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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사항 스크랩 2016년 제3회 詩사랑 전국시낭송대회 선정시 20편
가이아 추천 0 조회 193 16.04.06 22:5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제3회 詩사랑 전국시낭송대회 선정시 20편

           (한석산 시인편)


◆ 이번에 새로 출간되는 시집에 실린 시들입니다.

기존에 발표된 시와 내용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에 올린 시들은 최종 수정본이오니 이 점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대회용 선정시 20편


?죽화(竹畵)

?눈물의 사모곡

?한강 아리랑                                                 

?아버지의 눈먼사랑

?흔들리는 풀꽃으로 서서

?나의 조국

?슬픈 사랑의 노래

?고흐가 그린 까마귀가 나는 밀밭

?내가 다산이 되어

?그들은 조국을 위해 싸웠노라

?천년을 두고 흐르는 강

?봄빛 쏟아지는 청보리 밭

?두물머리에서 띄우는 편지

?사랑의 기도

?희망이 꽃피는 내일

?천수만에는 철새가 모여든다

?신두리 해안사구

?독도별곡

?청도 소싸움  

?백두산이 꾸는 통일의 꿈.



죽화(竹畵)


물 맑고 바람 맑고 달 맑은 산골 소년
어릴 적 대밭에서 청죽의 정기 품었던
시인(詩人), 묵객(墨客)

 

그윽한 죽향(竹香)이 풍기는
초록빛으로 둘러쳐진 해묵은 집

 

휘영청 달 밝은 밤
대숲에 이는 맑은 바람소리 붓을 적셔
하늘과 땅 사이 죽화(竹畵) 한 점 그린다.




눈물의 사모곡

 

내 뼈와 살과 피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어머니, 부르면 부를수록

자꾸만 눈물이 나는 저문 마음에

이 천륜의 등불 같은 이름 석 자

 

되짚어 보는 발자국마다

밟히는 건 모두가 뉘우침뿐

앞만 보고 달려온 날들이

시린 발을 동동거리게 한다.

 

무엔가 잘못했을 때

괜찮다, 괜찮다, 하시던 어머니

참았던 눈물 왈칵 쏟게 하는

지청구보다 더 무서운 말씀 없는 말씀

귀에 쟁쟁 밟히는

지친 어머니의 징헌 기도 소리

 

허기진 밥상머리에서

주기도문처럼 읊어대던 말씀

그때는 몰랐다 살다 보니

내 가슴에 아프도록 와 닿는다.




한강 아리랑

 

천년을 흘러도 한 빛깔, 물 파랑 쳐 오는   

갈기 세운 물소리 조국의 아침을 깨운다.

 

한강 1300리 물길 하늘과 땅 이어주는

구름 머문 백두대간 두문동재 깊은 골

뜨거운 심장 울컥울컥 꺼내놓는 용틀임 춤사위

우리 겨레의 정신과 육신을 가누는

민족의 젖줄 한강 발원지 여기 검룡소.

 

큰 물줄기 맑고 밝게 뻗어 내리는

골지천과 아우라지 조양강 휘돌아 친 두물머리 이끈

한강 한복판에 떠 있는 선유도 갈대숲

물새 둥지 튼 그 속에서도 꽃 피웠네.

 

대한민국 서울 기적 이룬 한강

굴절된 역사의 아픈 눈물 삼키며 제 몸 뒤집는다.

이런 날에 우리 다 같이 부르는 가슴 벅찬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우리 가는 곳 어딘지 몰라도

가버린 것들은 허망하게 아름다운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청동기 문화를 세운, 오늘날 우리 민족의 선조

이 땅 순한 백성들이 원시생활 하던 시절부터

강에 안기던 사람 품을 내주던 강

세월이라는 깊은 강가에 서면 고요한 강물이 내 영혼을 끌고 가네.

 

먼 옛날 삼각산 소나무 아래 어매 아배 뼈를 묻고,

삽을 씻으며 민초의 한을 씻던 아리수

넓고 깊은 어머니 가슴 강물도 차운 날에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젖가슴 여미는 어머니 가슴 헤집는 젖둥이

온갖 풀꽃 향기에 젖은 물가에 앉아 있어도 목이 마르다.

