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점
얼굴에 까만 점이 서너 개 보이더니 요 몇 년 새에 좁쌀알 만한 까만 점부터 쌀알만 한 점이 여러개 생겼다.
얼굴 전체로 봐선 노인네 얼굴로는 점이 그런대로 봐줄만한 상태이다.
집사람이 얼굴에 점을 빼자고 하여 큰 점 몇 개만 빼고 그런대로 지내가려고 점을 빼자고 하였다.
신경도 안 쓰고 병원에 예약한 것도 잊어버리고 있는데 집사람이 내일이 점빼는 예약 날자 란다.
1월 11일 강남뷰티피부과 병원에 오전에 갔다.
나이들은 여인들이 대기실에 앉아 있고 남자는 별로 없다.
나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점빼는 날짜를 잡아주는 줄 알았더니 바로 시술을 하겠단다.
얼굴을 살피더니 점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나는 점이 별로 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사의 눈은 틀린가 보다.
집사람이 압구정 복지관에서 추천하여 왔다고 하니 2십 만원에 해 주겠단다.
4십 만원은 받아야 되는데 특별히 봐주는 거란다.
얼굴을 마취한다고 얼굴 전체에 크림 같은 약을 바르고 반시간 동안 기다리라고 한다.
병실에서 시술을 하는데 얼굴이 따끔따끔한 게 통증이 제법 온다.
얼굴에 있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조그만 점까지 빼느냐고 온 얼굴을 레이저로 쏘고 있다.
반시간이 지나 시술을 마치고 얼굴을 보니 온 얼굴이 새까맣다.
보이지도 않는 점을 레이저로 쏘니 콩알만 하게 까맣게 변해 있는데 얼굴 전체가 까만 우박을 맞은 것처럼 까만 것이 내가 보기에도 흉측스럽다.
이런 얼굴로는 어데 다니기가 곤란한 얼굴이다.
시술 다음날이 고등학교 등산 동아리 시산제 날이다.
대장인 내가 빠질 수는 없어 마스크를 쓰고 털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그런저런 지나 가다가 식사시간에 오늘 수고들 했다고 한마디 하고 않아 식사를 하기 위하여 마스크를 벗었다.
친구들이 나의 까마죽죽한 얼굴을 보고는 마스크로 가릴만한 얼굴이라고 수긍을 한다.
대장이 늙어서 연애를 하는 모양이란다.
애인에게 잘 보이려고 얼굴에 점을 뺐다는 것이다.
년 초에 각종 신년회 참석은 강 건너 간것 같다,
시술 후 4일째 되는 날부터 얼굴에 까만 점이 떨어지기 시작하며 남은 까만 딱지는 조금 솟아올라 곧 떨어질 예고를 한다.
시술 후 일주일이 되니 보기 싫은 까만 딱지는 다 떨어져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얼굴도 하야진것 같다.
얼굴은 꺼칠꺼칠하지만 며칠 후면 다 사라질 것 같다.
이삼개월 간다고 하여 고민했는데 얼굴에서 해방된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해 졌다,
집사람은 자기 말 듣기 잘했지 하며 자기 말 들어 손해 볼 것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