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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랑사랑 봉우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일향
제 23장,
강민기는 현아를 태우고 서울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온다.
서울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는 양평 쪽으로 나오면서 강을 끼고 있는 멋진 건물의 레스토랑 앞에 차를 주차시킨다.
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곳까지 온 것이다.
“우선 들어가서 요기라도 합시다.”
벌써 점심때가 한참이나 지나 있었던 것이다.
평일이고 점심때가 지나 있어서 그런지 식당 안은 매우 한산했다.
손님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고 민기는 음식을 주문한다.
“미안하오.
그리고 아무런 말도 없이 따라와 주어서 고맙소!“
“무슨 일이 있었어요?”
지금도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는 민기를 바라보면서 현아는 걱정스럽게 묻는다.
“아마 현아씨도 알 거요.
차성란, 어찌나 무례하게 굴던지.......“
“............”
“그동안 어머니 때문에 그녀가 하는 대로 그냥 지켜보기만 했었소.
몇 달을 우리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헌신하고 잘 해드렸던 것은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내 마음을 강제로 요구를 할 수가 있겠소?
사무실도 아무 때나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비서들의 만류도 무시하고 들어서는데 이제는 나도 더 이상 참고 넘길 수가 없었소.“
“그래도 잘 해주시지요.
회장님께서는 며느리로 인정을 하고 계신 것만 같던데요.“
“아니요!
이미 어머니께 내 마음을 말씀을 드렸소.
그리고 현아씨 문제도 어머니의 허락이 떨어졌소.“
“네?
제 문제라니요?“
“현아!
이제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소.
당신도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소.
다만, 당신이 무엇 때문에 당신의 마음을 감추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지만 이제는 망설일 이유가 어디 있겠소?“
“사장님!
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제겐 사랑보다 제 딸을 키워야 하는 책임이 있고 또 다시 사랑이라는 굴레를 쓰고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오.
그리고 당신의 딸 또한 당신과 한 몸이라고 생각하고 있소.
난 당신 딸을 내 자식으로 만들어 사랑하면서 당신과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고 싶소.“
“사장님!
저보다는 성란씨를 생각해 주세요.
성란씨는 그동안 사장님과 회장님을 위해서 많은 고생을 했고 말없이 사장님을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어떻게 그런 사람을 버려두고 저 같이 하잘 것 없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십니까?“
“누가 현아씨더라 하잘 것이 없다고 합니까?
현아씨는 자신이 얼마나 유능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몰라요?
내가 어디를 봐서 하잘 것 없는 여자를 사랑할 수 있겠어요?“
“그거야 사장님께서 저를 잘 봐 주시니까 그런 거지요.
저는 정말 보잘 것 없는 아주 형편없는 사람입니다.“
“현아!
이제는 자신을 비하하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아요.
자신을 그렇게 비하하면 남들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몰라요?
현아!
당신은 정말 대단하고 아주 유능한 사람이오.
나와 결혼을 해도 당신은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해야만 할 것이오.“
“사장님!
전 사장님의 마음을 받아드릴 수 없습니다.
그냥 이대로 딸아이와 둘이서 조용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내가 그렇게 싫은 것이오?”
“...............”
“좋아요!
더 이상 이 문제로 당신을 힘들게 하지 않겠소.
허지만 반드시 당신은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오.
우리 그때까지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말고 맡은 일을 합시다.
사실 오늘 제주 호텔건도 그렇고 이제는 해외 출장을 다녀와야 할 것 같아 의논할 일이 많았던 것이지만 오늘 기분도 그렇고 일할 생각이 없소.“
강민기는 아직도 성란의 횡포로 인한 불쾌한 심정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아마 조만간 성란이 찾아가서 무슨 횡포를 부릴지 모르겠소.
다행이 오늘은 내가 당신을 불러냈지만 그렇게 순순하게 물러설 사람이 아니오.
그러니 그때 움츠려 들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기를 바라겠소.
내가 사랑하는 것은 당신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오.“
“............”
강민기는 자신의 마음을 다시 추스른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들은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호텔로 돌아온다.
그러나 호텔에 들어서자 다시 강민기는 성란으로 인해 심한 불쾌감을 맛보아야만 했다.
아무리 성격이 포악하더라도 설마 여직원에게 손찌검을 할 줄은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뺨을 맞은 여직원은 남 유달리 피부가 매우 약한 여직원이었다.
조금만 어디를 부딪쳐도 시퍼렇게 멍이 들어 한참을 고생해야만 하는 유난히도 피부가 예민하고 약한 체질이었던 것이다.