 



아버지의 눈먼 사랑

 

자식은 부모의 눈물 어린 꽃

핏줄을 위한 눈먼 사랑으로

나를 키워내신 울 아버지

하늘 같은 내 아버지

 

젊어서는 일에 치고

늘그막엔 그 일이 없어

외로웠던 아버지

 

어느덧 세월이 지나 살다 보니

두 어깨를 축 늘어뜨린

그때 풀이 죽은 아버지의 뒷모습

참 많이도 닮았어라.

 

나의 사랑 중의 사랑, 가장 깊은 사랑

아버님이 하신 말씀

사랑하는 아들아

세상의 빛이 되라 소금이 되라

좋은 삶을 베푸는

아름다운 이웃이 되어라

 

당신께 듣던 그 말씀 말씀이

그리워지는 날 나도

내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그 말이 하고 싶다.




흔들리는 풀꽃으로 서서

 

봄 햇살 가득한 언덕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찬바람이 일고, 서릿발 섬뜩한

눈 쌓인 깊은 겨울을 맨발로 건너야 하는 꽃

 

, , 바람, 땡볕 온몸으로 받아내며

해와 달 별빛 바라 가꿔 피운

들꽃의 미소만큼

따사로운 이 땅의 뜨락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삶이 어디 꽃뿐이더냐

 

나도 한 떨기 작은 풀꽃

채이고 밟히면서

때로는 휘거나 흔들리며 살아가야 하지만

너라고 어쩌겠느냐

 

비바람에 흔들리면서 생을 완성하는

민초들의 살아가는 모습인 것을

하루를 살더라도

향기가 꽃보다 고운

풀꽃처럼, 풀꽃처럼 오늘을 살고 싶다.




나의 조국

 


이 땅에 뿌리내린 오천 년 역사에

칠천만 단군의 위대한 후예들

참된 애국혼을 불러일으킬

장엄한 웅비(雄飛)

 

누군가 자꾸만 흔들어 깨우는

큰 뜻 서린 천지기운

고요한 아침의 나라

내 조국 내 겨레

두 갈래로 갈린 우리 민족

 

한 핏줄 남과 북의 혈맥을 이어

온 겨레가 하나

배달민족의 투혼으로

영원히, 영원히 꺼지지 않는

동방의 등불 나의 조국

찬란한 내일이 찾아올 것이다.

 

우리의 소망 인류의 희망

젊은이여 가슴을 펴라

조국이여 날개를 펴라

푸른 하늘을 마음껏 비상하라

더 높이 더 멀리

온 누리로 뻗어 나가라

너희는 모두가 세상의 빛이어라.

 

  


슬픈 사랑의 노래

- 가시나무새

 

천년에 단 한 번 우는 전설의 새.

그 눈물이 바다가 될 때까지

온몸으로 젖어 우는 가시나무새.

 

가장 길고 날카로운 가시를 찾아

스스로 몸을 날려 찔리게 한 뒤

그 쏟아낸 혈흔을 지워가는

제 목소리에 취한 핏물 밴 생소리.

 

뼛속까지 비워낸 날갯짓

영혼을 울리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위하여

한 번뿐인 목숨을 내어주는 새.

가시나무새.

 

그리하여 온 세상은 고요 속에서

귀를 기울이고,

신까지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새.

가시나무새. 가시나무새. 가시나무새.

