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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주부 VS 전업주부의 교육전쟁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해마다 이맘때쯤 몸살을 앓는 사람들은 정작 고3보다 그 엄마들. 대학 가는 방법이 다양해져 오히려 더 일찍부터 입시교육이 판을 치고, 엄마들은 입시 관련 정보를 모으느라 정신이 없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는 전업주부와 그렇지 못한 취업주부의 교육전쟁도 뜨겁다. 취재/권경미(자유기고가) |
교육전쟁이다. 부모는 학비만 대주고 공부는 아이한테 맡기던 시대는 지났다.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 되면 벌써 강남학군으로 전학을 가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강북학군 역시 4,5학년 정도면 이미 좋은 중학교로 가기 위해 위장 전입의 방법이 이용되거나 이사하는 가정이 많다. 분명히 중학교는 의무교육이고 평준화인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좋은 중학교가 따로 정해져 있다. 학원 역시 서열이 있어 어느 학원을 다니면 외국어고등학교에 가는 데 유리하고 어느 학원에 다니면 예고에 입학할 수 있다는 정보가 심심찮게 나돈다. 또 그런 곳에 등록시키기 위해 몇 달씩 줄을 서는 것이 예사다. 하지만 이런 정보는 아는 사람만 안다. 공개적인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 교육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엄마들끼리 은밀하게 정보가 공유되고, 이에 맞춰 아이들의 공부 스케줄이 조정된다. 학교의 행사며 수업 등에도 엄마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교육문제에 관한 한 엄마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 그러다보니 집에서 아이에게 집중적으로 신경을 쓸 수 있는 전업주부와 그렇지 못한 취업주부 사이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곤 한다. 참석자 1 2 3 4 1.이혜정(39세)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아이를 둔 전업주부로 집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는 열성파. PART 1 진행자 아이들 교육문제에 관한 한 공통의 관심사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갈등도 있죠? 취업주부들은 돌아가는 상황 이나 분위기를 잘 모르지만 전업주부들은 아이들의 생활을 모두 꿰뚫고 있으면서 서로서로 정보도 교류하고 뭉치잖아요. 취업주부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극성으로 보이고 전업주부들 입장에서 보면 방임으로 보이죠. 이런 점 때문에 은연중에 감정싸움이 있는 걸로 아는데요? 최은주 맞아요. 집에 있는 엄마들은 몰려다니면서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어요. 과외 팀 만들 때도 어느새 끼리끼리 만들고 우리 아이는 잘 안 끼워주더라구요. 그러니 우리 아이들은 팀으로 수업을 받으려고 해도 구성이 안 돼요. 이혜정 사실 엄마가 직장에 다니는 아이들이 팀에 끼어 있으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일단 팀 수업은 한두 달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전으로가 잖아요. 장기전으로 가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건 아이들끼리, 엄마들끼리의 팀워 크입니다. 하지만 직장 나가는 엄마들은 공부하는 분위기도 잘 모르고, 일 생기면 잘 빠지고 …. 일단 안정적이지가 않아요. 도움이 안 돼죠. 정공님 그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서운해요. 저는 아이들 때문에 속상해서 운적이 한두번이 아니에요. 방과 후에 아이들을 어디 맡기기는 해야겠는데 가봐도 거기가 거기 같고 …. 그래서 이 학원 저 학원, 학원을 얼마나 옮겼는지 몰라요. 그때 한 엄마가 어느 학원이 좋다고 알려주더군요. 너무 고마웠어요. 정옥단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아요. 일단 만날 기회도 적고, 그렇게 해주다보면 끝도 없어요. 우리집에는 아이들 친구 녀석들이 많이 와요. 엄마가 일하러 나가는 아이들도 오죠. 제가 매일 간식을 만들어주거든요. 집에서는 간식 만들어 먹이고 학교에 가서 가끔 청소도 하죠. 그럴 때 직장 다니는 엄마들 오면 어떤 줄 아세요? 다른 엄마들은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데 와서는 얼굴만 삐죽 내밀고 선생님하고 상담만 해요. 우리한테는 수고한 다거나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럴 땐 서운하고 괘씸하죠. 정공님 아니에요. 절대 그런 게 아니고 시간도 없고, 미안하기도 해서 그런 거예요. 다른 엄마들은 다 친한 것 같은데, 아무도 아는 척 안 해주니까 혼자 쑥 스럽기도 하고 … 이혜정 직장 다니는 엄마들이 미안해 하는 마음만 갖고 있으면 그래도 괜찮아요. 가끔 학교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 전화도 해주고 그러죠. 하지만 아무래도 엄마가 직장 나가는 아이들은 집에 들어가기 싫어해서 밖에서 빙빙 돌고, 아무 집에나 따라가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최은주 그런건 사실 습관들이기 나름이에요. 