얼굴이 부어올라 병원으로 이송이 되었던 것이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성란이가 사정을 두지 않고 때렸던 것이었다.
강민기와 현아는 다시 병원으로 간다.
여직원은 맞은 것도 그렇지만 마음의 상처가 컸던지 열이 올라 고생을 하고 있었다.
“김순덕씨!
이렇게 고생을 하게 해서 정말 미안하오.“
“사장님!”
김순덕은 사장님과 자신의 실장님을 보자 눈물을 흘린다.
“마음 놓고 치료를 받도록 하시오.
그에 대한 보상을 따로 해 줄 것이니까 안심하고 치료를 받으시오.“
“실장님!
죄송합니다.
남 유달리 피부가 연약해서..........“
김순덕은 그제야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아니요.
사장님 말씀대로 마음 놓고 치료를 받아요.
괜히 나 때문에 봉변을 당하게 해서 미안해요.
내가 자리를 피하지만 않았어도 미스김이 이런 봉변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정말 미안해요.“
현아는 모든 것이 자신으로 인해 일어난 일만 같았다.
자신이 피하지만 않았더라도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현아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자신에게 닥치는 일은 피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다.
자신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면 성란씨의 마음이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이 성란씨의 화를 부추겼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스러웠다.
그러나 강민기는 그런 성란이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도저히 용납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이 외부로 알려질 때 호텔의 이미지에 막대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다.
강민기는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김순덕에 대한 조치를 최대한으로 보상을 해 주면서 외부로 새어 나가는 것을 철저하게 단속한다.
그리고 또 다시 성란이가 함부로 사장실을 드나드는 것을 철저하게 봉쇄를 해 놓는다.
하루가 차성란으로 인해서 엉망이 되어버렸다.
아무런 일도 손에 잡히지를 않는다.
강민기는 일찍 집으로 들어간다.
홍지연은 아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다.
“왜?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어머니!
이제는 정말 성란이를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어요.“
“왜?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니?“
강민기는 성란으로 인해 일어났던 일들을 보고한다.
“그랬어?
그런 일이 있었어?“
“네!
물론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조치를 해 놓았습니다만 이제는 더 이상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안 그래도 하루 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까운 시간인데 이렇게 하루 종일 마음이 상해서 모든 일들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홍지연은 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깊은 생각을 한다.
이대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민기야!
성란이의 문제는 내가 해결을 할 테니까 너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일을 해라.
되도록 성란이를 자극하지 않는 방법을 찾으려 했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구나!“
“어머니!
이렇게 어머니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스럽습니다.
그동안 성란이가 어머니를 얼마나 성심성의껏 보살펴 드렸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되도록 성란이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사장실을 비서진들의 만류도 무시하고 함부로 드나드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묵과 했던 것이 크나큰 실수였나 봅니다.
호텔 내에서는 성란이가 제 약혼녀라고 말을 하고 다니곤 해서 아무도 성란이를 어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러한 모든 것을 철저하게 막겠습니다.“
“그래!
성란이가 아무리 네 약혼녀라 할지라도 그렇게 행동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여직원에게 폭행을 하다니?
그대로 묵과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이대로 방치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내가 모든 것을 알아서 처리하마.“
홍지연은 생각할수록 성란이의 행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 차성란의 부친은 해외 출장 중이다.
성란이만을 만나서는 이 일을 해결할 수가 없는 것이다.
홍지연은 그녀의 부친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본다.
그만한 인물에 그 정도의 학벌에 게다가 성란의 배경이라면 어느 집안에서도 환영을 받을 신부감이었다.
그러나 성란은 부모님이 귀국을 하고 나서도 몇 년을 외국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처음에는 공부를 하느라고 그랬으려니 했던 홍지연은 차츰 그 점이 의문이 갔다.
그 나이면 공부를 할 때도 지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전문직의 박사학위라도 목적을 두었더라면 지금은 박사학위 하나쯤은 손에 쥐고 있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성란은 특별히 공부를 파고들었던 것도 아니었다.
홍지연은 사람을 시켜 성란이의 외국에서의 행적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드러나는 성란이의 실체는 홍지연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엄청난 것들이었다.
보고를 받고 나서도 홍지연은 아연실색을 한다.
아무리 성격이 포악하다고 해도 그렇게 까지 잔인한 성품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
삼년 여를 정신과 치료를 받느라고 정신병동에 입원을 했던 것이다.
집에서 약물치료만으로는 감당이 되지를 않았다.