 

  


고흐가 그린까마귀가 나는 밀밭


태양을 삼킨 거장 빈센트 반 고흐

온몸이 압생트에 젖은 어느 날

뜨거운 피가 끓어서

소울 메이트라고 여겼던 폴 고갱과

가슴에 불 댕긴 불꽃 튀는 논쟁을 벌이다

 

맘도 뜻도 갈라져 아틀리에로 돌아온 그 저녁

별이 빛나는 밤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하늘 가득 까마귀 떼 나는 밀밭을 헤매다

혀 꼬부라진 칼날로 한쪽 귀를 잘라

꽃이라며 아를의 여인, 마담 지누 에게 던지고는

 

스스로 제 심장에 방아쇠를 당겨

삶의 붓을 꺾은 서른일곱 살의 짧은 생애

오베르 교회 금 간 종소리 절규하는 새벽

슬픔에 젖은 동생 테오의 품에 안긴 채

"이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뇌다

 

끝내 명줄을 놓아 버린 빈센트 반 고흐

빛과 색채에 고뇌하는 귀 잘린 자화상

해마다 밀 이삭 누렇게 익을 무렵이면

고단한 슬픈 혼령이 덧칠한 그의 유채화

까마귀가 나는 밀밭에서 걸어 나온다.

 

 



내가 다산(茶山)이 되어


첫새벽 풀잎에서 젖 같은 이슬 받아

백리향 녹아드는 찻물을 끓이는 날

능내리 푸른 산빛이 샛강을 끌고 가네.

 

이에 저에 등 떠밀려 마현골 깃 사리고,

두물머리 바윗돌에 깨어나라, 깨어나라

휘두른 저 붓 자국은 맥이 돌아 숨을 쉰다.

 

이가 시린 맑은 물 바위 틈새 길어 와서

벼룻물 어르는 아침, 딸깍대는 분청다기

뒤뜰에 살구꽃 향기 마재마을 다 적신다.

 

 



그들은 조국을 위해 싸웠노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일이었다

이 땅에 찾아온 광복의 기쁨도 잠시

민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6·25동란

제 무덤을 파는 삽질 소리 땅을 울렸다

전선은 붉은 피로 물들어 갔다

산하에 피를 뿌리며 역사의 제단 앞에

숱한 생명을 제물로 바쳤지만

피로 적신 38[三八線]은 이별의 땅이 되었다

 

젊은 나이에 남편 잃고 엄마 소리도 못하는

코 묻은 자식을 눈물로 키우시던 어머니

내 나이 일곱에 아버지 따라 상여를 탔다

천애의 전쟁고아로 자란 유년시절

나는 애비 없는 자식이었다

그대들이여 살아있는 자들이여

서러운 민족이여

그 가족들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이여

 

이 땅 대한에 태어나 조국과 더불어 살다가

성전에 참전해 호국의 신으로 산화한 용사

민족의 성역에 깊이 잠든 영원한 젊은이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다 숨져간 거룩한 영웅

꽃다운 생명을 바쳐 지킨 조국의 자유

생명의 불꽃이 빛나리라

 

포성은 멎었으나 끝내 끝나지 않은 전쟁

참호 속에 피 묻은 화랑 담배 꽁초 끝에

벌겋게 핏발선 병사들의 눈초리

피로 세워진 이 나라 이 땅을 지키다 숨진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투

형제의 피를 불렀던 눈물 나는 전쟁

그들은 조국을 위해 싸웠노라

남북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서로 다른 사상과 이념이었다

 

산 자도 죽은 자도 아픈 6

그들의 깃발은 언제나 피의 언덕에 세워졌다

피 끓는 젊은 가슴들이여

피를 나눈 적 그대들이여

살아있는 자들이여 거룩한 민족을 위해

피 묻은 칼 두만강에서 씻자

 

6월의 오늘

누군가의 아버지 사랑하는 아들

당신을 먼 곳으로 보낸 지 햇수로 몇 해인가

해마다 눈물짓는 이 땅의 어머니들

산자도 죽은 자도 말 없는 통곡의 시간

먼 길을 걸어온 노병의 눈에 눈물이 눈물이 맺혔다




천년을 두고  흐르는 강

 


바람 이는 강기슭에 닻 거두는 하얀 나룻배 한 척

속살 환히 꿰 비친 얼음장 밑바닥

역사의 신음소리 뒤척이는 어기찬 깊은 물속

웅크린 조룡대(釣龍臺) 바위 시린 놀 빛 씻어 낸다.

