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동은 오랜 세월 부산의 맛 1번지이기도 했다. 부산시청이 연산동으로 옮겨간 뒤로 그 명성이 차츰 바래져 가고는 있지만 말이다. 천안곰탕은 바로 그 광복동 거리에 있다. 이 집 역시 시청 이전으로 영향을 받았지만 50년을 이어온 그 맛을 그리워하는 단골들의 발길은 요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문을 연 때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창업주인 김효진(71) 할아버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매일 오전 5시에 출근해 '고기'를 장만한다. 그게 다 '좋은 맛'을 내기 위한 정성.
'소라고 다 같은 고기가 아니여. 소 상태 봐가며 고기 고는 시간을 조절해야 제 맛이 나지.' 김 할아버지는 이젠 고기를 보기만 해도 몇 시간을 고아야 할지 '감'이 온다고 한다.
이 집은 쇠고기의 여러 부위를 고루 선보이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곰탕은 의외로 국물이 맑은 편에 속한다. 으레 곰탕하면 떠올리는 뽀얀 국물과는 다르다.
'여기선 쇠고기의 기름기를 제거한 뒤 고아냅니다. 간혹 처음 오신 분들이 국물이 멀겋다고 투덜거리다가도 두세번 먹고나선 제 맛을 알게 돼요.' 2대째 이 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할아버지의 며느리 한상숙(44) 사장의 말이다. 이 집은 쇠고기를 4시간 정도 곤다. 그래야 국물도,곰탕 속의 고기도 제 맛을 낸다고.
곰탕 외에 쇠고기의 웬만한 부위도 탕으로 즐길 수 있다. 설렁탕은 물론 곰탕에 양을 넣은 양곰탕을 위시해 통갈비탕 내장탕 도가니탕 꼬리곰탕 우족탕 등이 주요 메뉴. 수육은 일반 수육,모듬수육 외에 야채와 수육을 섞어 돌솥에 끓이는 전골수육이 있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은 부추김치 갓김치 깍두기 등. 부추김치와 갓김치는 특히 인기가 좋아 그걸 먹기 위해 온다는 손님들도 있을 정도다. 051―245―5695. 김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