그리고 이미 마약을 한 경험이 있었던 성란은 입원치료가 최선의 길이었다.
차성란은 그때 다시 이현아를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격어야 했던 민기에서의 수모는 모두 이현아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현아만 아니라면 민기씨의 마음이 자신을 사랑했을 것이다.
성란은 다시 호텔을 찾아간다.
이현아를 만나기 전에 다시 강민기를 만나려고 사장실을 찾는다.
“사장님은 지금 안 계십니다.”
“어디를 가셨어요?”
“저희도 모릅니다.”
비서진들은 철저하게 함구를 하고 있었다.
“알았어요.
오실 때까지 사장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성란은 아무런 생각 없이 사장실을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비서실장은 성란의 앞을 막는다.
“안 됩니다.
절대로 들어가실 수가 없습니다.“
성란은 비서실장을 바라본다.
“내가 누군지 몰라요?”
“압니다.
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오늘부터는 절대로 함부로 사장실을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내가 사장님의 약혼녀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요?”
“미안하지만 우리 사장님께서는 아직 약혼을 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참, 나!
이봐요, 꼭 약혼식을 올려야만 약혼녀가 되는 건가요?
이미 결혼을 하기로 양가에서 모두 승낙을 하시고 그렇게 결정된 일이면 약혼녀가 아닌가요?
한두 번 온 것도 아닌데 새삼스럽긴?“
성란은 비서실장의 몸을 밀쳐낸다.
그러나 비서실장은 이미 예고하기라도 했다는 듯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정말 이럴 거예요?
대체 왜 안 된다는 거죠?“
“사장님의 엄명입니다.
그 누구라도 사장실에 함부로 들여보내지 말라시는 엄명입니다.“
차성란은 약이 오른다.
“좋아요!
대신 나중에 후회하지 말아요.“
성란은 그곳을 나와 디자인실로 향한다.
그러나 성란은 가다가 잠시 멈춰 선다.
또 다시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다스려야만 했다.
오늘 민기씨를 먼저 만나려 했던 것도 지난 일을 진심으로 사과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민기씨가 그것을 받아드려 준다면 이현아를 만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성격이 그런 포악함이 있다는 것에 자신 스스로도 싫고 억제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현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민기를 사랑하는 데서 오는 오해이기를 바라고 있었던 성란이었다.
성란은 잠시 자신의 마음을 추스른 다음에 다시 천천히 디자인실로 향한다.
디자인실 앞에서 잠시 서서 크게 숨을 내 쉬고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안녕들 하세요?”
성란은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 내어 인사를 한다.
그러나 직원들은 성란을 확인하고는 아무도 아는 척을 하지 않는다.
“안녕들 하시냐고요?”
모두들 묵묵부답이었다.
“어머?
사람이 방문을 했는데 일들을 하시느라 못 보신 모양이죠?“
성란은 한 사람의 직원 앞으로 가서 말을 건다.
“어떻게 오셨소?”
“실장님을 만나러 왔어요.”
“우리 실장님 지금 안 계십니다.”
“어디 가셨어요?”
“................”
“언제 오시나요?”
“...........”
성란은 자신의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다.
아무도 대꾸를 하지 않는 것에 자꾸만 화가 난다.
“정말 왜들 이래요?
당신들이 이러면 이럴수록 불리해 진다는 것을 몰라요?“
“대체 당신이 누군데 여기서 이렇게 횡포를 부리는 것이오?”
등 뒤에서 나는 소리에 성란은 뒤를 돌아본다.
호텔의 총 지배인이었다.
“아, 지배인님이군요?
안 그래도 내가 지금 화가 너무 나던 참이라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보시오.
이곳은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무슨 할 말이 있는지 모르지만 일단 이곳을 나가서 이야기 합시다.“
“아니요!
이곳 디자인 실장을 만나야 합니다.
실장이 어디 있는지 언제 들어오는지 정도는 알려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것을 왜 댁에게 알려주어야 하죠?
그건 우리 호텔의 비밀 사항입니다.
윗분들의 행선지를 모든 직원들이 알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우선 이곳을 나가시죠.
안 그러면 강제로 쫓겨나게 됩니다.“
총 지배인은 성란을 데리고 호텔 밖으로 나온다.
글: 일향 이봉우
첫댓글 성란이 망가질수록 현아는 돋보이게 되고 소설은 점점 무르익어 가는구나....허돌이 네가 뭘 안다고?...그것도 그렇구나.
에그^^부끄러운 일을 성란이가 자초하는구나 나가 왜 이렇게 부끄러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