬할수 밖에 없다 회원 한사람 한사람이 이해와 봉사로써 마치 정해진 역할이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위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는 것이다 나 또한 친구들의 부부 금슬의 돈독을 위한 유인책으로 다른 사람이 역겨워 할 정도로 오로지 집사람을 위하는 것처럼 과잉 행동을 한다 질시나 미워하면서 닮아 간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나의 오버 액션이 다른 친구들에게 영향을 끼쳐 부인들을 더욱 더 아끼라는 뜻일 것이다 나는 이번에도 친구들의 코믹 설전에 끼여 들 자리가 없었다 이유는 무식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논하는 자연 생물학적 자연 친화적인 문제에 들어가면 할 말을 잃는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의 박학 다식한 이론과 경험에 혀를 두를 뿐이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었기에 생소한 점들이 나오면 틈틈히 추임새나 맞장구를 쳐 주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7시에 만나 12시까지 배꼽만 쥐다 돌아 온 것 같다 최근 가입한 서기영이도 진작 종태와 연락이 닿았으면 일찍 어울렸을텐데 하며 아쉬워 한다 그러나 늦다고 생각하는 때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 우리를 이해하고 함께 하여 줄 또 다른 서기영 같은 원만하고 멋진 친구가 있을 것이니까 회식을 마치고 인근 박주철이 신축한 원룸을 둘러 보기 위해 그 쪽으로 몰려 가서 새로운 술판 먹거리 판이 벌어졌다 종만이와 주철이가 펼치는 코믹 공방속에 간간히 주위 친구들이 끼워 들고 나는 박장대소하며 연신 배꼽만 쥐고 역할들을 재치있고 재미있게 해 나가는 것 같다 더불어 즐긴다는 것이 무뚝뚝한 나에게도 일상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시간 가는줄 모르게 놀다 술을 마시기 위해 차들을 가져오지 않아 워낙 먼 거리들이라 마지막 지하철을 타기 위해 12시 즈음에 자리를 접었다 차기석의 착한 딸들이 삼랑진까지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 위해 일찍부터 대기하고 있다 아버지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였고 5월 19일 일요일 11시 30분에 밀양 화이트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차기석의 예비사위도 함께 하여 장인 친구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우리는 그 날 결혼식장에서 만날것을 약속하고 작별하였다
그러나 진짜 내 문제는 이제부터다 마트에서 집사람과 야간 쇼핑을 조금하고 귀가해서 잠을 청했는데 잠은 오지 않고 오들오들 추워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옷을 껴입고 두꺼운 이불로 무장해도 두통과 한기는 고통스럽게 나를 괴롭혔다 결국 화장실에 가서 오바이트를 하고 기진 맥진 해 있는데 평소 민간 요법을 즐긴다고 나에게 핀찬을 받고 하던 집사람이 식중독이라고 하며 매실액을 먹이더니 등을 쓰다듬고는 그 무시무시한 바늘로 열 손가락을 찔러 피를 내는 것이었다 낮같으면 거부할수도 있었는데 워낙 고통스럽고 밤중이라 맡겨 두었더니 거짓말처럼 고통이 사라지고 푹 잠들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