엄마가 직장 다니는 집 애들의 경우 스스로 할 일은 알아서 하는 편이에요. 엄마가 끼고 키우는 애들은 사실 엄마 없으면 행동이 풀어지잖아요. 그리고 엄마하고 떨어지는 것도 좋아하구요. 그런 반면 직장 엄마를 둔 아이들은 독립심이 강해요. 지금 당장 성과는 없지만 점점 커가면서 더 발전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혜정 그건 모르죠. 요즘은 정보시대 잖아요. 애들도 열심히 뒷받침을 해줘야 뭐가 돼도 될 게 아니겠어요? 우린 매일 모여서 어떤 교재가 좋고, 어떤 프로그램이 효과 있고, 뭘 배워야 유리한가를 고민하니까 아무래도 아는 게 많을 수밖에 없죠. 무료교실도 알고 보면 좋은 데가 많아요. 우리는 일찍 가서 줄서서 집어넣죠. 사실 직장 다니는 엄마들에게는 불가능한 이야기에요. 진행자 저는 전업주부들이 학교와 너무 밀착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요즘 은 개인적인 돈봉투 대신 단체로 몰려다 니며 선생님과 학교에 돈과 시간을 바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들은 이야 기인데, 요즘은 행사 끝나면 선생님들과 나이트도 간다면서요? 그게 사실인가요? 이혜정 그런 학교도 있겠지요. 나이트 까지는 심하지만 선생님들과 노래방은 가봤대요. 6년 동안 딱 두 번 갔다고 하더 군요. 선생님과 학부모가 모이는 것도 조직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분위기상 필요 할 때 한번씩가는게 큰 문제는 아니죠. 그리고 요즘 학부모들이 얼마나 똑똑한데 치맛바람 운운들 하세요? 처음에는 자기 자식들 때문에 학교에서 청소도 하고 그러지만 하다보면 학급일에 봉사하는 게 되죠.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봉사하는 것, 그것 자체는 권장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옥단 고학년부터는 엄마들이 아이들 학습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아이들 저학년 때는 준비물 챙겨주고 시간 맞춰 학교 보내면 되지만 학년이 점점 오르면 오히려 엄마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죠. 최은주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얼마나 자율적으로 키우는가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엄마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아이로 만들어야죠. 저는 엄마 일과 아이 일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할 때는 각자 열심히 하자를 늘 강조했어요. 그것밖에 대안이 없어요. 애를 믿지 누굴 믿겠어요? 정공님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는 퇴근하고 오면 아이들 알림장부터 챙겨요. 그걸 보고 준비물이며 숙제를 했나 안 했나 확인하죠. 솔직히 사례를 좀 하더라도 집에 있는 엄마들이 우리 애 좀 맡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이혜정 그런 얘기 가끔 들어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워요. 남의 아이를 맡는다는게 쉽지 않은데다, 잘못하다 가는 우리 애까지 산만해지면 어떡해요? 역시 자기 엄마가 끼고 가르쳐야죠. 야박 하게 들리겠지만 일을 선택했다면 그만 한 대가를 치러야죠. 정옥단 저도 직장생활하는 사람들 부러울 때가 있어요. 특히 비싼 학원에 척척 등록시킬 때는 굉장히 부러워요. 우리 는 생활비 쪼개서 이리저리 머리 굴려보 고,이것빼고저것 넣고 하는데 직장엄마들은 그런 고민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어디 좋다 하면 그날로 가서 등록시키는 엄마들도 봤어요. 진행자 어느 정도 감정 토로는 된 것 같은데, 역시 쌓인 게 많군요.(일동 웃음) 저도 구체적으로 잘 느끼지 못했는데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많은 것을 깨닫게 됐어요. 오늘 이야기 들으니 취업주부들이 학교에 너무 무관심하고 주위의 동료 학부모들을 안 돌아본다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네요. 그렇지만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는 쪽은 취업주부인데요 뭔가 대안이 없을까요? 이혜정 일단 아무리 바빠도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해가도록 도와줘야 해요. 준비물이나 실험실습 과제 등 수업에 필요한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챙겨줘야 하구요. 그것마저 안 해가면 수업에 방해가 돼요. 그리고 아이가 학급 임원 정도되면 취업주부라도 학급 일에 관심을 보여야 할 것 같아요. 임원만 맡아놓고 아무일도 안 하면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 는 거잖아요. 당장 그 시간이 안되면 말로라도 미안해하고 커피라도 사는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면서 친 해지는 거죠 뭐! 정옥단 취업주부들은 정보를 알기 위해 좀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하다 못해 잘 모르겠으면 말해 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전화라도 해야죠. 누구 엄마인데 이런 문제가 있으니 좀 도와달라고 말이에요. 알아야 돕지, 먼저 나서서 도울 수는 없잖아요. 진행자 결론을 내려보면, 전업주부는 아이들을 컨트롤하기 쉽고 최신 교육정보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장점이에요. 