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구입 : 2002년 - 위치 : 강화군 하점면 신봉리 127번지 - 대지 면적 : 3,650평
시공 : 2003년 8월 9일 - 시설면적 : 연면적 375평
주요시설 : 생활관, 산신각, 야외공연장, 강의실 및 부대시설 등
완공 : 2005년 4월 23일
한국 굿 알릴 터전 마련… 마음의 짐 이제 덜어"
금화당(錦花堂)이 23일 문을 열었다. 사재를 털어 인천 강화군 하점면 신봉리에 땅 3,600여 평을 산 지 4년 만이다. 만신(여성 무당) 김금화(74)씨가 굿을 가르친다.
서해안 풍어제 전수자, 중요무형문화제(세칭 인간문화재) 82-2호. 세계 민속학자들의 열광적인 연구 대상…. 그가 외국에서 굿을 공연할 때마다 한국 알기 열풍이 분다. 그래서 소설가 이경자씨는 김금화 만신을 “애국자”라고 했다.
그는 이날 현판식에 앞서 “삼신께 제사를 올렸다”고 했다. “하늘 신, 땅 신, 물 신께 제사했어요. 우리나라가 크게 발전하길, 자손 대대로 복을 누리길, 모두가 하나되길 기도했어요.” 소감을 묻자 “괜찮구나,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의 이름에서 따 온 ‘금화당’은 2층 건물로 삼신각과 전통공연장 등이 들어 있다. 사비와 후원회 성금 등 10억 원이 들어갔는데 그 중 3억원은 빚이란다. 그래도 기쁘다고 했다. “우리 것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에 중병이 들었거든요. 이제야 치유한 겁니다.”
현판은 철학자 도올 김용옥씨가 썼다. 현대무용가 김현옥, 사진작가 김수남씨 등 300여 명이 현판식에 함께 했다. 사방에서 솥단지며 그릇이며 접시, 숟갈이 들어왔다. “큰 시주이고 보시”라며 그는 감사해 한다. 금화당과 서울을 오가며 만신은 굿을 선보이고 전수할 참이다.
그는 황해 연백 출신으로 17살에 내림굿을 받았다. ‘무당굿’이라며 천대받던 그의 굿이 1982년 한ㆍ미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친선공연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가장 한국적인 예술이라고 소문나 세계 곳곳으로 불려 다니게 됐다. 레비스트로스 등 유명한 인류학자, 민속학자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앞에서, 수백 년 된 오스트리아 성당 앞에서 굿판을 벌였다.
외국에서 공연할 때마다 현지 언론의 주목과 찬사를 받았다. 외국인들이 “굿을 배우고 싶다”며 몰려들었다. 김치 먹이고 온돌방에서 재우면서, 한국을 겪게 하면서 굿을 전하고 싶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무속 문화 전수관을 세우겠다고 결심했다.
금화당을 짓는 동안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공사업자들은 세상 물정 모르는 만신을 만만하게 대했고 공사하다 도망치기 일쑤였다. 그는 “그게 다 공부”라고 한다. “어렵게 얻어야 소중한 걸 알지요.” 그렇게 공 들여 세운 금화당이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맡는 게 그의 바람이다. 지인들은 국가 차원에서 홍보하고 지원해야 할 소중한 문화 자원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이제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금화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이 관광상품 아닌가요?" 의연하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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