 

말을 잃은 샛강이 쩡쩡 말문을 트는

구드래 나루 갈대숲에 지피는 불씨 하나

꽃 피고 물새 지저귀는 생명이 이울던 자리

내 어린 날의 발자취가 서린 추억어린 강변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아득히 먼 지나온 길

천년을 두고 흐르는 물같이

제가끔 등짐 진 채 들고 나는 풀꽃 같은 민초들

 

삼천궁녀 넋이 흐느끼는 백마강 풀리는 기미에

외세의 말발굽에 짓밟혀 지도에서 지워진 나라

백제 왕조의 혼이 깃든 부소산성 피가 돈다.

 

 



봄빛 쏟아지는 청보리밭

 

  

새봄과 함께 그늘진 삶도 풀이 돋아  

꽃 피울 수 있을 것 같은 푸르른 날

보리꺼럭처럼 까슬까슬한 추위가

아직은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옷깃을 파고드는 살찬 추위보다 앞서

꽃망울 터트리는 홀로 푸른 풀잎 하나

몇 시절 견뎌서 피는 저 작은 풀꽃

우리네 이름 없는 들풀 꽃피는 봄날은 오려는가.

 

뺨을 스친 겉보리 쭉정이 같은 바람이

봄빛 쏟아지는 청보리밭

이삭 팬 풋보리 풋풋한 향 실어 나르는 아침

봄은 마냥 내 마음에 잦아들어

연둣빛 풀물 드는 오늘 같은 날은

 

꿈속에서도 눈에 젖어드는 그 푸른 보리밭길

내 어려서 오르던 고향 앞산머리

진달래꽃 환한 그늘

어머니의 웃음 속으로 나들이를 한다.

  



두물머리에서 띄우는 편지



산 넘고 물 건너온 저 푸른 혼불

물빛보다 시린 가슴 다독여 어르는지

 

물새들 물수제비뜨며 날아오르는

저녁 강 저쪽 그 너머 너머

나서 자란 땅의 살과 피가 몸에 깊이 녹아든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고향 들판 곱게 물들이는 먼 산 놀처럼

 

내 황혼의 빛으로 가득한

생의 해 기우는 시간에

별달리 자랑할 것도 없고

부끄러울 것도 없는

 

삶과 시간, 사유(思惟) 그 늪에 강()

영혼의 고향 찾아 떠날 채비하는 나그네

 

서로 흘러온 길은 다르지만

두 물이 합쳐지는 두물머리 바라보며

내 영혼이 어느 곳으로 갈 것인지

뒤돌아보아야 하는 이 낯선 쓸쓸함.

 

 


사랑의 기도

 


당신과의 사랑이

한낱 풋사랑인 줄 알았더니

텅 빈 내 마음은 이미 당신이 차지해서

기도로 하루를 열고

기도로 하루를 닫고

내 하루는 날마다 당신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나의 생명의 생명이시여

그리움의 기도가 간절하면 할수록

당신의 사랑 또한 가슴 속 크게 자라

당신의 뜨거운 숨결을 느낍니다.

 

기도는 참으로 경건한 일

기쁨과 은혜와 축복으로 충만한

나를 아름답게 하는 기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도

세상을 사랑하게 하는 기도

 

- 주여, 당신 발에 입 맞추오니

고독한 군중 속에서 방황하는

굶주린 민초들의 영혼을 평화롭게 하소서.




희망이 꽃피는 내일

 

그 누구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가난한 이와 병든 이

죽을 만큼 사는 게 절박한 삶을 사는 사람들

 

이 참으로 기막힌 현실 속에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그 남이

가진 힘이나 돈이나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는 따뜻한 선행

 

다들 바쁘고 힘든 시간이지만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희망이 더 절망스러운 사람들의

슬픈 눈물을 닦아 주는

이름 없는 천사의 복된 사역

 

작은 도움의 손길이라도

삶의 무게에 짓눌린 자를

그렁그렁한 눈으로 헤아려 보살피는

섬김과 나눔의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깊은 위안을 얻는다.

