琵琶行の夜や三味線の音霰
び は かう よ おと あられ
(번역 1) 비파를 듣는 여행의 밤이여 샤미센의 소리 싸라기눈으로 내리다
(번역 2) <백낙천의> 「비파행」의 밤이여 샤미센의 소리 싸라기눈으로 내리다
(번역 3) 비파가 가는 밤이여 샤미센의 소리 싸라기눈으로 내린다.
세 가지 소리가 들리고 있다. (1) 싸라기눈이 지붕을 튕기면서 나는 소리, (2) 여관에서 샤미센 연주자가 연주하는 샤미센 소리 (3) 백낙천의 시 「琵琶行비파행」에서 울려오는 비파 소리. 이 세 가지 소리[音]가 세 가지 맛[三味]을 내고 있다. 백낙천은 좌천 당해 간 곳에서 비파 소리를 듣는다. 바쇼는 露地노지에 해골로 나뒹굴게 되어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으로 길을 떠났다. ‘죽으려 해도 죽어지지 않는 / 객지 잠의 끝이요 / 가을의 마지막(しにもせぬ旅寢の果よ秋の暮)’이라고 읊은 가을이 지나고 싸라기눈이 내리는 겨울, 싸라기눈은 긴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말하자면 죽음에게 좌천 당한 바쇼는 샤미센 소리를 들으며 좌천 당한 백낙천을 떠올린다. 실의에 빠진 백낙천으로 하여금 아연 활기가 돋게 한 것은 어느 여인이 연주하는 비파 소리를 들으면서부터이다. 바쇼는 죽음에 이르지도 못하고 여행을 가야[行] 하는 그 어간에 샤미센 소리를 듣는다. 바쇼는 눈앞에서 연주되는 샤미센 소리에 저 먼 시간을 가로질러 들려오는 백낙천의 「琵琶行비파행」 詩行시행 속에 있는 비파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샤미센 소리와 비파 소리는 긴 겨울을 예고하는 싸라기눈으로 알알이 지붕을 튕기며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샤미센 소리와 비파 소리와 어울려 싸라기눈처럼 어둠을 뚫고 소리 내고 이내 스러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