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급성 요통을 치료한 경우 (조세신보 치험례 84)
31세의 J씨는 평소에도 허리가 좀 좋지 않은 편이었는데, 본 한의원에 내원하기 하루 전에 두 명이서 함께 물건을 들다가 맞은편 사람이 갑자기 손을 놓는 바람에 허리를 다쳤다고 했다. 허리를 다친 처음에는 통증이 그렇게 심하지 않았었는데, 차츰 상태가 악화되어 한 시간 정도 후부터는 아예 꼼짝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했다.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았지만 크게 호전되지 않아, 지인의 소개를 받고 필자의 한의원에 찾아왔다고 했다. 본 한의원에 왔을 때도 제대로 걷지를 못해 부모님이 거의 업다시피 하고 찾아왔었는데, 침 베드에 누워서도 제대로 몸을 뒤척이는 것조차 통증 때문에 불가능한 정도여서, 함께 온 부모님은 빨리 큰 병원에 가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걱정을 할 정도였다.
<진단과 치료>
J씨의 경우처럼 별다르게 큰 부상을 입지 않았는데도, 의외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보통 이미 오랜 시간에 걸쳐 이미 병이 날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 속담에 흔히 ‘울고 싶은데 뺨 때린다.’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오랜 기간 동안 잘못된 자세나 기타 원인으로 척추나 근육 등에 뒤틀림이나 긴장 등이 차곡차곡 쌓여 오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방아쇠 역할을 해주는 자극에 반응해 통증을 일으키게 되었다는 뜻이다.
사실 허리가 아픈 증상은 너무도 흔한 증상이기에, 원인도 매우 다양하고, 그 치료법 또한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심한 통증의 경우에는 누적된 압력으로 인해 척추에 이상이 온 경우가 많다. 원래 인체에서 가장 무거운 부위가 머리인데, 그 머리가 척추의 맨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척추에 압력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사람이 다른 동물들처럼 네 발로 기어 다니면, 허리통증이 많이 줄어들 것이지만, 이미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허리는 아플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허리에 얼마나 과부하가 걸려 있느냐에 따라, 통증의 강도도 달라지고 치료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J씨의 경우에도 평소의 무리한 자세와 스트레스로 인한 근육경직 때문에 요추가 전방 전위되어 있었으며, 골반도 많이 틀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충격이 왔기 때문에, 가벼운 자극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구조적인 이상이 심각한 통증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었다.
사실 이렇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J씨의 부모님처럼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무조건 큰 병원을 찾아가 CT 또는 MRI 촬영을 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만약 수술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굳이 고가 촬영까지는 하지 않아도 될 때도 많다. 왜냐하면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의 치료법은, 침치료나 물리치료 교정 추나 등의 방법인데, 이는 촬영과는 큰 관계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J씨의 경우에는 침치료와 요추전방전위와 골반변위를 교정해 준 다음에, 제 발로 일어서서 걷는 동작까지 가능해졌다. 이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마침 다음날이 본 한의원이 진료하는 일요일인지라, 다음날 까지도 치료를 받았는데,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혹시 몰라 다음 월요일 월차를 하루 내고 3일 연속 치료를 받았는데, 지금은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연락이 왔다.
물론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위험할 때는 한의사가 촬영을 권유할 것이지만, J씨처럼 통증이 심한 경우에도 간단한 침치료와 교정만으로도 금세 회복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물론 단순한 근육 뭉침이나 일시적인 기혈순환 장애가 아닌 경우에는, 요통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다른 치료법을 병행해야 할 때가 있다.
특히 정형외과나 척추클리닉 등에서 수술이나 시술을 했는데도 계속 통증이 있거나 계속 재발이 되는 경우에는, 한의약 치료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수술실패증후군’이라고 부를 정도로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럴 때 한의약치료는 매우 우수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