하지만 아이가 너무 의존적으로 자랄 가능성이 있고 엄마가 너무 아이에게 매이게 되면 자신의 인생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드네요. 반면에 엄마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취업주부의 아이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타입으로 자랄 확률이 높아지죠. 이런 아이들은 초등학교보다 중고등학 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아이의 생활이나 학습관리가 힘들 최신 교육정보에서 소외되어 상대적 인손해를 보게되는 건 피해갈수 없는 거구요. 어쨌거나 직업을 가진 엄마나 집에 있 엄마나 모두 자기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게 목적이니까 서로 장점은 살리고 문제는 보완해가면서 돕고 살아야겠지요. PART 2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취업주부의 경우, 아이 교육문 제에 관한 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아이가 하자는 대로 그대로 할 수도 없고, 정보가 없으니 마땅히 취할 방법도 없다. 소신을 갖고 주도권을 쥔다는 것은 아이를 엄마 마음대로 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취업주부가 가진 불리한 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자. 선생님과 정기적으로 상담한다 내 아이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갖자 아이 친구와 친해진다 학교에서 봉사를 많이 하는 임원들의 엄마와 친해진다 아무래도 전업주부 엄마들은 학교 사정에 밝고 사설학원이나 교육에 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 전업주부와 친해놓으면 다양한 정보를 듣게 되고 궁금한 걸 물어볼 수도 있다. 또 자신은 취업주부라서 정기적으로 시간을 낼 수 없지만 학급의 일을 위해 필요할 경우 봉사할 생각이 있음을 충분히 밝힌다. 시간이 안 되면 마음으로라도 아이를 맡 긴 학교에 봉사하겠 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좋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지나친 욕심을 버린다
아이와 공감을 나누는 엄마가 되자 솔직토크 사실 우리들의 속마음은 이래요 전업주부가 취업주부에게 할 말 있다 냉정한 이야기지만 직장다니는 엄마들은 아이 대신 일을 선택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문제는 아니지만 현실은 그걸 강요하고 있다. 특히 캠프나 현장학습을 갈 때, 재량학습때는다른사람들특히 ‘저 엄마는 노니까, 우리 애들도 좀 데리고 가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럴 때 기분이 나쁘다. 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하는가? 김미향(수원시 매탄동 거주. 초등학교 6학년, 3학년) 준비물도 잘 안 챙겨주고, 심지어 현장학습 갈 때 도시락 싸주는 것도 잊어버리는 엄마들을 보면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애들 알게 모르게 우리가 간식도 챙겨주고 하지만 고맙다는 전화 한 통 없을 때는 정말 얄밉다. 애 간수는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길에서 만나면 우아하고 고상한 척하는 모습도 보기싫다. 문희수(종로구 삼청동 거주.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아무리 일이 중요하다고 해도 애가 낮에 뭘 하는지 정도는 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 매번 남의 집에 와서 우리 애 학원 갈 시간인데도 집에도 안가고 계속 게 임하자고 할 때는 속에서 불이 난다. 저녁에도 안 가서 슬쩍 물어보면 엄마가 전화할 때까지 여기서 놀아도 된다고 했단다. 정말 무슨 염치인지 모르겠다. 이영채(송파구 방이동 거주. 중 2, 초등학교 6학년) 취업주부가 전업주부에게 할 말 있다 애들 고학년이고 제 할일 다 알아서 할 나이인데 청소해준다며 학교 들락거리는 엄마들 보면 좋게 안 보인다. 그런 엄마들은 보이스카우트나 아람단 캠프 때도 먹을 것 바리바리 싸가지고 따라가서는 선생님 할 일까지 대신하곤 한단다. 그게 무슨 캠프인가? 심하게 말하면 남편한테 떳떳한 외박거리 만들고 집나와 노는 것처럼 보인다. 참 팔자도 좋다. 고은숙(일산 주엽동 거주.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학교 행사 끝나고 뒤풀이니, 선생님 위로니 하면서 선생님들하고 어울려 다니는 엄마들 보면 걱정스럽다. 식사만 하는 것이 아니고 노래방이며 술집, 심지 어는 나이트도 같이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하 는 것 아닌가?그게 아이들 교육과 무슨 상관인가? 최영순(노원구 상계동 거주. 중 2, 초등학교 5학년) 애들 교육 포기해가면서 무슨 대단한 일을 한다고 직장을 다니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느낌을 받는 건 나의 자격지심일까? 맞벌이를 해야 생활이 유지되는 나 같은 사람은 속상하기만 하다. 자기 아이는 온 갖 과외 다 시키면서 자기네 팀에 넣어달라고 할까 봐 그러는지 지레 ‘우리 애는 아무것도 안 해요 ’하면서 손사래를 치는 엄마들을 보면 씁쓸하다. 끝에 가서 누구 애가 더 잘되나 어디 한 번 지켜보자는 오기도 들지만 솔직히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김유진(강남구 서초동 거주.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