 



천수만에는 철새가 모여든다

 

새벽을 여는 새들의 긴 활갯짓

잠을 터는 갈대숲

하늘빛 산빛 돌아드는

천수만 철새 도래지

 

그 작은 날갯짓 하나로

목숨 걸고 오가는 저 허공

깃털도 고운 온갖 철새 찾아와서

날개 기대는 곳

 

내 유년의 깃 접었다 펼쳤다

새 등에 얹혀

새보다 높이 날던 어린 날의 꿈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기억 저편

재우쳐 날지 못하는

죽지 젖은 한 마리 새

꺼이꺼이 울면서, 울면서

제 둥지를 찾아 젖은 깃 추스르며

'검은 여' 뜬 돌(浮石)

흙 묻은 부리 닦는다.

 

요람 속 착한 눈망울 올 맏배 새끼들

수없이 활개 치는 비상의 몸짓

다들 짝을 지어

후르르 제 갈 길 떠난 뒤

내 마지막 머물 곳 어디쯤일까

 

하늘을 날다 지친 새들의 보금자리

달도 별도 내려앉는

천수만 빈 들녘 끝

나 여기 쉼표 하나 찍는다.

 



신두리 해안 사구

 

파도가 싣고 온 돌, 조개, 소라, 전복껍데기

그 하얀 그리움이 쌓이는

신화와 야성이 살아 숨 쉬는 원시의 늪

천연기념물 제431호 신두리 해안 사구

 

나즈막한 모래 구릉 예제서 일가 이룬

해당화 갯그령 갯완두 갯메꽃 갯방풍

쇠뜨기 땅나리 갯더부살이 순비기나무

골풀 떡쑥 모래지치 갯쇠보리 통보리사초

 

해와 달, 별과 새, 꽃과 나무를 다 담아낸

바닷바람 시새운 사구지대 두웅습지

발목 묻은 야생 동식물 혀가 타는 애기마름

붕어마름 매자기 금개구리 아무르산개구리

 

표범장지뱀 발자국 선연한 다님 길 언저리

둥지 튼 맹꽁이 종다리 무자치 쇠똥구리

흰물떼새 꼬마물떼새 황조롱이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 비비며 사는 동네

늘 푸르게 펼쳐진 저 산 이 들판

해가 뜨고 달이 차오르는 신두리 해안 사구

시원의 갈기를 본다.


 


독도별곡

 

백두와 한라의 혼과 피를 물려받아 오랜 잉태 속에서

해 돋는 우리 땅 독도 대한의 영혼

피 말리는 자식 같은 저 뜨거운 화산섬

단 하루도 안부를 궁금하게 여기지 않은 날 있더냐

밤새 배고픔에 골골거리던 갈매기

흙도 없는 비탈진 바위틈새

땅채송화 해국 번행초 독도를 이뤄가는 작은 것들

 

진정한 조선의 어부 안용복

돌섬 지키려고 목숨 내걸고 살고자 했던 홍순칠

독도 맨 처음 주민 최종덕 민초들이 지킨

내 심장과도 같은 내 나라 내 땅

애국 혼이 살아 꿈틀거리며 한민족의 맥을 이어

 

지난 1500년간 우리 고유 언어로 섞어 불리는 독도

애초에 한국령 삼봉도(三峰島) 우산도(于山島)

가지도(可支島) 요도(蓼島) 독도(獨島) 일제 강점기

40년 한 맺힌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땅

자연 속에 우리 또한 더불어 사는 건데

가슴팍 어느 한 곳 성한 데 없어라

 

그 멍든 속이 짠하게 보이는 빗금 친 우리의 영해

시커먼 속 알 수 없는 멀고도 가까운 이웃 나라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금줄 넘어 노략질하던

야수의 피 묻은 이빨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왜국

좀 더 가까워 질 수 없는 이웃이어서 더 가슴 아프다

 

참 많이 아픈 내 사랑

버짐 핀 어린 날 낯선 만행에 치를 떨던 단발머리 소녀

지금도 분에 겨워 울부짖는 수요집회 소리 들리지 않느냐

하늘은 스스로 망하고자 하는 자를 벌 한다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너희들 모국어로 독도를 독도라 불러라

천년을 흘러도 독도는 독도다 독도는 독도다




청도(淸道) 소싸움



소가 소가 운다.

중섭(仲燮)의 싸우는 소가 운다.

하늘 툭 터지는 긴 울음소리

부르르 떠는 광기의 몸짓

 

곧추세운 두 개의 통 뿔

맞서 견준 불꽃 튀는 눈빛 치켜든 꼬리

뒷발 차며 치닫는 황소

받고 찌르고 찔리고 피 튀기는 혈투

 

자존의 뿔 치기 목 치기 머리 치기

옆치기 들치기 힘으로 밀어내기

목감아 돌리기 뿔 걸어 후리기

뿔과 뿔 맞부딪쳐 살갗이 찢기고 머리통은 깨지고

 

서로 맞댄 뿔 끝에 뚝 뚝 떨어지는 피

우직한 황소들의 자웅을 겨루는 치열한 한판 승부

한쪽 발 번쩍 쳐든 화폭 속 중섭(仲燮)의 소

모랫바람 일으키는

황소가 내뿜는 콧바람에 청도(淸道)가 뜨겁다.

 




백두산이 꾸는 통일의 꿈

 

 

이 겨레의 밝은 빛 단군왕검(檀君王儉)이 첫발을 디딘 땅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대한국의 중심산

장엄하고도 성스러운 백두산

우리 민족의 미래를 밝히는 횃불

, 성스러워라

조국 태동의 모산 민족의 조종산(祖宗山)

선조들이 물려준 위대한 유산

구름마저 밀려나 간 하늘 자락

뚫을 듯 솟아오른 장군봉 삼족오 깃발 아래

고구려의 후예로 용맹하고 기상이 높았던 발해의 역사

위대한 우리 민족 고구려의 정신을 본받아

 

이 땅에 우리민족이 영원히 존속번영 해야 하는

역사적인 삶이 그려져 있는

남북통일은 새롭고 강한 한국을 세우는 길이다.

이제는 통일이 이뤄질 때가 되었다.

격동과 아픔의 시대를 겪어낸

분단의 상처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군사분계선

춥고 배고픈 백성들의 고달픈 삶과

내 피붙이 내 가족이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자유롭게 만날 수 없는 슬픔과 고통

뼈저린 분단의 아픔을 끝내야 한다.

 

, 순결한 천지여

천지 뒤편의 광활한 옛 고구려 땅

빼앗기고 왜곡된 한민족의 역사

고향 잃고 떠도는 민족의 시조 단군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건국 태조

삼국통일의 김유신 을지문덕과 계백 장군

조선조 문무의 영웅 세종대왕과 이순신

민족의 혼들이여 나라를 구하라

백두산 천지가 울려 퍼지는 파수꾼의 나팔 소리

 

·장구·꽹과리·징의 구음으로 사물 장단에 맞춰

하늘, , 사람이 합쳐 잠든 애국 혼을 깨운다.

 

만주벌을 누비던 광개토대왕과 그 아들 장수왕

지쳐 누운 넋이 벌떡 일어서 말고삐를 툭 챈다.

지축을 울리는 호태왕의 말발굽 소리가

단군의 후예들 심장의 피 끓게 한다.

천지를 둘러싼 열여섯 봉우리에 운무가 피어오른다.

하늘에서는 한민족의 혼들이 모여든다.

민족의 시조 단군 태조 건국왕

한 시대를 이끌었던 장수들

죽어서도 민족의 혼을 지닌

무사들의 장엄한 춤사위 펼쳐진다.

피어린 보검이 지나다니는 길마다 칼의 노래가 흐른다.

 

역사는 돌고 도는 수레바퀴

내 땅 내 조국의 성산 백두산이 꾸는 통일의 꿈

한민족 시련과 영광의 역사와 남북분단 독도분쟁

, 대한민국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나

우리 민족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악몽 같은 역사에 매듭을 짓자.

그렇다 이제는 통일이 이뤄질 때가 되었다.

백두산은 말한다. 이 민족이여 영원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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